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아세안 밀착 … 尹,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 제안

박윤균 기자(gyun@mk.co.kr) 2023. 9. 6.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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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컨벤션센터(JCC)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윤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의 밀착을 재촉했다. 안보·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형성되고 있는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에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든든한 우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세안 국가들은 천연자원과 제조단지, 소비시장 등 측면에서 미래 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이를 위한 윤 대통령의 첫 제안은 한국과 아세안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의 격상이다. 윤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내년도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35주년을 맞이해 양측 간 관계를 격상하는 안을 제시했다. 회의에 참석한 아세안 각국 정상들은 윤 대통령의 제안에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현재까지 아세안의 11개 대화 상대국 중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국가로는 중국, 호주, 미국, 인도가 있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의 격상을 통해 정부의 아세안 특화 지역정책인 '한·아세안 연대구상(KASI)'의 주요 성과를 공유하고 지난해 제시했던 한·아세안 연대구상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이 회의에서 저는 한·아세안 연대구상을 말씀드린 바 있다. 지난 1년간 한·아세안 연대구상이 8개의 중점 과제를 식별하고, 협력의 외연을 확장해 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한·아세안의 공동 번영을 향해 함께 나아가자"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한·아세안 연대구상이 아세안 중심성과 'AOIP(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근간으로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국 정상들은 이날 'AOIP' 협력에 관한 한·아세안 정상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경제 분야 협력과 지원뿐만 아니라 국방, 방산, 사이버 안보, 마약, 테러 등 초국가범죄 대응을 위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 국가들의 해양 법 집행 역량을 지원하고 아세안과 연합훈련 공조를 확대하면서 해양 안보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과 보건 분야에서도 아세안과의 협력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아세안 메탄행동 파트너십'(2023~2026)을 통한 우리나라의 아세안의 기후변화 대응 지원과 백신 생산, 치료제 개발 협력 등으로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 기여 등의 글로벌 위기 대응 방안 등이 제시됐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만나 아세안과 한·일·중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아세안+3 협력의 방향에 대해 윤 대통령은 △회복력 강화 △미래 혁신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라는 세 가지 관점을 제시했다. 회복력 강화와 관련해선 식량위기 대응을 위해 올해 아세안+3 비상 쌀 비축제(APTERR)에 쌀 4500t을 공여하고, 향후 공여 물량을 계속 확대해나갈 계획을 밝혔고, 미래 혁신을 위해선 아세안 역내 전기차 생산 기반을 구축하고 공급망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아세안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전했다. 그동안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던 미래 세대 투자에 대해선 오는 12월 열릴 아세안+3 과학영재 학생캠프와 정부 초청 장학사업(GKS) 등을 통한 인재 양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은 한·일·중 정상회의의 의장국이자 아세안+3 조정국으로서, 일본 및 중국 정부와 긴밀히 소통할 예정이라며 한일 관계 개선을 통해 한·미·일 3국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연 것과 마찬가지로 한·일·중 3국 협력의 활성화는 아세안+3 협력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은 앞서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일·중 3국 협력 활성화는 아세안+3 협력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며 "아세안+3가 함께 힘을 모은다면 아세안은 물론,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예정된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의장국이자 아세안+3에서 3국을 대표하는 조정국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적극 수행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자카르타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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