작년의 두 배… 추석 코앞 허리 휘는 과일값
사과 5㎏ 도매가격 6만원대 전망
배·포도 등도 작황 부진·값 급등
정부, 오늘부터 성수품 공급 확대
추석 성수기 사과(홍로) 가격이 지난해 추석 무렵 가격의 두 배를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성수품인 사과와 배뿐만 아니라 포도, 복숭아 등 대부분 과일 가격이 1년 전보다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관측 9월호 과일 보고서를 보면 올 추석 성수기(추석 전 2주) 홍로 도매가격은 5㎏에 6만~6만4000원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추석 성수기 3만1600원보다 최대 102.5% 오른 가격으로, 기준이 도매가인 만큼 실제 소매가격은 이보다 훨씬 높다.
추석 성수기 사과 가격이 두 배에 이른 것은 지난해보다 생산량이 14% 감소했기 때문이다. 사과 생산량은 9월과 10월 이후에도 각각 전년 대비 12%, 20% 줄면서 높은 값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간 기준 사과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약 21% 줄어들 것으로 파악됐다.
배의 성수기 신고 도매가격은 7.5㎏ 3만8000~4만2000원으로 지난해 추석(3만900원) 때보다 26.4%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역시 산지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줄었기 때문인데 올 추석 성수기 배 출하량은 전년 대비 8% 감소한 4만4000t 안팎으로 예상됐다.
다른 과일들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포도 역시 품종마다 차이가 있으나 이달 도매가격이 1년 전보다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샤인머스캣은 2㎏에 2만~2만4000원으로 3.6~24.4% 비싸지고, 거봉은 2㎏ 1만8000~2만2000원으로 9.8~34.1%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캠벨얼리 도매가격은 3㎏에 2만~2만4000원으로 31.6~57.9%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밖에 복숭아(엘버트)는 4㎏ 2만8000~3만2000원으로 40.7~60.8%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과일 가격이 이처럼 급등하는 것은 생산량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사과, 배, 포도, 복숭아 등 주요 과일은 봄철 저온 피해와 여름철 호우 등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했다는 게 연구원 측 설명이다.
농협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사과, 배 중심으로 과일 가격이 평년 대비 크게 올라 지난해 5만원짜리 과일 선물세트 수준을 찾는다면 8만원 정도는 예상해야 한다”면서 “구성을 직접 보고 선물을 준비하러 온 고객들이 가격을 보고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부는 추석 3주 전인 7일부터 정부 비축, 농협 계약재배 물량 등을 활용해 14개 성수품 공급을 평시 대비 1.6배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선물꾸러미 등 수요가 집중되는 추석 전 2주 차에 전체 공급량의 39.3%(5만8000t)를 집중 공급하고, 추석 전 1주 차에 32.3%(4만8000t), 추석 전 3주 차에 28.5%(4만2000t) 순으로 공급량을 배분한다. 특히 사과·배는 계약재배 물량 공급을 전년보다 각각 7.1%, 8.3% 늘릴 방침이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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