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아세안 지역구조 지지…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을” ['한·아세안' '아세안+3' 정상회의]

이현미 2023. 9. 6.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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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의 모두발언 협력 강조
캠프데이비드 후 3국 공조 새 시대
자유 진영 기반 인태전략 본격화
3국 안보협의체, 인태로 확장 의지
“한·중·일 협력, 아세안+3 도약 발판”
북·러 밀착 대응 대중메시지 힘실어
윤석열 대통령의 6일(현지시간) ‘한·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은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구상을 구체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지난해 처음 참석한 아세안 회의에서 우리의 ‘인태 전략’과 ‘한·아세안 구상’을 발표하며 한국의 대외전략을 국제사회에 알렸다면, 이번에는 안보, 경제, 글로벌 위기 대응 등 분야별 협력을 심화하며 구체적 성과 도출에 주력했다.
리창 총리와 악수 윤석열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윤 대통령은 앞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국제사회의 평화를 해치는 북한과의 군사협력 시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자카르타=뉴시스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과정에서 제기된 중국과의 갈등 우려를 완화하고 북·러 밀착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을 향한 메시지에도 이전보다 힘을 실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에서 개최된 한·아세안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지난해 이 회의에서 발표한) 한·아세안 연대 구상은 아세안 중심성과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에 대한 대한민국의 확고한 지지를 근간으로 한다”며 “지난 1년간 8개의 중점 과제를 식별하고 협력 외연을 확장해 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특히 지난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의 성과를 강조하며 3국 공조를 통해 자유 진영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 한국의 인태 전략이 더욱 본격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리창 중국 총리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자카르타=뉴시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협력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며 “한·미·일 3국은 아세안이 주도하는 지역 구조에 대한 전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각국의 인태 전략을 조율하고, 신규 협력 분야를 발굴해 나아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미·일 3국은 캠프데이비드 공동성명에서 “인태 지역의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을 반대한다”며 중국을 지역 내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를 저해하는 주체로 지목한 바 있다.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국가들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싸고 중국과 갈등하고 있다.

아세안은 인태 지역의 핵심 중 하나로 한·미·일 안보협의체의 협력 기반을 확장할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미국이 ‘쿼드’(QUAD: 미국·인도·일본·호주 안보협의체)를 통해 서태평양을,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협의체)로 서남아시아와 남태평양의 협력 기반을 구축했다면 한·미·일 안보협의체는 북태평양과 동아시아를 담당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인도네시아(현지시간) 자카르타 컨벤션 센터(JCC)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팜민찐 베트남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윤석열 대통령,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 리창 중국 총리.   자카르타=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러한 움직임에 적극 동참하며 그간 북핵 대응 등 한반도에 국한됐던 대한민국의 외교안보 무대를 인태 지역으로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한·아세안 협력기금, 한·메콩 협력기금 대폭 확대 등을 약속한 데 이어 올해는 경제 분야에선 △방산 협력 및 국방 당국 간 협의 확대 △사이버안보, 초국가범죄 대응 협력 강화 △퇴역함 양도 등을 통한 해양안보 협력 강화를, 경제 분야에선 △아세안 청년들의 인공지능(AI) 역량 강화를 위한 한·아세안 ‘디지털 혁신 플래그십 사업’(2024∼2028)을, 글로벌 위기 대응 분야에선 △한·아세안 메탄행동 파트너십(2026년까지 1900만불 지원) △백신 생산, 치료제 개발 협력 등 감염병 대응 지원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혔다.

그러면서 “올해 한·아세안 대화 관계 수립 35주년을 맞이해 양측 간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자”고 제안했다.

한국의 인태 전략의 과제이자 도전인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힘을 실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아세안+3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1997년 동아시아 외환 위기가 덮쳤을 때 아세안과 한국, 일본, 중국 3국 정상들은 함께 연대하고 공조해서 위기를 극복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며 “지정학적 경쟁과 기후 위기 등이 맞물린 복합위기를 헤쳐 나가고 성장의 중심을 지향하는 아세안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새로운 결의가 필요하다. 최근 한·일 관계 개선을 통해 한·미·일 3국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연 것처럼 한·일·중 3국 협력 활성화는 아세안+3 협력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러 정상회담과 전략 무기 거래, 이에 따른 동북아 정세 파장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중국의 역할이 역내 안정에 주요 변수로 꼽히는 만큼 앞으로 대중 관리 외교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협력 강화가 한·중 관계 성숙과 상충하지 않는다는 현 정부 원칙이 통하도록 중국을 설득하는 과정은 현 정부 인태 전략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자카르타=곽은산 기자, 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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