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의 집념… 변사자 가족 찾아준 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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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분의 이름과 가족을 찾아줄 수 있게 돼 다행입니다."
6일 울산해양경찰서 형사3팀 서종석(44) 팀장(경위)과 김훈재(32) 경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같은 말을 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과 치아감정, 유전자 검사, 2018년쯤 도입된 얼굴 복원도 의뢰했다.
서 팀장은 "드디어 가족에게 돌려보낼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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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게 부패된 바다 백골 시신
얼굴 복원·몽타주 제작 수소문
부모에 인계… 뒤늦게 장례 치러
“돌아가신 분의 이름과 가족을 찾아줄 수 있게 돼 다행입니다.”
단서가 너무 적었지만 두 사람은 멈춰서지 않았다. 시신의 신원 파악을 위해 탐문과 전화, 조사, 실종자 유전자 비교 등 노력을 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과 치아감정, 유전자 검사, 2018년쯤 도입된 얼굴 복원도 의뢰했다. 부검 결과 사인은 불명. 부패가 너무 심한 탓이다. 사망시기는 2∼3개월 전쯤. 치아 감정에선 ‘만17∼19세’로 나왔다.
6월 초순쯤엔 얼굴 복원 결과가 나왔다. 머리뼈를 CT로 촬영해 분석한 후, 그동안 축적한 한국인 얼굴뼈 데이터와 대조해 눈·코·입 위치와 모양 등을 예측했다. 복원한 얼굴은 몽타주로 제작됐다. 김 경사는 “영남권 경찰서뿐 아니라 지역 고등학교에도 공문과 몽타주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던 지난달 24일, 국과수에서 연락이 왔다. “생김새가 비슷하고, 유전자까지 일치하는 실종자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서 팀장은 “드디어 가족에게 돌려보낼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전했다.
신원 미상의 시신은 넉 달여 만에 전라도에 거주하는 대학교 1학년 A(19)씨로 밝혀졌다. 올 2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그의 거주지역 한 폐쇄회로(CC)TV에 바다로 추락하는 모습이 남아 있어서다.
유족들은 아들이 실종된 뒤에야 A씨가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 울산시 장례시설인 하늘공원 무연고자 봉안실에 있던 A씨의 유골은 ‘성명불상’ 대신 자신의 이름을 걸고 제대로 된 장례를 치르게 됐다. 서 팀장은 “변사자가 신원불명인, 미제사건으로 남기지 않으려 많은 노력을 쏟았다”고 말했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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