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의 매직?… "소각으로 이어져야 진정한 주주환원"

이윤희 2023. 9. 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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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부터 이어진 '박스권' 증시에서 최근 상장사들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부양을 노리고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상장사의 유동주식수는 2010년 대비 현재 87%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기업의 순이익은 54% 증가했지만, EPS는 35% 증가에 그쳤다"면서 "자사주 매입 여부도 중요하지만, 소각 여부도 주주환원이익 측면에서는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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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여름부터 이어진 '박스권' 증시에서 최근 상장사들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부양을 노리고 있다. 외국계 금융사도 자사주 매입이 활발한 국내 기업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두번째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애경의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55.7% 상승했다.

전날 애경산업은 임재영 대표이사가 주주 가치 제고와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1000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임 대표이사는 지난해에도 자사주 8000주를, 올해 3월에도 1000주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지난달 10일 KT는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325만주를 소각키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는데, 하루 만에 11% 급등한 바 있다. 같은 달 3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스튜디오미르도 당일에만 7% 급등했다.

자사주 매입은 회사가 자기 주식을 매입함으로써 주식의 유통 물량을 줄여 주기 때문에 대개 주주친화정책의 일환으로 이해된다.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할 때는 총 발행주식수가 줄어 주당순이익(EPS)이 늘어나므로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효과가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아시아 기업 가운데 자사주를 매입하는 기업의 비중이 20년래 최대치에 달했다며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인 주식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BoA는 "1990년 1월 이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아시아 주식은 자사주 매입 규모가 큰 기업이 주가도 시장을 웃도는 경향을 보였다"며 우리나라 기업 중에서는 사업 구조가 안정적이면서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는 CJ제일제당과 이마트를 추천했다.

국내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은 아직 선진국보다 소극적인 편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국내 기업의 발행 주식 수 대비 보유 자사주 비율은 3%로, 2018년 2.7%를 저점으로 상승했지만 그러나 KRX100 기업 중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기업 수 비율은 지난해 19%, 올해 5월 기준 12%에 불과해 다른 선진국 증시에 한참 못미친다.

그리고 제대로 된 주주환원을 위해서는 외국에서처럼 자사주 소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상장사의 유동주식수는 2010년 대비 현재 87%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기업의 순이익은 54% 증가했지만, EPS는 35% 증가에 그쳤다"면서 "자사주 매입 여부도 중요하지만, 소각 여부도 주주환원이익 측면에서는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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