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몸집불려 추격하자… 삼성생명 `GA 인수`로 반격

임성원 2023. 9. 6.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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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험금융 'CS라이프' 거론
판매인력 늘려 CSM 확보 계획
[사진=삼성생명]

한화생명이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에서 몸집 불리기로 영업 조직 확장에 나서면서 삼성생명이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업황이 악화하는 가운데 판이 커진 GA 채널에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보험 시장 영업 환경 대응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계획하고 있다. 대면 채널에서 판매 인력 확보가 중요한 만큼 우량 GA를 인수하는 것을 우선으로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상반기 영업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우량 GA 인수와 함께 지분 투자 및 제휴 등을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전속 채널 중심으로 운영 중이었지만 GA 채널 영향력이 높아지는 만큼 업계 최고 수준의 대면 채널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삼성생명은 전속 설계사 약 2만1000명으로 비전속 채널까지 포함해 약 2만9000명의 판매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앞서 삼성생명은 GA 인수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해 다양한 GA와의 인수합병(M&A)를 추진해 왔다. 그동안 다수의 대형 GA와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표적으로 한국보험금융 산하 CS라이프 조직이 거론됐다.

삼성생명이 GA 인수전을 공식화한 건 한화생명이 일으킨 'GA 대형화' 바람이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생명은 최근 우량 GA 인수와 대규모 외부 투자 유치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화생명 GA 자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올해 1월 당시 업계 6위권인 피플라이프를 인수했다. 한화생명은 기존 거느린 한화생명금융서비스, 한화라이프랩에 이어 피플라이프까지 품으며 업계 내 독보적인 입지를 다졌다. 대형 GA 3곳을 운영하는 한화생명은 2만5000명이 넘는 보험설계사를 확보했다. 영업기관은 500여개를 갖추고 있다. 한화생명은 올해 들어서도 물밑에서 추가 GA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 5일 한국금융지주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자회사형 GA로서는 처음으로 투자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아 대규모 외부 투자를 받게 됐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현재 지분가치는 8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지난 2021년 4월 출범 당시 총자본 6500억원으로 시작해 2년 5개월 만에 지분가치 8000억원을 인정받게 된 것이다. 이번에 1000억원을 유치하면서 기업가치 9000억원의 회사로 약 40% 몸값이 뛰었다.

양사는 이번 투자로 종합금융서비스를 위한 전략적 협업에 나선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에 소속된 보험설계사가 한국투자증권 투자 상품을, 한국투자금융은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의 보험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실제로 한화생명은 GA 영업 조직 기반의 공격적인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 판매 등을 통해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을 매출 부문에서 앞서기도 했다. 지난 6월 한화생명은 상반기 초회보험료에서 약 235억원을 기록하며 삼성생명(209억원)을 제쳤다.

한화생명의 GA 자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도 지난해 4분기 약 8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첫 분기 흑자 달성을 한 이후, 올해 1분기 약 171억원, 2분기 약 208억원의 순익을 내고 있다.

삼성생명의 GA 조직 확장에는 보험계약마진(CSM)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CSM은 미래에 예상 가능한 이익을 현재가치로 평가한 금액을 의미한다. 보험사의 미래 이익 규모를 알려주는 지표로 올해 도입된 IFRS17(새국제회계기준)로 CSM 확보가 중요해졌다. 우량 GA 확보 등을 통해 판매 인력을 늘릴 수록 신계약 성장으로 이어져 CSM 증가에 유리할 수 있다. 삼성생명의 CSM은 지난 1분기 11조3045억원, 상반기 기준 11조9130억원으로 12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한화생명의 경우 상반기 기준 10조원대로, 삼성생명을 추격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출산·고령화로 종신보험 등 생보사 상품의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판매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GA 채널 확장에 주목하는 곳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삼성생명이 GA 영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GA 대형화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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