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 러에 무기 제공 땐 대가 치를 것”

김정은 최종 결정권자 ‘경고’
“지원 단념시킬 기회 모색”

미국 백악관은 5일(현지시간)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일 무기를 러시아에 제공할 경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사진)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한 무기를 제공하는 방안에 대해 북·러 간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게 현재 우리의 분석”이라면서 “우리가 공개적으로 밝혔듯이 김정은은 (무기 거래를) 정상급 대화로 연결하는 잠재적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그러면서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 지원을 강행할 경우 “국제사회에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곡물 저장고와 주요 도시 난방 인프라를 공격하고 다른 주권 국가에 속한 영토 정복을 위해 쓰일 무기를 러시아에 제공하는 것은 북한에도 좋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김정은이 (대러) 무기 제공 여부를 정할 최종 결정권자”라며 “북한이 (무기 지원을 하지 않도록) 단념시킬 기회를 모색할 것이고, 다른 나라들도 그렇게 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러시아가 포탄 고갈 등으로 북한에서까지 무기를 조달하려는 것은 미국의 대러 제재 등이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지난 7월 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방북에 대해 “본질적으로 (북한에) 무기 제공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언급했다.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의 대러 무기 지원 움직임에 대해 “복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자 러시아의 침공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인들을 한층 괴롭게 한다”고 말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미국 정부는 북한이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에서 물러설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부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우리는 어떤 국가든 러시아의 불법적인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할 경우 돌아갈 후과에 대해 매우 분명하게 밝혀왔다”며 “우리는 역내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적절하게 조율하고 필요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