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외로운 사람들의 벗…'파라솔 처치'
아파트 봉사회와 MOU체결…다양한 섬김활동
누구나 마음을 털어 놓을 수 있는 '고민을 듣습니다'
고양시 화정역 광장에서 파라솔 펼치고 고민상담
내담자 150여명…절반정도는 자살시도 경험
상담하러 왔다 교육과정 이수한 사람도 상당수
새로운 선교의 장으로 활용가치 높아
[편집자 주]
각 지역 교회의 선한 사역을 소개하는 우리동네, 우리교회.
93번째 순서로 거리에 파라솔을 펼쳐놓고 도심 속 외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파라솔처치, 경기도 파주시 '좋은우리교회'를 만나본다.
여름의 끝자락에 선 지난달 하순, 경기도 파주시 운정 신도시 한 아파트 단지.
좋은우리교회 장상태목사가 리어커에 짐을 하나, 둘씩 싣는다.
외로움에 지친 사람들의 말을 들어주기 위해 펼칠 파라솔의 도구들을 싣고 교회에서 가까운 화정역 광장으로 향한다.
무더위로 오랜만에 나가는 파라솔사역이어서 그런지 리어커를 끌고 가는 장목사의 발걸음이 유난히 가볍게 느껴진다.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화정역 1번출구 광장.
모든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커다란 파라솔이 금세 세워졌다.
올해로 7년째인 파라솔처치.
교회의 시작에 대해 장상태목사는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 듣기였다고 설명한다.
[장상태목사/좋은우리교회]
"우리교회는 이웃을 섬기는 교회로 설립 됐습니다. 이웃의 빛과 소금이 되고자 하는 목적으로 세워졌고 출발은 '고민을 듣습니다', 길에서 선교사역하는 그 사역에서 교회가 시작됐습니다. 도시가 발전하고 문화도 발전해 가지만 그 발전 뒤에 가려진 어려운 이웃들이 참 많다는 걸 발견하고 죽음을 고민하고 인생의 고통 때문에 어려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한 명, 두 명씩 깊이 이야기하면서 교회가 시작 되었습니다."
처음엔 다른 교회를 빌려서, 또 도서관에서 예배를 드린 좋은우리교회는 현재 운정 신도시 한 아파트단지 상가 안에 자리를 잡고 다양한 섬김 활동을 하고 있다.
좋은우리교회의 중심사역이 된 '고민을 듣습니다'.
장상태목사가 고민상담을 하게 된 특별한 배경은 귀한 생명을 살리는 일.
[장상태목사/좋은우리교회]
"자살률이 OECD 국가 중에 11년째 우리나라가 지금 압도적인 자살률 1위거든요. 교통사고보다 지금 더 많이 죽어요. 교통사고로 1시간에 2명씩 죽고, 자살로 3명씩 죽는다는 거예요. 그렇다면 교회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 것인가? 저는 상담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파라솔을 가지고 나가서 사람들을 만나보자. 어렵고 힘든 사람들,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 좀 만나보자, 이렇게 해서 시작 됐습니다."
장목사가 고민상담을 하게 된 또 다른 아픈 이유도 있다.
[장상태목사/좋은우리교회]
"제가 가정이 좀 안정되지 않은 가정에서 성장을 했고 고등학교 때도 지금 생각하면 우울증을 앓았던 것 같아요. 잠을 잘 못 자고 방 주변에 떨어질 만한 물건은 다 줄에 묶어놓고 자기도 하고 또 부모님에 대한 반감도 굉장히 많았고 그렇게 하다가 하나님을 아주 깊이 만나는 계기가 있었어요. 고등학교 2학년때 수련회 가서 저의 모든 죄를 하나님이 다 보여주셔서 정말 회개 많이 하고 그리고 집에 와서 이제 어머니를 안아드리고 나도 정말 새 사람이 되어야 되겠다. 고등학교 때 이렇게 결심을 하면서 내 생을 하나님께 좀 드려야 되겠다. 이렇게 고백하고 목회에 관한 비전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리고 장모님이 제가 결혼했을 때 중증 우울증에 걸리셨어요. 그때 장인어른 돌아가시고 나서 집에서도 자살 시도도 한 번 하시고 굉장히 믿음이 좋은 권사님이세요. 새벽 기도 지금도 나가시는데 우울증이 이제 마음의 병이라고 보통 마음의 감기 이렇게 표현을 하죠. 중증 우울증 때문에 많이 고생을 하시고 저도 많이 케어를 했고 거기에 대해서 공부도 좀 하고 상담 자격증도 받고 했거든요. 그런 복합적인 요소들이 상담사역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죠."
지금까지 파라솔처치를 찾은 내담자는 150여명.
이 가운데 절반정도는 이미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들.
파라솔처치는 생명을 살리는 중요함도 있지만 더 나아가선 선교적 역할이기도하다.
[장상태목사/좋은우리교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굉장히 역사적으로 발전한 시대이고 문명도 굉장히 발전한 우리 시대를 살고 있지만 그늘에 신음하고 있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우리 교회가 이런 어려운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주고, 또 이야기를 함께 나누면서 마음의 위로가 되어줄 수 있는 교회가 되기로 계속 기도를 하고 있고요. 이 사역은 또 많은 어려운 분들에게 또 도움을 줄 수 있고 또 하나님의 사랑을 알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는 사역이라 생각을 합니다."
어느 날 고민을 털어놓기 위해 파라솔 상담소를 찾은 박순여씨.
순여씨는 전도를 위해 장목사로부터 상담교육과정을 마쳤다.
[박순여/경기도 고양시]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대화가 기본이잖아요, 그래서 대화를 먼저 배워보고 싶었어요. 대화하는 노력, 그런 지혜를 얻고 싶어서 상담 방법을 통해서 전도하는 방법이 있다고 해서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일 것 같아서 먼저 교육을 자청했습니다. 이 훈련을 통해서 듣는 것부터 배우기 시작하는 거죠, 그리고 어떻게 듣고 그 사람의 말에 공감하는 그런 거를 배워보는 시간이 있어서 저는 과정에서부터 먼저 그 회복이 됐던 것 같아요. 그리고 자녀들한테도 그걸 적용해 보고 조금 씩 조금 씩 나아져 가고 있어서 정말 좋고 이런 부분들을 앞으로 전도에 적용해 보고 싶어요."
젊은 시절부터 전도하기를 좋아한 시각장애인 조천례씨는 상담교육을 받고 전문 상담사를 꿈꾸고 있다.
[조천례/경기도 고양시]
"제가 젊은 시절부터 전도하는 것을 엄청 좋아했어요. 그런데 제가 시각 장애가 있다 보니까 거리에서 전도하는 일이 불편했는데 장상태 목사님이 펼치시는 대로 배워서 지금 우리 교회가 이전 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이전하게 되면 새로운 교회에 가서 상담을 하고 싶어요. 제가 시각 장애인인데도 이렇게 상담을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너무 감사하고요. 전도를 통해서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리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장목사로부터 일정 기간의 상담교육을 받고 파라솔처치를 시작한 목회자들도 있다.
이처럼 새로운 선교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파라솔 처치.
파라솔처치는 오고가는 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며 작은 행복을 전한다.
[김순희(가명)/경기도 고양시]
"고민을 마음 놓고 털어놓을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그냥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좋았습니다. 이런 얘기를 들었어요. 자기 마음을 알아주는 한명만 있어도 자살을 안 한다고 하고 그 힘든 고비가 많으니까 이런 게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오늘 화정역에 온 거 행복했습니다."
도심 속 외로운 이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장상태목사는 아파트 봉사회에 가입해 다양한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조지연소장/경기도 파주시 한빛마을6단지관리사무소]
"처음엔 우리 아파트 입주민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우리 단지 상가 내에 있는 교회 목사님이시더라고요, 목사님께서 뭐 도와드릴게 없느냐고 먼저 제안을 해주셔서 아파트 봉사회와 MOU를 체결하고 다양한 봉사활동을 함께 해주시고 계세요. 목사님이 저희 아파트에 노력 봉사로 많은 기여를 하고 계십니다. 뜸 치료, 장수사진 촬영, 어르신 생일잔치, 아파트 내 청소 등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봉사를 해 주셔서 상당히 고맙게 생각을 해요."
최근엔 아파트상가 관리비 정산까지 모든 일을 솔선수범해 하고 있는 장상태목사는 다양한 봉사활동과 함께 도심 속 외로움에 지친 사람들을 위해 파라솔 처치를 계속해서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한다.
[장상태목사/좋은우리교회]
"지금까지 해오던 상담사역을 열심히 계속해서 이어갈 계획입니다. 왜냐하면 하면 할수록 지금 도시 안에 힘들어하고 또 외로워하고 누군가가 "내 얘기를 좀 들어 주세요"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보입니다. 근데 다가가서 한 번 물어봐주고 안부를 한번 여쭤봐 주고, 한 번 얘기를 들어준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고 고마운 분들이 많이 계시고 특히 요즘 불특정 다수를 향한 범죄가 일어나는데 그분들도 잠깐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 마음에 많은 위로와 힘을 줄 수 있고 자신의 분노와 또 잘못된 계획들을 수정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파라솔 처치는 도시에 그늘진 곳에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큰 위로와 도움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좀 더 나아가서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통로가 된다고 믿습니다."
[영상기자 / 최내호, 영상편집 / 김다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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