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차는 남편, 팔 할퀴었다면‥"정당방위, 폭행죄 처벌 안 돼"

이유경 2023. 9. 6.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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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남편에게 폭행을 당해 허리뼈가 부러진 아내가 이 과정에서 저항을 하다 남편의 팔을 할퀴었다면, 이 아내도 폭행으로 처벌해야 할까요?

수사기관이 실제로 아내에게 폭행 혐의를 적용했는데, 헌법재판소가 그 처분은 기본권을 침해한 거라며, 취소하라고 결정했습니다.

어떤 의미인지, 이유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아침부터 벌어진 부부싸움.

9시 4분, 남편은 112에 "여자가 나가지 않고 행패 중"이라고 신고했고, 6분 뒤 아내는 "남편한테 폭행당했다"고 119에 신고했습니다.

부부는 서로 상대방이 "밤새 게임을 한 뒤 행패를 부렸다"고 주장했습니다.

부부만 알고 있던 진실은, 아내가 그 상황을 녹음한 파일에서 실마리가 잡혔습니다.

남편이 "나가"라고 소리치고, 무언가 철제물건을 던지는 소리가 난 뒤, 아내가 "내 몸에 손대지 말라", "발로 차지 말라", "오지 마"라고 비명을 질러댄 겁니다.

남편은 "아" 짧은 비명을 한 번 질렀습니다.

아내는 허리뼈가 부러져 4주 치료를 받았고, 남편은 팔에 긁힌 듯한 상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쌍방폭행이었다며, 남편에게는 상해죄를, 아내에게는 폭행죄를 각각 적용했습니다.

모두 범죄가 경미하다며 재판에 넘기지 않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지만, 아내가 할퀸 것도 폭행이라고 본 겁니다.

헌법재판소가, 검찰 처분이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며, 아내에 대한 기소유예를 취소하라고 결정했습니다.

남편이 일방적으로 폭행한 것으로 보이고, 아내가 남편을 할퀸 것은 최소한의 정당방위로 봐야 한다는 겁니다.

[김석진/변호사 (아내 측 변호사)] "정당방위나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면밀히 검토를 해서 억울한 피해자가 없게 하라는…"

헌재는 위법한 공격에서 자신을 보호하려고 폭력을 썼고, 새로운 적극적 공격이 아니라면 정당방위라고 밝혔습니다.

'묻지마' 범죄 등 일방적인 폭력에 저항한, 소극적인 폭력은 정당하다는 기준을 제시한 것이라고 이번 결정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영상 편집 : 이지영 / 삽화 CG : 하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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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편집 : 이지영

이유경 기자(260@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22283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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