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값 내기 싫어서? 캐나다 뉴스 끊은 메타, 유럽서도 서비스 축소

메타 "영국 등서 '페이스북 뉴스' 종료 예정"
캐나다처럼 뉴스 게시 및 공유 차단은 아냐

페이스북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가 연말부터 영국·독일·프랑스에서 뉴스 서비스를 축소한다고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페이스북에서 뉴스를 아예 볼 수 없게 되는 건 아니고 메타가 뉴스 콘텐츠만 모아 둔 전용 페이지를 없앤다는 방침이다. 뉴스를 소비하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이란 게 메타의 입장인데 언론사에 뉴스 유통 대가를 지불하지 않기 위한 조치란 해석이 나온다.

메타는 이날 뉴스룸을 통해 "세 국가에서 12월 초부터 페이스북 뉴스 전용 섹션을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며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더 집중적인 투자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는 2019년 언론사 뉴스를 선별해 보여주는 '페이스북 뉴스'라는 이름의 별도 섹션을 신설했다. 페이스북 뉴스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서비스돼 왔다.

메타는 "뉴스는 전 세계 이용자들이 페이스북 피드에서 보는 전체 콘텐츠의 3% 미만을 차지한다"고 했다. 이용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별도 페이지를 없애는 것뿐이란 뜻이다. 그러면서 유럽 세 국가에서 페이스북 뉴스가 폐지되더라도 언론사의 뉴스 페이지로 연결되는 링크를 공유하는 것은 지금처럼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테크업계에선 진짜 의도는 다른 데 있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메타는 유럽연합의 저작권 지침에 따라 현지 매체들과 자체 뉴스 서비스를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있는데 더는 계약을 이어가지 않기 위해서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이란 해석이다.

메타가 최근 캐나다에서 뉴스 서비스를 아예 접은 것을 감안하면 이 같은 분석에 더 힘이 실린다. 메타는 '온라인 플랫폼이 뉴스 콘텐츠를 게시하려면 현지 언론사와 뉴스 사용료 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이 6월 캐나다 의회에서 통과되자 지난달 캐나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뉴스를 보거나 공유할 수 없도록 차단했다. 이용료를 내라는 게 부당한 요구인 만큼 서비스를 접을 수밖에 없다는 게 메타의 항변이었다.

현재 미국, 뉴질랜드, 브라질 등에서도 비슷한 법안이 추진되고 있어 메타의 뉴스 축소나 중단 조치는 다른 나라로도 계속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말레이시아 규제 당국도 메타 등 온라인 플랫폼에 뉴스 사용료를 지불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논의 중이라고 이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