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원대 그림이 일상으로 쑥...도심 속 르네상스 연 작가들의 ‘예술기’
예술기 - 예술과 기술을 이야기하는 8인의 유니버스|임희윤 평론가 지음|파라다이스문화재단|220쪽|1만8000원
바야흐로 예술이 곳곳에 흘러 넘치는 시대다. 꼭 일부러 시간을 내어 특정 전시관에 가야만 작품을 제대로 관람할 수 있다는 시선은 이제 낡은 고정관념이 된 지 오래. 최근에는 ‘아트캉스(아트+바캉스)’란 말까지 등장했다. 나들이를 나선 호텔에 머물며 식사를 할 때도, 복도를 걸을 때도, 잠자기 직전에도 도심 곳곳에서 예술 전시를 축제처럼 즐길 수 있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정작 우리는 이 같은 생활 속 예술축제를 대폭 늘려 온 제작자들의 노력에는 얼마나 귀를 기울여 왔을까. ‘파라다이스 아트랩’ 참여 아티스트 6인과 제작진 2인에 대한 인터뷰를 세심하게 담아낸 책 ‘예술기’의 출발은 그런 물음에서 시작됐다. 올해로 4회차를 맞은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은 그간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주제로 인천 영종도 내 파라다이스시티 다양한 체험전시 공간을 무료로 제공해 왔다.
올해는 특히 ‘운석’을 테마로 삼아 ‘인공지능(AI)’, ‘모큐멘터리’, ‘레이저쇼’, ‘가상현실(VR) 장비’ 등 각종 ‘아트테크’ 기술들을 동원한 다채로운 전시를 오는 9월 10일까지 무료로 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 모두 국내에선 쉽게 보기 어려웠던 새 시도들이다. 페스티벌이 파라다이스시티에 함께 위치한 아트스페이스에선 오는 11월 5일까지 얼굴없는 작가 ‘뱅크시’의 300억원대 그림 ‘풍선과 소녀’ 등 국내 최초 공개하는 대작들을 그득하게 준비한 ‘러브 인 파라다이스 뱅크시 앤 키스 해링’도 함께 진행된다.
오는 9일 북토크를 여는 ‘예술기’는 이런 새 시도들에 대한 해설 방식으로 제작진이 거쳐온 개개인의 가치관에 대한 세밀한 인터뷰를 택했다. “’노잼’ 도시에서 나고 자라 AI와도 대화하는 ‘꿀잼’ 아티스트” “효모를 음악가로 만들어준 바이오 아티스트” 등 전시를 준비한 아티스트들의 개성과 작업관 또한 전시관의 단단한 한 축을 형성 했음을 잘 보여준다. 이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에 ‘파라다이스 아트랩 전시’를 접하는 관객의 시선이 크게 변화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이 책의 살과 뼈는 그저 사람의 이야기였으면 한다”고 한 저자의 집필 의도 또한 다음과 같은 개개인 아티스트들의 내밀한 작업관을 함께 읽었을 때 더욱 잘 와닿는다.
“‘오늘이 살만한 것은 내일을 모르기 때문이다’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저도 비슷해요. 오늘이 작업하기 괜찮은 건 내일 어디서 전시할지 모르니까. 작업 과정 자체는 진짜 고통스럽지만, 이것에 어떤 매력을 부여하고 그것이 내일 어떻게 소통될 것인가를 기다리는 게 흥미로워요. ‘열심히’는 필요 없고, 전 잘해야 된다고 생각해요.(파라다이스 아트랩 선정 아티스트 조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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