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 이건 실화다' 141년 거쳐간 모든 영웅 제치고 '맨 위, 가장 크게' 키스 세리머니 배치

김동윤 기자 2023. 9. 6.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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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토트넘 창단 141주년 기념 포스터. 손흥민이 당당히 메인을 차지했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구단 공식 SNS
손흥민이 지난 2일(한국시간) 2023~2024시즌 EPL 4라운드 번리와 원정경기에서 골을 기록한 뒤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손흥민이 지난 2일(한국시간) 2023~2024시즌 EPL 4라운드 번리와 원정경기에서 골을 기록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터줏대감' 해리 케인(30·바이에른 뮌헨)이 떠나니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이 어떤 입지의 선수였는지 확실히 보인다. 141년 역사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빅클럽 토트넘의 창단 기념일 포스터에 '한국인' 손흥민이 가장 큰 크기로 정중앙 자리에 놓였다.

토트넘 구단은 지난 5일(한국시간) 공식 SNS 계정에 "1882년 오늘 우리 토트넘이 창단됐다"며 구단을 거쳐간 주요 선수들이 담긴 포스터를 공개했다.

1882년 창단된 토트넘은 1901년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꺾고 FA컵 우승을 차지한 뒤 1909~1910시즌 1부 리그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1950~1951시즌에는 첫 1부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1958년 빌 니컬슨 감독이 중도 부임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니컬슨 감독 체제에서 토트넘은 창단 두 번째이자 현재까지 마지막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1960~1961시즌) FA컵도 세 차례 정상에 올랐다.

유럽 무대에서도 빛나는 성적을 남겼다. 1962~1963시즌에는 영국 구단 최초의 유럽대항전 우승인 유럽축구연맹(UEFA) 컵위너스컵을 차지했고 1971~1972시즌 창설된 UEFA 유로파리그 초대 우승팀이 되기도 했다. 이후 손흥민-해리 케인 시대가 오기 전까지 EPL 중위권과 상위권을 오고 가면서 1부리그에서 잔뼈 굵은 팀으로 자리매김했다.

당연하게도 잉글랜드의 굵직한 전설들이 존재했다. 잉글랜드의 1966년 월드컵 우승 멤버이자 토트넘 구단 통산 최다 득점자 지미 그리브스를 비롯해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득점왕 게리 리네커, 토트넘의 FA컵 2연패를 견인한 명미드필더 글렌 호들, 불세출의 스트라이커 테디 셰링엄 등이 있었다. 이외에도 가레스 베일, 로비 킨,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등 유명 선수들이 토트넘에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이런 전설들을 제치고 포스터 정중앙 메인 구역에 자리 잡은 인물이 손흥민이었다. 토트넘 구단은 손흥민이 두 손을 입에 댄 채 키스 세레머니를 날리는 장면을 가장 크게 담았다. 베일과 위고 요리스 골키퍼가 우측 하단에 자리 잡았고 절친 케인은 좌측의 로비 킨보다 작게 자리 잡았다. 그야말로 캡틴 손흥민의 위엄이다.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의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골든부츠) 수상을 축하한 토트넘 구단. /사진=토트넘 구단 공식 SNS 갈무리
루카스 모우라(왼쪽에서 두 번째)가 2022년 5월 23일 영국 노리치 캐로우 로드에서 펼쳐진 노리치 시티와 EPL 38라운드 경기에서 손흥민(가운데 위)을 번쩍 들어올려 세리머니를 돕고 있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손흥민은 만년 EPL 중위권이던 토트넘을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아스널, 첼시와 함께 빅6로 불리게 만든 주역이었다. 2015~2016시즌 손흥민이 합류하기 전까지 토트넘은 베일, 케인 등 특정 선수 한 명에 의존하는 원맨팀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이 케인과 영혼의 투톱이라 불릴 정도로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면서 토트넘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만 얻는 것이 아니라 우승에 도전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시기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때로 2015~2016시즌 EPL 3위, 2016~2017시즌 2위, 2017~2018시즌 3위로 시즌 끝까지 리그 우승 경쟁을 했으며, 2018~2019시즌에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준우승)을 이뤄내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손흥민은 이 시기 토트넘을 대표하는 선수로서 케인과 함께 47골을 합작하며 이 부문 EPL 최다 기록을 작성했다. 2021~2022시즌에는 리그 23골, 통합 45경기 24골 8도움으로 아시아 선수 최초 EPL 득점왕에 올랐다.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공동 수상이긴 하지만, 페널티킥 하나 없는 순수 필드골로만 이뤄진 것이어서 영국 현지에서 더욱 높게 평가받기도 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이번 여름 케인이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자 토트넘 구단은 손흥민에게 캡틴 완장을 넘겼다. 주장으로서 첫 시즌인 올해 역시 팀의 주포로 활약하며 토트넘을 2위로 올려놓았다. 대표적인 경기가 지난 2일 2023~2024시즌 EPL 4라운드 번리와 원정경기로 이 경기에서 손흥민은 80분도 안 돼 해트트릭을 기록하면서 통산 148골(80도움)로 토트넘 구단 득점 역대 5위 자리를 굳혔다. 또한 EPL 역사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됐다. 손흥민의 리그 106골은 EPL 통산 득점 공동 30위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03골), 디디에 드록바(104골)를 넘어선 기록이다.

영국 BBC, EPL 사무국 등 공신력 있는 매체를 비롯해 각종 언론에서 이번 EPL 4라운드 베스트 11에 손흥민을 포함하길 주저하지 않았다. 또 6일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EPL 선수 파워랭킹을 업데이트하면서 손흥민을 1위로 올려놓았다. 데일리 메일은 "케인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은 토트넘을 눈살 찌푸리게 했지만, 손흥민이 그 공백을 메우기에 충만한 선수라는 것을 입증했다. 손흥민은 1~3라운드에서 침묵했지만 번리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자기 능력을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손흥민./AFPBBNews=뉴스1
손흥민(왼쪽)이 EPL 통산 106득점으로 디디에 드로그바(가운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오른쪽)를 넘었다. /사진=EPL 사무국 공식 SNS
손흥민(노란색 네모)이 5일(한국시간) 2023~2024시즌 EPL 4라운드 이주의 팀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사진=EPL 사무국 공식 SNS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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