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도 전학 처분도 무용지물…멈추지 않는 무차별 학교 폭력
[KBS 제주] [앵커]
제주에서 학교폭력을 저질러 두 차례나 강제 전학 처분을 받은 학생이 또다시 무차별 폭행을 일삼았습니다.
재판도, 교육 당국의 조치도 무용지물이었습니다.
문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속살이 보일 정도로 입술이 움푹 파였습니다.
퉁퉁 부은 얼굴은 온통 시퍼런 멍투성입니다.
지난달 27일 친구의 연락을 받고 불려 나갔다가 한 살 위 선배 중학생에게 마구 폭행당했습니다.
[피해 중학생/음성변조 : "무슨 잘못 했는지도 모르겠는데. 니킥(무릎 차기)으로 머리랑 배랑 같이 때려서 코피 터지고…. 아 진짜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
피해자는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이곳 놀이터까지 200여m가량 끌려다니며 폭행당했습니다.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대여서 주변의 도움도 받지 못했습니다.
무릎을 꿇고 빌어도 봤지만 폭행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가해 학생은 폭행 사실을 숨기기 위해 피해 학생 몸의 핏자국을 씻게 했고 피 묻은 옷을 벗겨 버리기까지 했습니다.
SNS 메시지를 보내 '맞은 건 어떻게 들켰냐', '자전거 타다 다쳤다'고 하라며 입막음도 시도했습니다.
[피해 학생 부모/음성변조 : "병원에 있는 그사이에 (문자를) 다 보내놓은 거예요. 엄마는 아시냐, 신고 막아주라…. (나중에 삼촌이) 너 연락하지 마 이렇게 하니까, 비웃듯이 웃으면서 그냥 '네, 네' 하고…."]
가해 중학생은 KBS가 올해 초 보도한 여중생 집단폭행에 이어 또 다른 폭행과 금품 갈취 사건에도 깊이 연루돼 있었습니다.
[당시 피해 학생 부모/음성변조/지난 5월/KBS 보도 : "담배를 필터 끝까지 피우게 해서, 여기서 중요한 건 저희 아이가 엎드려뻗쳐 있는 상황에서 코를 막았다는 거죠. 담배는 피우면서 숨을 쉴 수 없는 상황까지 거의 고문에 가까운 행위를…."]
이 때문에 이미 두 차례나 강제 전학 처분을 받고, 재판까지 받고 있는 도중에 또다시 폭행을 저지른 겁니다.
피해자 변호인 측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구속 수사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수진/피해자 변호인 : "합의를 종용하거나 어떤 압박을 가할 수도 있는 상황이고, 제일 중요한 건 이 가해 학생이 계속해서 학교폭력을 저지르고 있다는 거죠. 피해 학생이 너무 많고."]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고, 교육 당국도 진상 조사를 거쳐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열 예정입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고아람
문준영 기자 (m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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