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물생심·24SS서울패션위크] 라이 “시시각각 변하는 노을처럼 규정할 수 없는 자유로움”
K-패션 편집숍 한컬렉션은 유명 디자이너 옷을 직접 만져보고 입어본 후 살 수 있는 공간이다. 그 가운데는 실제 런어웨이에서 선보인 옷도 포함돼 있다. 2024년 봄·여름 서울패션위크가 5~9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라인업의 △그리디어스 △까이에 △두칸 △라이 △비건타이거 △석운윤 △세컨드아르무아 △아조바이아조 △와이쏘씨리얼즈 △파츠파츠 △홀리넘버세븐을 한컬렉션에서도 만날 수 있다. <편집자주>
[마이데일리 = 이지혜 기자] 포멀한 하얀 원피스를 입은 모델이 첫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얼굴에는 마스크가 쓰여져 있고 경쾌하게 런어웨이를 걷고 있지만 웃는지 찌푸렸는지 알 길이 없다. 두 번째 등장한 모델 역시 하얀 색으로 톱과 롱스커트를 입었지만 얼굴을 가리진 않았다. 하지만 무표정한 그의 얼굴 위로는 아무런 감정이 드러나지 않았다.
6일 해 질 무렵 2024 봄·여름 서울패션위크가 한창인 DDP 아트홀2관에서는 리청청 디자이너의 라이(Life Is an Expression) 쇼가 ‘개와 늑대의 시간’을 시즌 콘셉트로 진행됐다.
‘개와 늑대의 시간’은 프랑스에서 유래된 말로 해질녘 다가오는 저 실루엣이 내가 키우는 개인지, 자신을 노리는 늑대인지 분간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노을 하면 흔히 붉은 색을 떠올리지만, 해가 진 후 새벽인지 저녁인지 알 수 없는 푸르스름과 불그스름이 혼재되는 순간의 묘한 분위기를 경험해봤을 테다. 디자이너는 그렇게 펼쳐지는 다양한 컬러를 2024 SS 시즌 팔레트에 풍성하게 채웠다.
바로 시시각각 변하는 노을처럼 경계의 연속성과 변화를 보여주고, 새로운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세상이다. 셔츠, 재킷, 스커트, 점퍼 등으로 규정지을 수 없는 디자인의 자유로움과 접근으로 컬렉션을 구성하고 있다.
이청청 디자이너는 “이번 시즌 콘셉트 착안은 차 안에서 바라본 노을의 풍경에서 시작됐다”며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사람과 물질에 대한 경계의 혼란과 새로운 접근을 상상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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