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북핵 관련 공세에 한덕수 "공부 좀 하라"
내각총사퇴 질문엔 "생각 없다"
6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새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 국책기관 연구진이 오염수 방류에 따른 영향이 미미하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가 인사조처를 당했다는 것이다. 여야는 이날 한미일 안보협력, 경제 운용 방향 등을 두고도 날선 신경전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내각의 총사퇴론까지 거론됐다.
◇성일종 "文 정부 '오염수 영향無' 논문 철회 압력·징계까지"=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한국원자력연구원 소속 연구진은 지난 2020년 10월 15일 원자력학회에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가 나왔을 때 우리 바다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는 요지의 논문을 발표했다.
성 의원은 "그런데 이 논문이 게재되니까 압력을 가해서 철회 요청을 한다. 2020년 11월 12일에 이게 철회된다"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취소 압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또 놀라운 것은 이 논문을 썼던 연구원이 인사 징계를 받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석에선 고성과 항의가 나왔다. 성 의원은 "이 논문이 필요하면 의원실로 보내드리겠다"며 "반일 감정에 편승해 정권 타도하려고 하는 것 내려놓으시라"고 응수했다.
한덕수 총리는 "모르고 있었으나, 만약 그러한 일이 있었다면 점검을 해 보겠다"며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거기에 규정이나 법의 위반 사항이 있다면 적절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덕수 "尹정부 들어 北核 도발 의지 꺾어"=한 총리는 이날 김경협 민주당 의원이 '한미일 동맹의 확장 억제 정책이 북한의 공격 의지를 꺾었냐'는 질문을 받고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은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북한이 계속 미사일을 발사하며 핵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한 총리는 이에 "의원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말 공부 좀 하라"고 일갈했다.
다만 '북한의 도발이 줄었냐'는 질문에는 "안 줄었으니 더 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도발을 일삼는 사람들 앞에서 한미일 협력을 통한 제대로 된 억지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로서는 정말 비극"이라고 했다.
윤석열 정부 1년 반 동안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문재인 정부 5년보다 많다는 지적에 "전 정부도 비핵화를 진전 못 시킨 것과 똑같다"며 "그렇기 때문에 억지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맞섰다.
◇민주 "'소주성'폐기해 내수 위축"=한 총리와 김 의원은 경제 운용 방안을 두고도 설전을 벌였다. 김 의원은 "수출, 소득, 소비, 생산, 투자 중 문재인 정부 때보다 이 중에서 더 나아진 경제지표가 한 가지라도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한 총리는 "지난 5년간 (문재인 정부는) 400조원 넘는 빚에 의존했다"며 "그동안 국제금융 금리가 거의 0%였다. 그런 때와 금리가 7배 넘게 오르고 빚이 1000조원을 넘은 지금 상황과는 너무나 다르다"고 했다. 또 한 총리는 "어떻게 보면 지난 5년 동안 경제는 정말 무책임하게 운영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해 내수 소비가 위축됐고 외교 실패로 수출이 감소하자 재고는 쌓이고 생산과 투자가 줄어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아직도 원인을 제대로 못 찾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 총리는 "문재인 정부처럼 빚도 500조원쯤 얻고 인플레이션이 되든 말든 금리를 낮추면 된다. 하지만 저희는 절대 그렇게 하지 못하겠다"며 "(윤석열 정부는) 어려움을 견디고 중장기적으로 경쟁력과 생산력을 갖추고 재정이 건전한 나라를 이룰 것"이라고 맞섰다.
◇민주 "경술국치 날에 日과 군사훈련"=예비역 육군 대장 출신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경술국치일'에 한미일 해상훈련을 한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8월 29일 우리 해군과 일본 자위대의 이지스 구축함이 참여하는 한미일 해상훈련이 있었다"며 "무슨 날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한 총리는 "우리 경술국치일"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우리가 일본에 나라를 뺏긴 날인데 어떻게 일본 자위대의 함과 훈련을 하나"라며 "2월 22일에도 한미일 해상훈련을 했다. 일본이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조작하며 정한 다케시마의 날이다. 그걸 축하하듯 자위대 함과 훈련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두 날짜를 지적하며 "일본과 훈련한 날들은 역사적 배경이 있는 날인데 알고 한 것인가"라며 "부모 기일에 회식하나"라고 비판했다.
한 총리는 "우리나라의 힘이 약해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하면 국방력 확충을 위한 훈련과 무기 체계 정비를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을 각오해야 하는 하루"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최근 국제적 분쟁과 북중러 협력 강화 문제에 대해선 군에 있던 의원이 누구보다 위험성을 잘 알 것"이라며 "하루도 낭비하지 않고 우리나라도 국제적 차원의 군사협력 필요성을 계속 인식하고 힘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덕수 "사퇴 생각 전혀 없다"=한 총리는 자신을 비롯한 내각총사퇴를 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도 받았다.
김병주 의원은 "위기상황인데 윤석열 정부는 위기의식 없는 게 위기"라면서 "인적 쇄신밖에 길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내각이 총사퇴하는 게 어렵다면 총리만이라도 솔선수범해서 사퇴할 의향은 있느냐"고 다시 물었다. 이에 한 총리는 "의원님 말씀을 듣고 사퇴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김세희·임재섭·안소현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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