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폐암 피해자, ‘비흡연자’가 더 많았다
[앵커]
정부가 어제(5일) 가습기살균제 성분과 폐암 사이 연관성을 참사 발생 12년 만에 공식적으로 인정했죠.
이런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폐암 피해사례는 200건이 넘습니다.
KBS가 이 폐암 피해자들의 현황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흡연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진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두 자녀를 키우는 모은주 씨는 지난해에 폐암을 진단받고 폐를 부분 절제했습니다.
의심가는 건 16년전 사용했던 가습기 살균제.
평생 흡연한 적도 없고, 가족력도 없는 데다 두 자녀는 이미 가습기살균제의 피해자로 인정받았습니다.
[모은주/폐암 환자 : "(심사까지) 최소 2년에서 3년 정도 걸린다고 안내를 받았습니다. 몸이 안 좋은 상태에서 각 병원을 돌면서 오래된 자료들을 제가 스스로 모아서 접수할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모씨에 앞서 이미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폐암 피해를 인정해달라며 신청한 사례는 모두 206명.
KBS가 이 피해자들의 현황을 입수해 분석했더니 전체 폐암 피해자 206명 중 흡연 경험이 있는 사람은 94명인데, 한 번도 흡연한 적 없는 사람이 112명이었습니다.
일반적인 폐암 환자 중 직간접 흡연자가 80% 정도를 차지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납니다.
[임종한/인하대병원 교수/전 환경독성보건학회장 : "흡연과는 다른 원인으로 폐암 발생이 일어났다는 걸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라 볼 수 있겠습니다."]
남성과 여성 폐암 피해자 비율도 일반적인 폐암 환자 그룹과는 다릅니다.
폐암 피해자 중 131명은 이미 사망했습니다.
특히, 폐암은 10년 넘는 잠복기를 보이는만큼 앞으로 추가 피해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원식/국회 환경노동위원/더불어민주당 : "그동안 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은 피해자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이 분들에 대한 조사도 신속하게 빠르게 진행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폐암 환자가 가장 많이 사용한 가습기살균제 제품은 옥시 제품으로 80%가 넘었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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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기자 (hi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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