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위한 인상인가"…택시비 올렸지만, 기사 수천 명 짐쌌다
이번 이슈는 택시 관련 소식입니다. 지난해 10월 정부가 택시 대란 대책 내놓고, 2월부터 서울 택시 기본요금, 3800원이던 게 4800원이 됐죠. 서울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올랐습니다. 요금 올린 취지는 이렇죠. 밤늦게 택시 안 잡히는 택시 대란 막고, 택시 기사들 처우 개선하자는 거였습니다.
7개월 지났는데 성적표는 어떨까. 대란 수준은 아니어도 여전히 밤에 택시 잡기 힘들다는 시민들 목소리가 많습니다. 택시 기사들 처우 문제는 여전히 나쁩니다. 일단 택시비 비싸지면서 찾는 사람이 줄었습니다. 거기에 회사에 주는 돈 늘었죠. 기름값 올랐죠. 결과적으로 택시 업계가 쪼그라들고 있습니다. 정부가 택시 대책 내 놓은 뒤 전국 법인 택시 기사 2900명이 줄었습니다. 지방에서는 도산하는 택시 회사들도 나옵니다.
신진 기자가 자세히 설명해 드립니다.
[기자]
서울 법인 택시 기사 김종언 씨, 몇 달 전까지 하루 12시간씩 한 달에 20일 일하고 185만원을 받았습니다.
이제 똑같이 일해도 그만큼 벌기 어렵습니다.
회사가 임금 체계를 바꿨기 때문입니다.
서울시는 요금을 올리며, 택시 회사들에 '기사에게 받는 기준금을 최소 6개월 동결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협약 기간이 지나고 회사들이 기준금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김종언/서울 법인택시 기사 : 택시 요금 오른 것으로 기사에게 가던 돈의 25만원 정도를 회사가 취하기 시작한 거죠. (기본급을 받으려면) 하루 12시간 (한 달) 26일을 일해야 합니다. 중노동이죠.]
다른 법인 소속 기사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기준금을 매일 2만원 더 내야 하는데, 기본요금이 올랐어도 이만큼 더 벌지는 못합니다.
[서울 법인택시 기사 : 코로나 19 이후로 회식도 길게 안 하고 (오후) 10시만 되면 일찍 집에 들어가시니까요.]
사정이 이렇다보니, 그만두는 기사가 많습니다.
정부가 '요금 인상'을 예고했던 지난해 10월 법인 택시 기사는 7만 3000여 명이었습니다.
지난 7월에는 7만 100여명, 매달 수 백 명이 줄었습니다.
회사들도 수익을 내기가 어렵기는 마찬가지라고 주장합니다.
서울처럼 요금을 1000원 인상한 부산에선 지난 6월 45년 된 택시 회사가 폐업했습니다.
[김경현/부산 폐업 업체 대표 : 차량 가격이라든지 보험료, LPG 가격, 최저임금 등이 계속 상승하고 있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사정이 나아졌다는 쪽은 없고, 심야 택시란도 해소 안 된 상황.
[조연우/서울 용강동 : 택시가 잘 안 잡히더라고요. 길게는 한 시간도 기다려본 적 있었던 것 같아요.]
누구를 위한 요금 인상이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영상디자인 : 배장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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