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창원의 굴욕' 최악의 출발 보인 황선홍호, 파리 올림픽 괜찮을까? 카타르에 0-2 참패
(베스트 일레븐=창원)
미래가 심히 걱정되는 패배였다. 너무도 무기력한 경기력이었기에 팬들에게 엄청난 실망감을 주고 만 카타르전이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2 축구 국가대표팀이 6일 저녁 8시 창원축구센터에서 벌어진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지역예선을 겸하는 2024 카타르 AFC U-23 아시안컵 지역예선 B그룹 1라운드 카타르 U-22 축구 국가대표팀과 대결에서 0-2로 참패했다. 한국은 전반 37분 아흐메드 알 라위, 후반 21분 타밈 알 압둘라에게 연거푸 실점하며 무너졌다.
이 경기는 카타르가 AFC U-23 아시안컵 개최국인 상태에서 참여하는 '보너스 매치'라 전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2024 파리 올림픽 본선을 향한 첫 여정에서 최악의 출발을 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힘들다.
경기 초반 주도권을 잡은 팀은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은 한국이었다. 경기 초반 10분 정도는 탐색전을 벌이더니, 전반 12분 좌측면에서 날아든 이태석의 환상적인 땅볼 크로스를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전병관이 골문으로 쇄도한 것이 카타르 수문장 유세프 압둘라에게 걸리는 장면이 나왔다.
2분 후 한국은 또 한 번 전병관이 잡은 찬스로 득점과 가까운 장면을 만들어냈다. 엄지성이 환상적인 공간 패스로 박스 안 왼쪽 하프스페이스를 찌르자 볼을 이어받은 허율이 지체없이 크로스를 날렸다. 전병관이 이번에도 쇄도했는데 아슬아슬하게 미치지 못했다.
또한 24분에는 박스 안 왼쪽 하프 스페이스를 또 한 번 파고든 엄지성이 컷백을 날리자 허율이 지체없이 왼발 슛을 날린 게 카타르 왼쪽 골문을 강타했다. 하지만 이 슛이 골로 연결됐더라도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는 바람에 인정받지 못했을 것이다.
카타르도 간헐적으로 반격했다. 특히 전반 29분 오사마 알 타이리에게 내준 슛이 굉장히 위험했다. 알 타이리는 한국 박스 외곽에서 스텝을 조절해 슛 각을 만들더니 감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로 한국 골문을 겨냥했다. 다행히 수문장 백종점의 훌륭한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전반 37분 도리어 한국이 먼저 일격을 당하는 일이 기어이 벌어지고 말았다. 전반 37분 카타르 라이트백 압달라 시렐카팀이 기습적으로 전방으로 롱 패스를 시도하자, 이 볼을 이어받은 알 라위가 마크에 나선 한국 센터백 조위제를 가볍게 제친 후 벼락같은 오른발 강슛으로 한국 골망을 흔들었다. 순간적으로 알 라위에게 헐거운 방어를 한 것이 실점의 빌미로 작용했다.
그리고 이후 수비가 흔들리는 기색을 보였다. 전반 41분 박스 안에서 센터백 사이로 볼이 흐르자 재빨리 한국 골문으로 돌아선 알 라위가 슛을 노리자 다급하게 커버에 나선 이태석의 태클로 겨우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일격을 당한 황선홍호는 후반 시작과 함께 전병관과 강현묵을 빼고 홍윤상과 백상훈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그리고 후반 1분 오재혁의 먼 거리 중거리슛을 통해 만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카타르도 만만찮았다. 후반 6분 카타르 선제골 주인공인 알 라위가 박스 외곽 먼 거리에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슛을 날렸다. 한국은 백종범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카타르는 후반 9분 시렐카팀의 우측 얼리 크로스를 이어받은 알 압둘라의 헤더슛으로 또 한 번 백종범이 지키는 한국 골문을 위협했다.
황 감독은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중앙 미드필더 이진용을 빼고 이현주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려 했다. 그러나 좀처럼 주도권을 가져오지 못했다. 후반 19분에는 또 한 번 알 라위에게 아찔한 프리킥으로 유효 슛을 내주기도 했다. 이 슛 역시 백종범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그러나 추가 실점은 또 나오고 말았다. 이번에는 치명적 실수에 의한 실점이었다. 후반 21분 카타르가 한국 진영 우측면에서 스로인을 시도하자 박스 안에서 알 압둘라가 백 헤더로 골문 앞 동료에게 볼을 전하고자 했다. 그런데 이 백 헤더가 바닥에 크게 바운드되더니 골키퍼 백종범 머리 위로 그대로 볼을 흘린 게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전까지 선방을 거듭하던 골키퍼 백종범의 너무도 뼈아픈 실책이었다.
한국은 후반 34분 홍윤상의 우측면 크로스를 이어받은 엄지성이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슛을 날린 것이 그대로 크로스바를 넘기는 등 좀처럼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끝내 만회하지 못했다.
결국 0-2라는, 팬들이 쉽게 납득하기 힘든 스코어로 패하고 말았다. 그것도 안방에서 깔끔하게 당한 패배였다. 이 경기가 U-23 아시안컵 본선행 여부와는 상관없다는 게 다행스럽게 느껴지나 한편으로는 굴욕이었다. '창원의 굴욕'이라 봐도 무방한 쓰라린 결과였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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