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립싱크로 노래해도 합격하는 현인가요제 실체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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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방송된 MBC PD수첩 '무대를 팝니다 - 가요제와 이사장'편은 국내 최대 규모의 창작가요제 '현인가요제'와 이를 총괄해온 '한국연예예술인협회'의 실체를 공개해 충격을 주었다.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허가를 받은 한국연예예술인협회가 지회장을 선거를 통해 뽑지 않고, 이사장이 직접 임명하는 구조는 뭔가 잘못돼 있다고 PD수첩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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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5일 방송된 MBC PD수첩 ‘무대를 팝니다 - 가요제와 이사장’편은 국내 최대 규모의 창작가요제 ‘현인가요제’와 이를 총괄해온 ‘한국연예예술인협회’의 실체를 공개해 충격을 주었다.
‘현인가요제’는 매년 부산에서 열리는 대표 축제이자 신인가수들의 등용문으로 유명하다. 지난 8월에도 어김없이 ‘현인가요제’가 개최됐지만, 가요제가 끝나자마자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항의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이번 대회가 순 엉터리였다며 제작진을 찾아온 한 참가자는, 예심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기막힌 일을 증언했다.
“AR로 노래했는데 합격시킬 거면, 그냥 립싱크 가수가 필요한 거 아니에요?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에요. 내가 괜히 가수가 되겠다고 노력한 건가...”(가수지망생 A씨)
모든 참가자가 라이브로 노래를 할 때, 한 참가자는 이미 목소리가 녹음된 파일로 무대에 올랐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항의가 이어졌지만 묵살됐고, 논란의 참가자는 본선까지 올라 트로피와 상금을 수여받은 상황이었다.
입상자를 가리는 작은 가요제에서도 AR을 틀고 참가하지는 않는다. 더구나 이름을 자랑하는 현인가요제에서 이런 일이 버젓이 벌어지리라곤 상상도 하기 힘들었다. 심사위원중 한 분은 “AR이 되건, MR이 되건 상관없다”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음악평론가 임진모 씨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게다가 ‘현인가요제‘를 총괄하는 ‘한국연예예술인협회’의 실체를 최초로 공개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협회 주관 행사에 이사장 딸하고 부인은 안 올라가는 무대가 하나도 없어요! 정부에서 받은 예산이 다 자기 식구들 입에 들어가는 돈입니다!”_한국연예예술인협회 전 지회장 B씨
한국연예예술인협회는 트로트황제 임영웅을 배출한 ‘대한민국 청소년 트로트가요제’를 비롯해, 국내 유수의 가요제를 주관하고 있다. 전국에 138여개의 지회를 둔 이 단체의 가장 큰 존재 목적은 ‘지역 연예인들의 활동과 자립을 돕는 것’이다.
하지만 PD 수첩 제작진을 찾아온 지역연예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협회와 이사장의 횡포로, 오히려 무명가수들의 삶은 더욱 열악해졌다고 했다. 이사장이 가수들의 활동을 지원하기는커녕, 초대가수 출연을 빌미로 돈을 거둬가고 있다는 것.
한편 정작 이사장의 아내와 딸은 매번 출연료를 받고 무대에 오르고 있었다. 이에 대해 석현 이사장은 “딸은 전문 MC로 활동하고 있다. 100만원 받는다. 아내는 원로가수다”면서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투로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이사장이 무대 장사로도 모자라 회원들에게 가짜 트로피 장사까지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있다.
“제가 이사장님께 선거제도를 도입해야한다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이사장님 답이 뭔지 아세요? 야 웃기는 소리 하지 마 이 자식아. 이건 내 개인회사야 인마!”_가수 C씨
한국연예예술인협회의 최고 권력자인 석현 이사장은 1992년 이사장에 최초 선출된 이후 25년 넘게 장기집권을 이어오고 있다. 석현 이사장은 “이사장의 임기가 끝나면 선거를 하는데, 아무도 출마하지 않아 제가 후보등록해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원들을 중심으로 협회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수차례 있었지만 그 결과는 번번이 실패였다. 회원들은 거듭된 좌절의 배경에 바로 협회의 ‘정관’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허가를 받은 한국연예예술인협회가 지회장을 선거를 통해 뽑지 않고, 이사장이 직접 임명하는 구조는 뭔가 잘못돼 있다고 PD수첩은 지적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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