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운지] 다시 3%대로 오른 소비자 물가...추석 앞두고 과일값 폭등

YTN 2023. 9. 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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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함형건 앵커

■ 출연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운지]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주요 경제 이슈,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과 짚어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그동안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는가 싶었는데 다시 상승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한 달 사이 오름폭이 상당히 큰 것 같아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인철]

맞습니다. 아마 소비자가 체감하는 두 곳일 거예요. 주유소 가보면 일주일마다 100원씩 올랐네라는 거. 그러니까 국제유가가 지난 7월 중순부터 가파르게 올랐어요. 그런데 우리가 6월, 7월 물가상승률 2%를 보게 한 가장 큰 원인이 국제 에너지가격이 많이 떨어졌었어요.

그런데 그게 지금 7월 중순부터 불안하니 당연히 8월 물가에 반영됐겠죠. 여기에다가 아마 올해 사과는 한우보다 먹기가 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격이 일주일 간격으로 제가 진짜 재래시장을 가보니 박스당 1만 원씩 오르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국제유가 상승, 여기에다 농수산물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에 8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에 비해서 3.4%. 한 달 만에 거의 1% 넘게 뛰었거든요. 이런 일은 굉장히 유례가 없습니다. 왜냐, 국제유가는 워낙 물가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는 하지만 농수산물 가격은 아무리 많이 뛰어도 물가에 미치는 비중이 상당히 낮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개별품목으로 들어가 보면 1년 전과 비교하면 과일 가격은 13% 넘게 올랐어요. 한 달 전과 비교하면 두 자릿수 올랐습니다. 특히 사과가 30%, 농축수산물 가운데 1위고요. 1년 전과 비교한 가격이에요. 그리고 복숭아가 23%, 고구마가 22% 올랐어요. 그동안 우리가 걱정했던 게 비 많이 와서 채소류 막 짓물렀네라고 했는데 채소류는 가격이 좀 내렸어요.

문제가 뭐냐. 과일류는 1년에 한 번 수확해요. 이 한 번 수확한 것을 가지고 1년 내내 먹고 내년 햇과일 나올 때까지 이거를 저장해서 먹어야 되는데 채소는 기간채소부터 시작해서 하우스 재배를 하기 때문에 1년에 수차례 재배가 가능합니다. 날씨만 좋으면 생산량이 회복되면 수요, 공급을 맞출 수 있다는 거거든요. 그래서 가계부담이 컸던 과일 가격 그리고 에너지 가격 이 두 가지가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또 하나 숨은 게 더 있는데요. 바로 공공요금이에요. 지금 가계부담이 큰 게 전기, 가스요금. 전기료가 무려 25% 올랐습니다. 그리고 지역난방료가 33% 올랐어요. 그러다 보니 8월 물가에 정말 소비자들이 반드시 지출해야 할 항목들이 굉장히 조목조목 포진하다 보니 물가상승폭, 체감 상승폭이 더 큰 겁니다.

[앵커]

유가와 과일을 비롯한 농산물 가격 그리고 공공요금 요인도 지적해 주셨는데. 그럼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가 짚어보겠습니다. 국제유가 같은 경우에는 지금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가 연말까지도 감산기조를 계속 가져가겠다. 그렇기 때문에 좀 심상치가 않은 것 같습니다.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다, 이런 우려가 나오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이인철]

맞습니다. 국제유가라는 게 우리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거든요. 사우디는 일단 산유국의 맹주. 여기다가 비산유국이지만 오펙플러스도 러시아예요. 합작이 맞아서 하루에 130만 배럴 그동안도 감산을 해 왔는데 더 연장하겠다는 겁니다.

이 소식 때문에 뉴욕의 유가가 8일 연속 올랐습니다. 서부 텍사스산 선물 가격은 86달러를 돌파했고요. 또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이미 90달러를 넘어섰거든요. 그런데 더 걱정되는 게 러시아와 참전을 하게 되면 난방유 가격은 겨울철 수요가 굉장히 많거든요. 그럼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특히 우리는 주로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을 수입하는데 현물도 지금 배럴당 89달러예요. 이게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습니다. 이게 지금 아직 다 반영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차를 두고 물가에 반영되다 보니 아마 휘발유 가격은 오늘이 가장 저렴하다. 아마 하반기 물가의 최대 변수가 뭐냐? 물론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요.

예를 든다면 전기, 가스요금이라든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조금 더 연장한다든가 이런 내부적인 수요를 어떻게 하면 피해를 덜 보게 하는 것을 우리가 할 수 있겠지만 국제유가의 상승은 우리가 막을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하반기 최대 물가의 보내 수는 뭐냐. 바로 국제유가를 꼽는 게 일순위입니다.

[앵커]

국제유가를 주시해 봐야 되고. 과일 가격은 이미 무섭게 오르고 있는데 사과 등을 중심으로. 이달에는 더 오를 거라고요? 어떻게 예측되고 있습니까?

[이인철]

한국농촌경제원이 더 오를 것이다, 9월에도 사과, 배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과일들이 더 오를 것이다라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는데요. 실제로 사과 홍로 10kg짜리 도매가격입니다. 이게 소매가격이 아닌 도매가격이 7만 원대, 7만 원에서 7만 4000원인데 1년 전 가격이 2만 8000원대예요. 그러니까 2~3배 이상 올랐다는 얘기고요.

배도 마찬가지입니다. 신고배 15kg 가격이 5만 1000원에서 5000원대를 형성하고 있는데 지난해는 3만 2000원대였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같은 폭으로 올랐다는 거고 그러면 젯상에 올리는 사과, 배만 올랐느냐. 그게 아니라 포도, 샤인머스켓 그리고 거봉 여기에다 젯상에는 안 올라갑니다마는 복숭아. 복숭아 가격도 엄청 올랐거든요.

이런 가격들이 전부 다 올랐는데 가장 큰 이유는 기상이변에 따른 생산량이 많이 줄었는데요. 지금 사과, 배의 경우에는 공히 20% 이상 생산량이 줄어서 우리가 과일 재배단지 경남, 이런 쪽에 침수피해 있습니다라고 했고 낙과 피해 있습니다라고 했는데 상품성도 떨어지는데 굉장히 제사상에 올려야 할 모양이 좋은 것들은 더 비쌀 수 있습니다. 1개에 아마 7~8000원, 1만 원 할 것 같아요.

[앵커]

이렇다 보니까 정부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물가관리대책을 내놨는데 공급물량을 많이 늘리겠다.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이인철]

그렇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추석명절 대책을 내놔서 아마 670억 원 정도 할인 판매 유지를 하고 물량만 해도 16만 톤이거든요. 가장 큰 규모로 해서 가격도 아예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5% 이상 저렴하게 공급을 하라는 게 대통령실의 지시였기 때문에 아마 지금 명절 앞두고는 조금 혜택은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제일 시급한 게 과일이에요.

앞서 사과, 배 같은 경우에 성수품을 중심으로 해서 일단 정부의 추산은 40~60% 저렴하게 할 수 있게 하겠다. 그리고 일본 때문에 수산물이 비상인데 명태, 오징어, 참조기의 경우에도 수산물도 최대 60% 할인해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또 전통시장에서 농수산물을 구입할 경우 현금 환급해 주는 행사까지 병행하겠다는 건데요.

그런데 정부가 매년 이렇게 일시적으로 공급물량을 확대하고 그리고 농축산물 할인쿠폰을 뿌리는데 정작 주위에 혜택 받으신 분들이 많지가 않아요. 홍보도 잘 안 돼 있고 어떻게 할인받지? 잘 모르시는 분들도 너무 많거든요. 그러니까 임박해서가 아니라 사전에 홍보를 통해서 진짜로 앱을 통해서 할인을 받는 건지 아니면 시장에 가서 뭘 요구해야 되는 것인지에 대한 어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배포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앵커]

어떤 할인 기회가 있는데 좀 더 찾아봐야겠네요. 정부는 10월 이후에는 그래도 물가가 다시 안정세로 돌아가지 않을까, 낙관적인 것 같습니다. 아까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국제유가라든가 지금 농산물 같은 경우도 가을 태풍이라든가 날씨 요인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인철]

일단 정부도 그렇고 한은도 그렇고 8월하고 9월은 불안한 건 맞다. 왜냐하면 9월은 모든 성수품의 수요가 굉장히 높아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8월과 9월은 국제유가도 그렇고 기상여건에 따른 농수산물 작황을 감안하게 되면 불확실성이 있지만 10월 이후에는 다시 한 번 2%대 물가를 보일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들고 있는 것이 근원물가예요. 에너지나 식음료를 제외한 근원물가의 경우에는 8월도 7월과 똑같습니다. 3.9%가 올랐거든요. 이것은 사실 동전의 양면처럼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데. 아직도 한은은 목표관리치의 2배 가까이 높네라고 보지만 봐라, 물가가 한 달 만에 1.1% 소비자물가가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변동성이 큰 외부요인을 제거하니 기조적인 물가는 둔화되는 추세가 맞다고 정부는 보고 있거든요.

그래서 아마 10월 이후, 특히 한은은 4분기에는 그래도 3% 내외의 물가가 등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어서 전반적으로 정부의 인식은 굉장히 물가안정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고 IMF도 내년 말 가면 2%내로 한은의 관리 목표치 안으로 들어올 것이다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앞서 제가 말씀드렸던 국내에서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 외의 것들이 너무 많아요.

국제유가도 그렇지만 지금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인해서 러시아가 굉장히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요지를 공격하면서 곡물 가격, 설탕 가격도 좀 불안하거든요. 여기다가 가스공사, 전력공사 적자 누적 때문에 하반기 남은 전기요금 인상해야 하는데 할 수 있느냐,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도 있어요.

지금 보면 유류세 인하 조치로 인해서 세수가 굉장히 줄고 있거든요. 그런데 상반기 내 걷힌 세수가 1년 전에 비해서 40조 원 넘게 덜 걷혔단 말이에요. 그런 걸 감안하게 되면 정부의 고민도 굉장히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세수가 많이 덜 걷혔는데 그러다 보니까 정부가 내년도 예산, 역대급 긴축기조를 가져갈 것이다, 예고를 이미 했죠. IMF가 이런 긴축재정에 대해서 지지하는 그런 의견을 발표했습니다.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인철]

일단 IMF가 왜 갑자기 연례회의를 했느냐. 매년 있는 회의예요. IMF는 매년 와서 2주 정도를 정부 주요 부처와 연례협의를 통해서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경제 펀더멘털을 조사를 합니다. 그걸 가지고 오늘 발표를 한 건데요. 2주 간의 연례협의 이후 발표한 것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정부가 지금 추진하고 있는 긴축기조 유지해야 한다, 이건 찬성한다는 거고요. 그리고 또 하나는 일각에서는 중국 경기 둔화로 봐서 올해 상저하고 전망은 물건너간 게 아니냐 했는데 일단 IMF는 올해 한국 경제, 1.4% 성장 가능하다. 상저하고 전망을 유지해 주고 있거든요.

그 근거를 보게 되면 어쨌든 IMF가 보고 있는 건 물가예요. 물가가 아직 채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가 빚을 내서 국채 발행을 통해서 경기 부양하는 건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아마 단기적으로 재정정책, 통화정책은 긴축기조가 맞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게 첫 번째고요.

두 번째는 경제성장률 1.4% 달성 가능하고 중장기적으로도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했는데 하반기에는 물가도 안정되고 반도체 산업이 회복될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는데. 그런데 외국계 증권사들의 경우에는 조금 달라요.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우리나라가 이미 상저하고는 물 건너 갔다. 지금 정부나 한은이 예상했던 중국 경제 회복에 따른 수출도 늘지 않고 있고 여기에다 반도체도 회복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올해는 1% 초반, 1.1%까지. 그리고 내년에도 1.9%예요.

그러니까 중국 경기가 여기서 더 안 좋아진다면 그 전망치는 더 내려갈 수 있기 때문에 조금 IMF와 정부의 시각과 조금 다른 차이점은 있습니다.

[앵커]

IMF는 사실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이렇게 입장을 내놓을 때 주로 정부 자료를 많이 참고하지 않습니까? 당국자를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고.

[이인철]

맞습니다. 여기서 제공하는 자료들이 대부분 한은이나 아니면 기획재정부가 갖고 있는 로데이터를 줘요. 그러면 로데이터라는 건 정부가 계산할 수 있고 앞으로 예측 가능성한 데이터이기 때문에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해서 아마 국가별 보고서를 만듭니다, IMF는.

그리고 난 다음에 조만간 전 세계 성장률 전망치, 국가별 성장률 전망치를 얘기할 때 그대로 반영이 돼요. 그럼 아마 올해 1.4, 내년 2.4라는 데이터가 나올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앵커]

어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2분기 우리 경제지표를 보면 설비투자 외에는 전부 다 부진했던 것 같아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정부는 이렇게 긴축기조를 가져가려고 하고 있지만 여기에 찬성하는 입장도 있지만 경제전문가마다 의견이 엇갈리는 것 같아요.

이럴 때일수록 정부가 오히려 돈을 풀어야 되는 것 아닌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이런 의견도 있고요.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이인철]

현 정부가 작은 정부예요. 정부가 나서서 돈을 지출해서 경기를 부양하기보다는 민간 성장 위주로, 그리고 경기가 어려워도 국가 빚을 내기보다는 거시건전성을 감안해서 가능한 한 각종 지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하고 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수가 너무 안 걷혀요. 종합부동산세 안 걷히죠, 법인세 안 얻히죠. 소비가 부족하니 부가세가 부족하다 보니 7월까지만 해도 43조 정도. 1년 전에 비해서 세금이 덜 걷혔어요.

만일 지난해처럼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이 세금을 걷는다 하더라도 올 연말 가면 50조 원에서 최대 60조 원까지 세수 결손이 발생을 합니다. 세수 결손은 메워야 돼요. 세수는 거의 70~80%가 하방경직성이 있어요.

거기에는 공무원 월급부터 시작해서 각종 복지재원들이 다 들어가 있는 거기 때문에 그건 메워야 되는 건데 세손 결손이 발생하면 6:4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나눠서 메워야 하거든요. 그런데 정부는 가능한 한 각종 기금이라든가 세계잉여금이라든가 불용예산을 활용하겠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동안에도 사실 세수가 덜 걷히니까 한국은행의 돈을 쌈짓돈처럼 100조 원 이상을 써왔어요. 그런데 그 돈은 사실은 공짜가 아니에요. 다 이자가 붙습니다. 각종 공자자금도 지금 올해만 해도 20조 원 가까운 이자가 발생을 해요.

특히나 외국환 평형기금을 활용하겠다고 하는데 물론 그동안 원달러 환율이 뛰다 보니까 달러를 시중에 팔고 원화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팔다 보니까 원화가 좀 많이 쌓인 건 맞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원화를 기금으로 활용하다 보면 정부가 세수 악화를 막기 위해서 이걸 활용하다 보면 나중에 외환시장이라는 건 변동성이 너무 커질 수 있거든요.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가 지금도 2%로 사상 최대인데 여기서 미국이 긴축을 조금 더 하게 되면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이때 대응하지 못할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건 동전의 양면이고 굉장히 어려운 시기이기 때문에 저는 올해와 내년 2년 연속 아마 1% 성장은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건 우리나라가 1950년대 전쟁 이후 처음 가는 길이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IMF를 겪었을 때도 그렇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그렇고 충격을 받아도 오뚝이처럼 일어났어요. 그런데 그러지 못하고. 이 얘기는 굉장히 저성장이 장기화, 고착화된다는 거거든요. 부모님들이 비상금 언제 쓰느냐. 가장 어려울 때 써요.

그러니까 저는 지금 물론 국채발행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적자 부채를 발행하게 되면 기업들의 이자비용이 올라가요. 그리고 대외신인도가 떨어집니다. 우리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어요. 그러나 우리는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50% 초반이에요.

아직 좀 여력이 있습니다. 대신에 중요한 건 뭐냐. 우리가 재정준칙을 아직 법제화하지 못했어요.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을 3% 이내로 조율하되 경기가 지금 안 좋지만 경기가 좋을 때는 돈을 걷었잖아요. 그런 여윳돈이 생기면 반드시 돈을 물게끔, 국가부채를 먼저 물게끔 해야 되는데 그때 되면 또 이유가 생겨요.

각종 SOC 사업부터 시작해서 예타 면제, 기간 산업, 선거 앞두고 있으면 지방산업으로 편성을 하면서 서로 예산을 나눠갖겠다고, 마치 남는 돈처럼 생각을 하는데 선진국의 경우는 재정준칙이 있기 때문에 남은 돈은 반드시 빚을 먼저 갚습니다.

그런 게 돼야 되는데 우리는 그동안 굉장히 막연하게 경기가 어려우면 추경 편성을 네다섯 번씩 했던 경우가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아마 IMF의 경우에도 긴축재정을 유지하라는 이유는 충분히 백번 공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경기부양을 위한.

왜냐. 경기가 어려울 때는 정부 재정투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취약계층이 가장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서 복지재원을 위해서라도 저는 국회 동의를 얻어서 최소한의 추경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예산 얘기를 했으니까 좀 더 해 보면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사실 분야마다 세부적으로 좀 더 정보가 공개되면 논의할 수 있겠습니다마는 큰 틀에서 보면 과학기술 분야의 연구예산, R&D 예산이 상당히 큰 폭으로 삭감됐습니다. 역대급인 것 같은데. 여기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같아요.

[이인철]

올해 31조에서 내년 한 25조 9000억 원 정도. 감소폭으로는 16.6%, 가장 많이 감소됐어요. 갑자기 왜? 정부의 이유는 이겁니다. 매년 관련 예산이 증액되기는 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거 하나. 또 하나는 짬짜미 예산. 그동안 너무 나눠먹기 식으로 사업만 난립했다. 그래서 예산을 삭감했다는 얘기인데. R&D 예산이 줄어든 건 1964년 이후 처음이고요.

IMF 때도, 금융위기 때도 사실은 이건 계속해서 연구 개발만큼은 미래성장 동력이니까 키우자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사실은 R&D 사업이 바로 투입해서 성과를 내온다? 이건 어불성설이고요. 왜냐하면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그동안에는 부동산을 통한 개발을 통한 성장은 굉장히 피해 왔는데 내년 예산을 보게 되면 오히려 지금 SOC 예산이 4.6% 증액이 됐어요.

그러다 보니 단기적으로 경기부양효과가 나는 SOC 예산은 증액하고 오히려 미래성장동력이라고 하는 R&D 예산은 축소한 게 아니냐 하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합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물론 짬짜미며 정부가 굉장히 과도하게 잘못됐다고 투입된 부분이 있다고 하면 손질하는 게 맞습니다. 그게 부분이고 전체가 아니기 때문에 R&D 예산 전체로는 굉장히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앵커]

미세조정은 필요할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큰 폭으로 삭감하는 것은 사실 5년, 10년을 바라보고 장기적으로 연구해야 되는 프로젝트도 많기 때문에 이렇게 되면 차질을 빚지 않을까 걱정되는 상황이긴 한데 좀 더 논의가 있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부분도 질문 드려보겠습니다. 최근에 가계대출 잔액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것도 심상치가 않은데. 부동산 시장 가격이 반등하면서 이른바 영끌족이 돌아왔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죠. 이 상황은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이인철]

저는 사실 이게 어느 한 부분의 잘못이 아니라고 봅니다. 일단 정부가 정책적으로 부동산 경착륙을 막기 위해서 각종 규제를 다 완화했어요. 지역규제 대부분 없앴어요. 강남 3구, 용산 제외하고 대출규제 풀었습니다. 분양, 청약 규제 다 대부분 완화했고 재건축 규제까지 완화했죠.

여기에다가 특례보금자리론이라는 소득이 없어도 사실은 최대 5억 원까지 최장 50년까지 대출해 줬단 말이에요. 그러다 보니 여기에 가장 실소유자들을 불안하게 했던 게 뭐냐. 현 정부가 지난해 8월 주택공급 로드맨을 발표하면서 향후 5년 동안 서울에 50만 호, 전국에 270만 호를 5년 동안 공급하겠다고 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첫해에 그래도 50만 호 정도는 공급이 돼야 하는데 착공 건수가 반토막이 났고요.

그다음에 인허가 건수가 30% 줄었습니다. 이러다 보니까 이게 바로 선행지표격인데 2~3년 후에 입주물량 줄어드는 거 아니야라는 우려 때문에 급해졌어요. 20~30대 영끌족은 한번 자산격차가 벌어졌던 걸 경험했기 때문에 이른바 포머증후군. 이번에 부동산에 올라타지 못하면 나만 또 한번 자산격차가 더 벌어지는 게 아니야라고 생각해서 가능한 한 대출을 받아서 하고 있거든요.

그중의 하나가 50년 만기 대출까지 원흉으로 지목되고 있는데 그건 잘못이 없어요. 50년 만기 대출 은행들이 50대, 60대까지. 그분들이 50년 살려면 100살이 넘어야 하는데 과도하게 집중하다 보니까 월별로 1조, 2조 원 이상 늘어난 건 맞거든요. 그런 건 맞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일단 판을 깔아줬다.

그 이후에 은행들이 춤을 췄고 그다음은 개인들은 조급해졌어요. 이 시기가 아니면 나는 또 한 번 우리나라에서는 내 생에 내 집 장만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거. 그리고 개인들도 보면 코로나 이후에 대출을 통해서라도 보유자금, 가계 잉여자금이 100조 원이 넘습니다. 그런데 이걸 빚 갚는 데 쓰지 않아요.

빚 그거 해 봐야 연 5~7% 정도 이자인데 이게 주식의 테마주 하나 투자하면 하루에 20~30%도 먹고 청약 잘하면 로또분양에도 당첨될 수 있는데 이런 생각 때문에 빚을 갚지 않고 여윳돈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이게 사실 가장 큰 불안요인입니다.

[앵커]

시장상황이 금리상황도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확실하지 않은데 이게 과연 바람직한지 걱정이 됩니다. 이달에 정부가 공급대책을 발표하겠다고 하는데 좀 더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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