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REVIEW] '창원 대참사' 황선홍호, 카타르에 0-2 충격 완패…파리 올림픽 첫 걸음부터 '빨간불'

박대성 기자 2023. 9. 6.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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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이 카타르에 연속 실점을 했다 ⓒ연합뉴스
▲ 고개를 떨군 한국 U-22 대표팀 ⓒ연합뉴스
▲ 위기의 황선홍 감독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창원, 박대성 기자] 3전 전승을 예고했던 황선홍 감독이 첫 경기부터 고개를 떨궜다. 카타르는 U-23 아시안컵 개최국이라 예선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경기력을 본다면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대표팀은 6일 오후 7시 50분 창원축구센터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B조 예선 1차전에서 카타르에 0-2로 졌다. 파리로 가는 첫 걸음부터 고배를 마셨다.

이번 대회는 U-23 아시안컵 본선을 향한 전초전이다. U-23 아시안컵은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대회로 상위 3팀이 올림픽에 직행하고 4위 팀은 아프리카 예선 4위 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파리 올림픽 진출권을 따낸다면, 세계 최초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다. 한국은 지난 대회에서 9회 연속 진출로 새 역사를 썼는데 이번에 또 한 번 경신하려는 각오다.

한국은 U-23 아시안컵 예선 B조에서 카타르, 키르기스스탄, 미얀마와 한 조에 묶였다. 카타르는 U-23 아시안컵 개최팀이라 경기 결과가 순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앞선 키르기스스탄과 미얀마는 양 팀이 한 골씩 주고받아 1-1 무승부로 끝났다.

▲ 한국 대표팀 입장 ⓒ연합뉴스
▲ 양 팀 입장 ⓒ연합뉴스

카타르전에서 최전방을 뛰며 골망을 노릴 선수는 허율이었다. 허리에는 엄지성, 강현묵, 이진용, 전병관, 오재혁이 뛴다. 수비는 김경현, 조성권, 조위재, 이태석이고, 골키퍼 장갑은 백종범이 낀다.

한국은 후방부터 차분하게 짧은 패스로 전진했다. 카타르의 순간적인 압박에 위험지역에서 볼이 끊겼지만 곧바로 달려들어 주도권을 가져왔다. 전반 11분 이진용이 측면으로 파고 들어 카타르를 흔들었다. 카타르가 불안하게 볼을 걷어내 한국의 템포가 멈추지 않았다. 이태석이 낮고 빠른 땅볼 크로스를 시도했고 전병관이 슈팅을 해 카타르를 위협했다.

한국은 전반 14분 하프스페이스를 공략해 침투하던 허율에게 패스를 전달했다. 전병관이 또 한 번 발을 갖다댔지만 야속하게 골문을 벗어났다. 카타르는 분위기를 가져오려 역습을 몇 차례 시도했지만 한국과 피지컬 볼 다툼에서 밀렸다. 전반 19분 프리킥 세트피스에서 한국 골망을 조준했는데 정확도가 떨어졌다.

▲ 한국-카타르 ⓒ대한축구협회
▲ 한국-카타르 볼 다툼 ⓒ연합뉴스
▲ 한국-카타르 볼 다툼 ⓒ연합뉴스

전반 25분, 한국이 카타르 수비벽을 원투 패스로 뚫어냈다. 허율이 박스 안에서 잡아 슈팅을 했지만 카타르 골키퍼 손에 걸려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엄지성의 침투 과정에서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설령 득점했더라도 무효였다. 카타르는 전반 30분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백종범 골키퍼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잠시 카타르가 한국 골문을 노크했지만, 한국은 집중력을 발휘해 막아냈다. 측면 역습으로 배후 공간을 타격했는데 여의치 않자 최종 수비 라인으로 볼을 돌려 전열을 재정비했다. 한국의 볼 점유율은 높았지만 생각처럼 효과적인 공격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전반 38분 선제골이 카타르 발끝에서 터졌다. 알라위가 페널티 박스 앞에서 볼을 받았고 침착한 슈팅으로 골망을 뒤흔들었다.

한국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홍윤상과 백상훈을 투입해 변화를 줬다. 후반 2분, 오재혁이 먼 거리에서 슈팅으로 만회골 의지를 불태웠다. 한국은 측면 스피드를 살려 카타르를 흔들었다. 하지만 카타르는 몸을 던져 한국 공격 방향을 막아냈다. 후반 5분 엄지성이 안쪽으로 파고 들며 볼을 잡았지만 골키퍼 손에 걸려 유의미한 공격을 만들진 못했다. 카타르는 한국의 공격을 막아낸 이후 차분하게 역습을 풀어갔고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을 선보였다. 후반 9분에도 위협적인 헤더로 한국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 카타르 득점 ⓒ연합뉴스
▲ 한숨을 쉬는 한국 U-22 대표팀 ⓒ연합뉴스
▲ 한국-카타르 볼 다툼 ⓒ연합뉴스

카타르는 마흐디 살렘 알메자바, 나빌 이르판을 넣어 피치 위 흐름을 달리했다. 이들은 선제골 분위기를 발판 삼아 전반보다 여유있는 움직임을 보였다. 차분하게 원투패스를 주고 받으며 한국 박스 안에 볼을 투입했고 틈이 생기면 슈팅으로 골문을 두드렸다.

한국은 카타르 하프스페이스와 측면을 노렸지만, 카타르 두 줄 수비는 생각보다 빡빡했다. 허율, 엄지성이 패스와 침투로 두드렸지만 쉽게 열리지 않았다. 황선홍 감독은 후반 15분 해외파 이현주로 변주를 노렸다. 공격에 더 무게를 실어 동점골을 넣으려는 계산이었다. 카타르는 한국의 공격을 막아낸 뒤 개인 능력을 활용해 한국 밸런스를 흔들었다.

카타르는 알라위를 활용해 한국을 위협했다. 한국이 조금이라도 틈을 보이면 슈팅 타이밍을 잡아 추가골을 조준했다. 결국 한국은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23분 측면에서 스로인을 줬는데 공격수 타힘 만수르의 백헤더 슈팅이 그물망을 통과했다. 백종범 골키퍼는 키를 넘긴 슈팅에 망연자실하며 고개를 떨궜다.

▲ 카타르 U-22 대표팀 추가 득점 ⓒ연합뉴스
▲ 망연자실 ⓒ연합뉴스
▲ 환호하는 카타르 ⓒ연합뉴스

한국은 좀처럼 분위기를 가져오지 못했다. 오히려 카타르에게 공간을 많이 내주며 상대에게 주도권을 넘겨줬다. 두 골을 앞선 카타르는 더 여유롭게 경기를 운영했다. 후반 34분 엄지성이 측면에서 컷백을 받아 회심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허공을 가르고 말았다. 허율에게 전달된 크로스도 이렇다 할 방점을 찍지 못했다. 왼쪽, 오른쪽 방향 전환으로 카타르 골키퍼를 뚫으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한국은 어떻게든 만회골을 넣어야 했다.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피지컬을 활용해 밀어 붙여봤지만 리드를 잡은 카타르 수비는 단단했다. 창원에 모인 4천여명 관중들은 "힘을 내라 한국"을 외치며 황선홍호의 반등을 염원했다.

카타르는 센터서클부터 부드럽게 볼을 운반하며 한국 수비 블럭을 뚫어냈다. 한국보다 볼 점유율은 낮았지만 유효슈팅을 꾸준히 만들어내면서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이번 경기에서 측면과 미드필더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엄지성을 효과적으로 막으며 한국 공격 루트를 차단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 후반 40분 박창우가 아크로바틱한 슈팅으로 카타르 골망을 노렸지만 골키퍼 손가락 끝에 걸려 아쉬움을 삼켰다. 황선홍 감독은 막판까지 교체 카드를 활용해 분위기 반전에 총력을 다했다. 코너킥 또는 얼리 크로스로 연달아 카타르 박스 안에 볼을 투입했지만 밀집 수비를 뚫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국 선수들은 몸을 던져 카타르 공격을 막고 역습을 시도했다. 전반부터 카타르를 두드렸던 허율의 헤더 슈팅도 야속하게 골키퍼 품에 안겼다.

▲ 카타르 슈팅 ⓒ연합뉴스
▲ 한국-카타르 볼 다툼 ⓒ연합뉴스
▲ 한국 망연자실 ⓒ연합뉴스

후반 추가 시간은 5분이었다. 한국은 라인을 많이 올렸고 최대한 빨리 박스 안에 볼을 투입했지만 카타르 수비는 흔들리지 않았다. 파이브백에 가까운 대형을 유지하며 한국 공격을 계속 꽁꽁 묶었다. 한국의 회심의 슈팅은 계속 골망을 빗겨나갔고 만회골을 넣지 못하며 첫 경기 쓰린 패배를 당했다.

황선홍 감독은 5일 경남 창원 그랜드머큐어호텔에서 열린 'U-23 아시안컵 예선 B조' 공식 기자회견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카타르전을 포함한 예선 일정을 앞두고 "U-23 챔피언십 본선을 위해 모든 팀이 잘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도 본선 진출을 위해 이번 예선이 중요하다. 홈에서 하는 경기다. 모든 경기를 이기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부상으로 변준수와 강윤구가 하차했지만 최대한 인재풀을 활용해 공백을 메웠다. 황 감독은 아시안게임에도 연령별 대표팀이 많다. 소집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K리그 감독님들 도움 덕에 선발 할 수 있었다. 100%는 아니다. 그러나 이것이 결과, 상황에 대한 변명이 될 순 없다. 홈에서 하는 경기를 잘 준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카타르전을 앞두고는 "카타르는 본선 홈 팀이다. 장기적으로 준비를 하는 팀이다. 경계 대상이다. 내일 경기를 통해 중동 축구를 경험할 수 있다. 챔피언십 본선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전승을 목표로 했던 황선홍 감독 예상과 달리 첫 경기부터 덜미를 잡히며 불안한 출발을 예고했다.

한국 '2024 AFC U-23 아시안컵' 예선 일정

9/6 vs 카타르

9/9 vs 키르기스스탄

9/12 vs 미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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