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백선엽 친일이면 문 전 대통령 부친도 친일파”
정무위서 “흥남시 농업계장”
문 전 대통령 측 “해방 이후 일”
박 장관 명예훼손 고발 방침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6일 백선엽 장군이 친일파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친인 문용형씨가 맡은) 흥남시 농업계장은 친일파가 아니고 백선엽 만주군관학교 소위는 친일파인가”라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이 흥남시청 농업계장직을 맡은 것은 해방 후라며 박 장관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백선엽이 스물 몇 살 때 친일파라고 한다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친인 문용형, 그분도 1920년생으로 나이가 거의 똑같다. 당시에 흥남시 농업계장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근거로 한쪽은 친일파가 돼야 하고, 한쪽은 친일파가 안 되나”라고 했다. 1978년 작고한 문 전 대통령의 부친 문용형씨는 일제강점기에 함흥농고를 나와 해방 이후 흥남시청에서 농업계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반발했다. 박재호 의원은 “비교를 할 게 있고 안 할 게 있다”며 “일제시대에 태어난 사람 중에 독립운동을 하러 간 사람도 있고 그냥 공무원이 된 사람도 있고 독립군을 때려잡는 만주군으로 간 사람도 있다. 그럼 이 3개를 똑같이 비교를 할 수는 없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옹호했다. 윤한홍 의원은 “문 전 대통령 부친이 일제시대 때 관직을 했는데 그러면 그걸 가지고 우리가 한 번이라도 친일이라고 의사당에서 공격한 적 있나”라고 물었다.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는 백선엽 장군이 만주국 군대의 간도특설대에서 항일세력을 탄압한 이력을 들어 그를 친일파로 규정했다. 백 장군은 1993년 일본에서 출간한 책에서 “동포에게 총을 겨눈 것은 사실이었고, 비판을 받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썼다. 보훈부는 지난 7월 백 장군 등의 국립현충원 안장 기록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 표현을 삭제했다.
문 전 대통령 측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문 전 대통령 부친이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하신 것은 일제 치하가 아니라 해방 후의 일”이라며 “문 전 대통령의 책 <운명>에도 상세히 나와 있는 만큼 박 장관이 모르고 이런 주장을 했을 리가 없다는 점에서 박 장관의 발언은 고인에 대한 대단히 악의적인 명예훼손”이라고 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박 장관을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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