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권의 트렌드 인사이트] `사랑하는 자전거`와 하룻밤 보내세요
자신이 사랑하는 반려견, 반려묘와 하루라도 떨어지길 불안해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동반 숙박이 가능한 호텔, 펜션 등의 숙박시설들이 늘어나고 있는 게 최근의 트렌드다. 그런데 일본의 한 리조트 체인이 '반려 자전거'와 즐거운 동반 숙박 시스템을 갖춘 호텔을 등장시켜 화제다.
일본 최대 리조트 그룹인 호시노 리조트는 젊은 층을 위한 서브 브랜드 'BEB'를 런칭했다. 그 중 '자전거족의 성지'라 불라는 이바라키현에 위치한 'BEB10 쯔치우라'가 눈길을 끈다. 이 호텔은 자전거에 푹 빠져서 즐길 수 있는 호텔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BEB5 쯔치우라'는 호시노 리조트 최초의 기차역 내의 시설이다. JR 쯔치우라역 개찰구를 통과하면 바로 앞에 호텔 입구가 있다. 자전거를 테마로 한 호텔의 슬로건이 '중독성 자전거의 밤'일 정도로 자전거 매니아들을 열광시키는 시설과 컨텐츠들이 즐비하다.
전체 90개의 객실 중 15개를 차지하는 싸이클 룸은 '자전거를 즐기는 호텔'을 제대로 구현해 낸다. 자신의 자전거를 반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내에 자전거를 전시할 수 있는 랙도 있고, 자전거 전용 스포트라이트 조명도 갖췄다. 욕실은 통유리로 되어 있기 때문에 '반려륜(輪)'을 계속 보면서 샤워를 할 수 있다. 사이클 룸이 아니더라도 특별 스탠드도 대여 가능하다. 즉, 모든 방에서 반려륜과 함께 머물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 자전거를 끌어안고 침대위에서 잘 수 있게 특수 시트를 대여해주는 서비스 'Cycle on the Bed'까지 제공한다. 다소 엽기적이지만 실제로 많은 사이클리스트들이 인스타그램에 본인의 반려륜과 함께 자는 사진을 업로드하며 즐거워한다.
자전거에 미친 매니아들은 자전거를 보이지 않는 곳에 두고 밤을 보내는 것을 꺼린다. 자전거를 방에 넣어 놓고 세련된 조명으로 감상하고 안고 잘 수 있는 '사이클 룸'이 있다는 것은 매니아에게 폭발적 반응을 얻어냈다.
이 시설은 자전거 반입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복도는 자전거를 밀고 다니는 손님이 서로 지나갈 수 있을 만큼 넓다. 바닥은 긁힘 방지 소재로 만들어져 쇠장식이 장착된 자전거 전용신발도 잘 견뎌낸다. 당연히 엘리베이터는 자전거 4대를 실을 수 있을 만큼 크다.
자전거를 수리하고 관리하는 특수 도구가 있는 사이클 공간도 있다. 이곳은 사이클리스트들이 소통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수리하는 동안 다른 사이클리스트들과 소통하고 자전거에 대해 깊이 토론할 수 있는 사랑방 역할을 한다.
이 호텔은 이렇게 매니아들을 위한 시설과 장치들의 설치에 그치지 않고 관련 컨텐츠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한 콘텐츠 중 하나가 자전거에서 믹서를 돌려 스무디를 만드는 팬더 블렌더(Fender Blender)다. 원리는 매우 간단하다. 자전거 페달을 밟는 힘으로 믹서를 돌리는 것이다. 냉동 과일, 우유, 시럽을 블렌더에 넣고 약 30초 동안 페달을 밟는다. 스무디의 마무리가 페달을 밟는 힘의 강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흥미롭다.
또 다른 콘텐츠인 'Sunrise Scenic Cycling'은 말 그대로 일출을 보기 위한 컴팩트한 사이클링 활동이다. 동이 트기 전에 호텔을 출발하여 자전거를 타고 약 20분 정도 달려서 이바라키현의 가스미가우라 호숫가에 도착해 지역 특산물인 말린 감자와 커피를 즐기며 호수에서 떠오르는 아침 햇살을 보는 것이다.
역 건물의 시설 측면에서 본다면 다른 입주자와 협업할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강점이다. 실제로 역 건물 1 층에 있는 사이클 샵 'Le Saique'에서는 투숙객에게만 자전거를 대여하고 헬멧과 장갑을 무료로 빌려준다. 또한 역 건물에 있는 세 곳의 레스토랑에서 아침 식사를 선택할 수도 있다.
숙박료는 1박에 1만2000엔(약 11만원)이다. 자전거 3대 숙박이 가능한 싸이클 룸에 3명이 머무르게 되면 1인당 4000엔이면 충분하다. 반려견, 반려묘 시장이 비약적으로 커지고 있는 와중에 이 무생물 '반려륜'족을 흡입하는 기발한 비즈니스가 지속되고 성공하는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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