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차갓무직'도 못 믿을 세상…블라인드 인증, '이렇게' 뚫렸다

김다운 2023. 9. 6.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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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계정으로 '블라인드'에 살인예고글을 올렸다 붙잡힌 30대 남성 회사원이 IT 업체 개발자로부터 가짜 경찰 계정을 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국은 블라인드 살인예고글을 올린 혐의로 구속 송치된 A(32)씨에게 허위 경찰청 직원 계정을 만들어 판매한 B(35)씨를 지난 1일 검거했다고 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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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인증 계정 4~5만원에 판매…가짜 이메일 만들어 보조 인증 이용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경찰 계정으로 '블라인드'에 살인예고글을 올렸다 붙잡힌 30대 남성 회사원이 IT 업체 개발자로부터 가짜 경찰 계정을 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직장 이메일 인증의 허점을 뚫은 방법으로 생성된 허위 계정이 100개에 달했다.

블라인드에 올라온 강남역 칼부림 예고 글과 블라인드 로고 [사진=블라인드 캡쳐]

경찰청 사이버수사국은 블라인드 살인예고글을 올린 혐의로 구속 송치된 A(32)씨에게 허위 경찰청 직원 계정을 만들어 판매한 B(35)씨를 지난 1일 검거했다고 6일 밝혔다.

IT업체에서 5년 가량 개발 업무를 해오던 B씨는 올 초 이직을 준비하던 중 블라인드를 통해 옮기고자 하는 회사 분위기를 파악하려 했다. 그러다 실제 존재하지 않는 이메일 주소로도 블라인드 계정을 생성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블라인드에 가입하려면 자신이 재직 중인 회사 이메일로 받은 인증코드를 입력해야 한다.

B씨는 경찰청 소속 계정을 만들기 위해 허위로 '○○○@police.go.kr' 등 가짜 경찰청 이메일을 만든 다음, '인증이 잘 안 된다'며 보조 인증 절차를 이용해 인증에 성공했다.

보조 인증절차는 가입에 필요한 회사 메일주소로 블라인드 측에 메일을 보내 승인을 받기 때문에 허위의 이메일로도 가능했다.

B씨는 이런 수법으로 지난 6월 말부터 지난달 초까지 삼성, SK 등 대기업이나 교육부 등 정부·공공기관 계정 100개를 만든 뒤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4~5만원대에 판매했다.

A씨 역시 5만원을 내고 B씨로부터 허위 계정을 샀다.

A씨는 경찰청 직원 계정을 산 이유에 대해 "블라인드 내 이성과의 만남을 원활하게 할 수 있고,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직업으로 경찰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다만 B씨가 개발한 허위의 우회 블라인드 인증 방법은 현재는 작동되지 않고 불가능한 방법이다.

경찰은 B씨로부터 계정을 산 나머지 99명에 대해서도 범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블라인드 측에 관련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블라인드 측에서는 '관련 정보가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한다.

블라인드가 본사와 서버 모두 미국에 두고 있어 강제수사가 불가능한 만큼, 다시 협조 요청을 보낸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불법 우회 인증이 아니더라도 블라인드 계정 거래가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발생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A씨의 경우처럼 허위의 계정을 통해 직업을 인증 받고 불법적인 행위를 하는 창구로도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다.

/김다운 기자(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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