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노니 PS급 포효+나성범·김도영 홈런 폭발' KIA 미쳤다, 3730일 만에 9연승…두산 5강 멀어지나[잠실 게임노트]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KIA 타이거즈가 무려 10년을 기다려 9연승을 질주했다.
KIA는 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7-1로 완승했다. 5위 KIA는 9연승을 질주하며 시즌 성적 57승50패2무를 기록했고, 6위 두산은 2연패에 빠지며 55승56패1무를 기록해 5할 승률이 붕괴됐다.
KIA는 3730일 만에 9연승을 질주했다. 2013년 6월 8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전부터 그해 6월 2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까지 9연승을 달린 게 마지막이었다. 지는 법을 잊은 KIA는 5강 싸움에서 계속해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면서 6위 두산의 5강 의지를 꺾고 있다.
# 선발 라인업
KIA: 박찬호(유격수)-김도영(3루수)-나성범(우익수)-최형우(지명타자)-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김선빈(2루수)-황대인(1루수)-김태군(포수)-최원준(중견수). 선발투수 토마스 파노니.
두산: 정수빈(중견수)-김재호(유격수)-호세 로하스(좌익수)-양의지(포수)-양석환(1루수)-김재환(지명타자)-강승호(2루수)-허경민(3루수)-조수행(우익수). 선발투수 곽빈.
# KIA 불방망이 못 막는다…천적 곽빈 3⅓이닝 6실점 난타
달아오른 KIA 불방망이가 좀처럼 식을 모르고 있다. KIA는 지난달 24일 수원 kt 위즈전부터 3일 인천 SSG 랜더스전까지 8연승을 달리는 동안 타선의 힘이 워낙 좋았다. 이 기간 두 자릿수 득점 경기가 4차례나 됐고, 팀 타율은 0.337에 이르렀다. 김도영과 나성범, 최형우, 박찬호, 김태군, 김선빈 등 중심 타자들의 타격감이 골고루 좋으니 상대 마운드는 좀처럼 막아내기가 버거웠다. KIA는 9연승을 달린 이날도 장단 13안타를 터트렸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KIA의 화력을 두려워하면서도 에이스 곽빈의 구위를 믿었다. 이 감독은 "우리 (곽)빈이가 지금 좋다. 후반기 들어 지금 KIA 전력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최고라고 해서 맞아도 된다는 생각이 있으면 이기려고 경기를 할 것이다. 빈이가 좋은 피칭을 해줬다. 잠실 홈에서 하는 만큼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리라 생각한다"고 믿음을 보였다.
그러나 곽빈은 이 감독의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 3⅓이닝 동안 무려 100구를 던지면서 9피안타(2피홈런) 3사사구 4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졌다. 6실점은 지난 5월 7일 잠실 LG전 1⅓이닝 6실점 이후 올해 한 경기 최다 실점 타이기록이었다.
곽빈의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52㎞, 평균 구속은 148㎞가 나왔다. 직구 구위 자체는 평소와 별 차이가 없었다. 다만 제구가 문제였다. 직구 40구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22개에 불과했다. 거의 절반이 볼이었다는 뜻이다. 처음에는 주 무기인 커브를 섞어 재미를 보기도 했지만, 경기가 진행되면서 KIA 타자들은 어렵지 않게 곽빈의 커브에도 쉽게 대응해 나갔다.
0-0으로 맞선 3회초 나성범이 포문을 열었다. 선두타자 박찬호가 좌익수 왼쪽 2루타로 출루한 뒤였다. 나성범은 1사 2루에서 우월 투런포를 쳐 2-0 리드를 안겼다.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커브가 떨어지기 전에 받아쳐 큰 타구로 연결했다.
홈런을 얻어맞은 곽빈은 이내 무너졌다. KIA 타자들이 계속해서 공을 커트해 내고, 곽빈의 제구도 같이 흔들리면서 돌파구를 찾기 힘든 시점이었다. 4회초 선두타자 김태군이 사구로 출루하고, 최원준이 우익수 오른쪽 안타를 쳐 무사 1, 3루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박찬호가 우전 적시타를 날려 3-0으로 달아났다. 이때 타자주자 박찬호는 2루로 가려다 런다운에 걸려 유격수에게 태그아웃됐다.
계속된 1사 3루 기회에서는 김도영이 한 방을 터트렸다. 왼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0m짜리 대형 투런포를 날려 5-0으로 거리를 벌렸다. 곽빈을 완전히 무너뜨린 강력한 홈런이었다. 곽빈은 나성범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이형범과 교체됐고, 1사 1루에서 최형우가 우익선상 2루타를 쳐 1사 2, 3루가 됐다. 이어 소크라테스가 중전 2타점 적시타를 날려 7-0까지 도망갔다.
# 포스트시즌 못지않은 투지…파노니가 포효했다
선발투수 파노니는 경기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책임감 넘치는 투구를 펼쳤다. 6이닝 98구 3피안타 무4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4승(1패)째를 챙겼다.
파노니는 현재 KIA 선발 마운드에서 무너져서는 안 되는 버팀목이었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체스가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해 있다. 산체스는 이르면 이달 말에야 복귀할 수 있다. 김종국 KIA 감독은 최근 연승과 5강 싸움이 잘되고 있는 게 반가우면서도 산체스 없는 선발진 운용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파노니는 두산 타선을 6이닝 동안 완벽히 잘 틀어막았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5㎞, 평균 구속은 142㎞로 빠른 편은 아니지만 제구가 됐다. 직구보다 커터(49개)를 더 활용하면서 커브와 체인지업 등을 섞었는데, 98구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70개에 이를 정도로 공격적이었다.
딱히 위기랄 게 없었다. 5회까지 투구하면서 1회말 김재호, 4회말 양의지가 안타로 한번씩 출루한 게 전부였다.
파노니는 6회말 처음으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2사 후 김재호에게 2루수 왼쪽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김재호는 2사 1루 로하스 타석 때 2루를 훔치고, 포수의 2루 송구 실책을 틈타 3루까지 밟으며 파노니를 압박했다.
그러나 파노니는 흔들리지 않았다. 로하스를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면서 지난 7월 30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6경기 만에 무실점 경기를 했다. 3루 관중석을 가득 채운 KIA 관중들은 파노니의 이름을 계속해서 외쳤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던 파노니는 관중들을 바라보고 팔을 번쩍 들며 포효했다. 가을야구인가 싶을 정도로 강한 투지가 엿보인 장면이었다.
# 불펜까지 릴레이 호투…침묵하던 두산 타선, 9회말 면피했다
파노니가 첫 테이프를 잘 끊자 불펜까지 좋은 흐름이 이어졌다. 7회부터 박준표(1이닝)-윤중현(1이닝)-김유신(1이닝 1실점)이 이어 던지며 승리를 지켰다.
두산 타선은 파노니에게도 3안타밖에 뺏지 못한 가운데, KIA 불펜도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9이닝 동안 4사구도 단 하나도 뺏지 못했을 정도로 출루 자체를 쉽게 하지 못했다. 베테랑 김재호가 홀로 2안타로 고군분투했고, 양의지가 1안타를 보태고 있었다.
교체 출전한 박준영이 9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이날 팀 4번째 안타를 생산하고, 2루 도루까지 시도하면서 영패를 만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1사 2루에서 박지훈이 좌익수 왼쪽 적시 2루타를 쳐 7-1로 힘겹게 따라갔으나 경기를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
# 승장 코멘트
김종국 KIA 감독은 경기 뒤 "투타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먼저 선발투수 파노니가 감독의 기대대로 6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져주면서 본인의 임무를 너무나도 잘해 줬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공격적으로 승부한 게 주효한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어 "타격에서는 나성범의 결승 선제 투런홈런이 빠른 타이밍에 나오면서 분위기가 살아났다. 이어진 4회초 공격에서 박찬호의 타점을 시작으로 김도영의 홈런, 소크라테스의 적시타가 이어지면서 빅이닝에 성공, 승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9연승의 기쁨을 만끽한 김 감독은 "투타 모두 좋은 경기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게 고무적"이라며 "평일임에도 많은 팬분들께서 응원해주신 덕분에 연승을 이어갈 수 있었다. 내일(7일)도 최선을 다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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