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없다" 공언한 EBS…'난이도 비교' 지운 메가스터디
9월 모의평가 이모저모…변별력 관심 집중
[세종=뉴시스]김정현 김경록 기자 = 6일 정부의 '킬러문항 배제'와 '사교육 카르텔 단속' 기조 속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를 맞은 대형학원과 교육 당국의 분위기는 예년 시험과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날 세종 교육부에서는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수능 대표강사와 수능 연계교재 집필진으로 구성된 '현장 교사단'이 9월 모의평가 출제 경향을 언론에 브리핑했다.
인천 영흥고 교사인 김성길 학생부전형·대입상담 강사가 총괄 브리핑을 맡았다. 유명 수학 강사인 심주석(인천하늘고 교사)와 수능특강을 진행하는 최서희(국어·서울 중동고), 김보라(영어·서울 삼각산고) 강사가 직접 나섰다.
매년 본수능 당일 교육부에서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소속 대입상담교사단이 주요 영역별 출제 경향과 수험생 체감 난이도, 초고난도 문제를 브리핑해 왔다.
하지만 EBS가 현장 교사단을 꾸려, 그것도 본수능이 아닌 모의평가에서 출제 경향을 소개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교육부 한 간부는 "바뀐 모의평가 난이도에 대해 궁금증이 있을 것으로 보여 경험 있는 현장 교사들을 통해 공적 서비스를 언론과 국민에게 제공하려는 취지"라고 했다.
영역별로 다소 차이가 있는 대형학원 분석과 달리 현장 교사단은 국어·수학·영어 모든 영역에서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변별력을 갖춘 문제였다고 평가했다.
모든 영역 강사들은 '킬러문항' 출제 여부에 대해서는 이번 모의평가에서는 출제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배포된 자료를 통해 "공교육 내에서 출제됐다"(국어), "사교육에서 문제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항, 풀이의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항은 배제됐다"(수학), "문제풀이 기술보다 지문을 충실하게 읽어야 풀 수 있는 문항이 출제됐다"(영어)고 했다.
모두 교육부가 지난 6월 밝힌 킬러문항의 정의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을 활용해 사교육에서 문제 풀이를 반복 훈련한 학생에게 유리한 문항'에 있는 표현이다.
EBS 강사들에게는 초미의 관심사인 영역별 난이도와 적정 변별력을 유지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도 쏟아졌다.
수학 심 강사는 그간 대다수 수험생들이 풀지 않고 포기하는 시험지 마지막 선택과목 30번 문항의 변천사를 소개하면서 '킬러문항'이 출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심 강사는 "(30번은) 포기하고 푼다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이제는 교육과정과 EBS 연계 교재를 충분히 학습한다면 모든 문항을 도전해 풀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어 영역을 맡은 최 강사는 "작년 수능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유사할 것"이라며 "6월(모의평가)에 비해 어렵게 느낄 수 있지만 작년 수능과 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험생 체감 난이도의 지표인 표준점수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수능 국어(최고 134점)는 올해 6월 모의평가(최고 136점)보다 다소 쉬웠다.
이를 두고 김 강사는 "문제 수준만 보면 그렇지만 지난해 수능과 6월 모의평가는 수험생들이 달라서 비교하는 건 상당히 어렵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김 강사는 "이번 모의평가는 다른 때와 다르게 학생들이 불안하게 생각하는 측면이 있었다"며 "너무 불안해 하지 말고 남은 기간 충분히 공부한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하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사교육 카르텔' 조사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대형 입시학원들과 입시정보업체들은 매 시험마다 내 오던 분석자료에서도 신중하게 접근하려는 기조가 엿보였다.
진학사와 대성학원은 이날 별도의 자료를 내지 않았다. 메가스터디교육은 그간 지난 시험과 이번 시험을 비교해 난이도가 어땠는지 표 형태로 제시해 왔지만, 이번 9월 모의평가부터는 난이도 비교 자료를 따로 내지 않았다.
종로학원은 소속 강사들의 분석에 더해 수강생 표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고난도 문항과 난이도 전망 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예컨대 수학에서는 지난 6월 시험에서는 정답률이 2.6%에 불과한 문항도 있었지만, 이날 시험에서는 가장 낮은 문항이 11.1%였다는 식이다.
이날 자료를 낸 다른 사교육업체 관계자는 "매번 난이도 분석은 (분석을 위해) 문제를 푸는 사람과 수험생들이 같지 않기 때문에 늘 부담감이 있는 일"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시장은 궁금해 하고 누군가는 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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