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고연전 빙구 프리뷰] 용호상박, 상대가 넘지 못할 빙산이 될 쪽은?
[STN스포츠] SPORTS KU 김수민·윤지수·이윤 기자 = 2022 정기전 스코어 4-1,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리의 뱃노래를 부르던 고려대 아이스하키부였다. 그들의 피와 땀이 담긴 노력이 붉은빛으로 발하는 순간이었다. 고려대는 기세를 이어가길 원하고, 연세대는 이를 뒤집기를 원한다. '2023 정기전 우승'이라는 정상에 호랑이가 또 한 번 올라설 수 있을까. STN X SPORTS KU와 함께 고려대 아이스하키부(빙구부)의 전력을 분석하고, 빙구 정기전의 관전 포인트를 알아보자.
■리뷰:호랑이와 독수리, 최근 세 번의 맞대결 올해 빙판 위 주인공은?
○[2022 정기전] 고려대의 가벼운 승리 / 스코어 4-1 (승)
1피리어드부터 3점을 득점하며 초반부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던 경기였다. 파워플레이의 기회 속 골문 앞 혼전 상황 끝에 얻은 강민완(체교19, HL안양)의 골을 시작으로, 김성재(체교20)의 날렵한 슈팅과 문진혁(체교19)의 단독 돌파로 깔끔한 득점이 이어졌다. 비록 2피리어드 때 김효석(연세대19)에게 빈틈을 허용해 1점을 내줬지만, 3피리어드 조현겸(체교22)의 강렬한 슈팅이 또 한 번 골망을 흔들며 경기는 마무리 됐다. 고려대의 골 결정력뿐만 아니라 숏핸디드 위기를 대처하는 견고한 수비 능력 또한 우세했던 경기였다.
김우영(체교07) 코치는 "정기전 직전에 연세대를 상대로 진행된 2022 KUSF 대학 아이스하키 U-리그(이하 U-리그) 3차전에서 3-0으로 승리해 선수들의 자신감이 오른 상태였고, 해당 경기의 흐름을 유지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라며 정기전의 승리 요인을 언급했다.
○ [2022 KUSF 대학 아이스하키 U-리그] 한 걸음 물러나 준우승을 차지한 고려대 / 스코어 1-3 (패)
정기전 이후 처음으로 양교가 다시 맞섰다. 큰 격차의 점수로 정기전에 패배한 연세대 선수들의 간절함이 통했던 경기였다. 1피리어드 장희곤(체교21)과 김동환(연세대20)의 득점으로 고려대와 연세대의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그러나 고려대는 2피리어드와 3피리어드 각각 1점씩 실점하며 격차를 따라잡지 못한 채 패배했다. 비록 2점을 허용했지만 경기를 하는 동안 고려대는 추격의 끈을 놓지 않고 득점의 기회를 꾸준히 만들어 냈다. 김우영 코치는 "경기 내용만으로 봤을 때 저희가 지면 안되는 경기였다. 골 찬스가 만들어졌을 때 선수들의 골 결정력이 약했다"라며 경기 과정을 따라오지 못한 스코어에 아쉬움을 표현했다.
○[2022 제77회 전국 종합 아이스하키 선수권 대회] 고려대의 패배 / 스코어 1-2 (패)
양교의 시즌 마지막 경기였다. 2피리어드 남기웅(연세대20)의 득점에 이어 강민완이 시도한 슈팅이 골망을 흔들며 1-1 동점 스코어를 만들어 냈다. 3피리어드 정호현(체교20)의 패스를 받은 이형석(체교20)이 퍽을 날렸으나 손에 접촉한 후 골문 빈틈으로 들어간 것으로 판정돼 득점 인정이 번복됐다. 이후 연세대의 추가 득점이 이어졌고, 고려대는 엠티넷 작전까지 진행하며 강렬히 추격했지만, 점수를 따라잡지 못한 채 패배했다. 손이 아닌 스틱에 고의성 없이 맞은 것이므로 고려대는 판정에 대한 부당함을 드러냈고, 준결승전에 기권했으며 시즌은 아쉽게 종료됐다.
김우영 코치는 "남은 경기를 기권하고 시즌이 종료된 후 유능한 1학년 선수들과 고려대 아이스하키부만의 색깔을 새롭게 맞춰 나가고 있다"라며 다가오는 정기전과 2023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더욱 예측이 어려워진 2023 정기전의 승기는 과연 누가 잡을 것인가.
■고려대 전력 분석
○Key Players
이름 김성재
생년월일 2001. 09. 09.
소속 체육교육과 20
신체 176cm/78kg
포지션 FW
등번호 71
출신학교 상모초 – 경희중 – 경기고
김성재는 훌륭한 골 결정력을 선보이는 포워드 괴물이다. 2022 시즌 동안 U-리그, 정기전, 종합선수권대회에서 한 경기도 빠짐없이 모두 득점했다. 특히 U-리그 첫 경기에서 광운대를 상대로 3골을 넣는 탁월한 실력을 선보였기에 2023 정기전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름 정호현
생년월일 2001. 10. 25.
소속 체육교육과 20
신체 180cm/81kg
포지션 DF
등번호 84
출신학교 길주초 – 근명중 – 경복고
정호현은 현재 고려대 아이스하키부의 주장으로서 경기뿐만 아니라 팀 자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또한 강한 중거리 슈팅에 장점을 지닌 공격형 수비수로서 남다른 두각을 보이는 선수이다. 올해 2023 IIHF 세계 선수권 대회 디비전1A에 차출되며 타고난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름 이형석
생년월일 2001.01.02.
소속 체육교육과 20
신체 181cm / 80kg
포지션 FW
등번호 19
출신학교 광남초 – 광운중 – 경복고
이형석은 특출난 상황 판단력을 통해 센터 포워드로서 팀의 공격 상황을 주도하는 에이스이다. 2021, 2022 시즌을 통틀어 3득점 5보조를 기록해 팀에 꾸준한 기여를 해 왔다. 현재 아이스하키부의 부주장으로, 후배 선수들을 동기부여 하는 정신적 지주이기도 하다.
○Korea's Strength – 굳센 단결 의지
고려대 아이스하키부는 '하키에 대한 마음가짐' 하나로 선수들뿐만 아니라 코칭 스태프까지 단단히 결속돼 있다. HUG AND GO, 무엇이든 안고 가자는 슬로건은 팀워크의 중요성을 나타낸다. 그리고 서로 누구보다 잘 아는 선수들이기에 경기에서 보여줄 수 있는 에너지 또한 유별나다. 특히 이들의 탄탄한 수비와 팀을 위한 희생정신으로 온몸을 이용해 방어하는 허슬플레이가 강점으로 작용한다.
○Korea's Weakness – 19학번 선수들의 부재
19학번 선수들은 2022 시즌동안 팀 내에서 의젓한 맏형들이었으며 경기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여줬다. 그중 강민완, 이민재, 김기완(이상 체교19, HL안양)은 모두 HL안양에 입단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들의 졸업으로 인한 주축의 공백은 고려대 아이스하키부를 강팀으로 유지하기 위한 발판을 새로 다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김우영 코치는 "졸업생의 실력을 신입생들이 얼마큼 메꿀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생각한 것보다 신입생들이 훈련을 더 잘 따라오고 있고, 남은 준비 기간 동안 부족한 점은 더욱 보완해 갈 것"이라며 23학번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연세대 전력 분석
Key Players
이름 배상호
생년월일 2001. 03. 04.
소속 체육교육학과 20
신체 175cm/75kg
포지션 FW
등번호 18
출신학교 경희초 - 경희중 – 보성고
배상호(연세대20)는 날렵한 스케이팅 능력으로 언제든지 골문을 위협할 수 있는 선수다. 특히 상대방이 공격권을 놓치는 실책을 유발해 퍽 소유권을 뺏는 플레이에 능하다. 2021, 2022 시즌 U-리그에서 각각 1득점 3보조, 2득점 3보조를 기록하며 팀 내에서 없어서는 안될 에이스로 경기에 크게 기여하는 인물이다.
이름 김동환
생년월일 2001. 05. 19.
소속 체육교육학과 20
신체 185cm/80kg
포지션 DF
등번호 27
출신학교 신도림초 - 경성중 – 경복고
김동환은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대인 방어에 능한 선수다. 또한 수비수임에도 불구하고 예리한 스틱 핸들링을 지녀 우수한 공수 밸런스를 갖췄다. 득점이 필요한 결정적인 순간에 큰 도움을 주는 인물이며 팀의 단합을 주도하는 든든한 맏형들 중 하나다.
이름 남기웅
생년월일 2001. 08. 03.
소속 체육교육학과 20
신체 188cm/92kg
포지션 FW
등번호 32
출신학교 근명중 – 경복고
남기웅은 강력한 원거리 슈팅을 통해 득점 기회를 만드는 데 유능한 공격수다. 2021, 2022 시즌 U-리그에서 3득점 1보조, 3득점을 각각 기록해 뛰어난 골 결정력을 입증했다. 또한 좋은 신체조건을 갖춰 상대로부터 퍽을 보호하는 것에 강하다.
○Yonsei's Strength – 우수한 개인 역량
김우영 코치는 연세대의 강점으로 전반적으로 우수한 개인 역량을 언급했다. "연세대 아이스하키부는 개인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모인 집합소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선수마다 지닌 뛰어난 기술 및 능력은 경기 중의 화려한 플레이로 구현된다. 이는 득점의 기회를 만드는 데에도 유리해 경기 흐름을 그들의 것으로 가져오는 것에 강하다.
○Yonsei's Weekness – 개인 역량에 못 미치는 팀플레이
앞서 강점으로 언급한 '우수한 개인 역량'의 연장선에 연세대의 약점이 존재한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선수들의 단합력보다 개인의 능력이 더 우세하다면, 팀플레이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아이스하키는 팀끼리의 견고한 단합력이 요구되는 단체 종목이기 때문에 팀의 단결력이 과소평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고려대 선수들의 든든한 배경, 감독·코치진
빙판 위에서 치열한 경기를 펼치는 선수들만큼, 펜스 밖에서 그들과 함께 경기를 뛰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지도자들이다. 김성민(경영96) 감독, 신소정 코치, 그리고 본인이 직접 뛰었던 정기전을 이제는 지도자로 함께 하는 김우영, 오세안(체교11) 코치까지. 고려대 아이스하키부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정신적 지주인 이들 역시 정기전을 맞이해 그 어느 때보다도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김성민
생년월일 1977. 05. 30.
출신학교 신명초 – 대청중 – 휘문고
경력
2000-2002 현대 오일뱅커스
2012-2013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코치
2015-2016 하이원 플레잉 코치
2016-2017 하이원 골리 코치&전력분석 코치
2018- 고려대학교 아이스하키부 감독
김우영
생년월일 1988. 06. 17.
포지션 디펜스
출신학교 민백초 – 중동중 – 중동고
경력
2009-2014 국가대표
2011-2015 안양 한라
2015-2017 대명 상무
2017-2021 대명 킬러웨일즈
2021- 고려대학교 아이스하키부 디펜스 코치
오세안
생년월일 1992. 05. 12.
포지션 포워드
출신학교 광운초 – 광운중 – 경복고
경력
2015 하이원 / 2016 대명 상무 / 2018 하이원
2019-2020 대명 킬러웨일즈
2020- 고려대학교 아이스하키부 포워드 코치
신소정
생년월일 1990. 03. 04.
포지션 골리
출신학교 석수초 – 강북중 - 혜화여고
경력
2016-2017 뉴욕 리베테스
2017 제8회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2018 제23회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2020-2021 대명 킬러웨일즈 코치
2021-2022 여자 대표팀 코치
2021- 고려대학교 아이스하키부 골리 코치
■고려대는 어떻게 정기전을 준비하고 있는가.
○승리를 거머쥐었던 지난 정기전
2023시즌, 고려대는 정기전에서야 처음으로 연세대를 대면할 예정이다. 하반기에 시즌이 시작되는 아이스하키 특성상, 타 종목처럼 비정기전으로나마 연세대를 상대할 기회가 없었다. 마지막 대면이었던 지난 정기전. 선수들과 함께 승리를 거머쥔 지도자들은 여전히 득점수와 승패 너머의 경기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선수들을 발전으로 이끈다.
지난 정기전에 대해 감독과 코치진 모두 만족을 표했다. 준비했던 전술들을 완성도 높게 해내며 위기를 대처했던 선수들을 칭찬했다. 특히 신소정 코치는 김기완 골리의 플레이를 "완벽했다"고 언급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여전히 아쉬운 점은 있었다. 3년 만에 재개된 정기전이었던 만큼, 대부분의 선수들이 정기전 경험이 없어 페널티가 잦았던 점에 이들은 아쉬움을 느꼈다. 특히 김우영, 오세안 코치 모두 페널티 킬링을 성공해 내지 못했던 바를 아쉬운 점으로 언급했다.
○2023 정기전, 'Back to Basic'!
그렇다면 올해는 어떻게 경기를 준비하고 있을까. 김성민 감독은 불변의 진리인 '기본기'에 중점을 두면서도, 강화 훈련 기간 동안 포지션별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전했다. 타 종목과 달리 포지션별 코치를 두고 있는 아이스하키의 특성을 살렸다. 오세안 포워드 코치는 '창의성'과 '템포', 김우영 디펜스 코치는 '탄탄함'과 '유연함', 신소정 골리 코치는 '안정'에 초점을 두었다. 특히 골리의 경우, 유학파 신소정 코치의 지도하에 아이트랙킹과 리바운드 컨트롤 등 선진 하키를 훈련했다.
김성민 감독과 코치진 모두 정기전의 특성으로 인해 선수들이 느낄 심리적 변화를 대비한 '마인드 컨트롤'을 집중해야 할 점으로 언급했다. 단 한 판으로 승패가 결정되는 단기전인 동시에 고려대 선수라면 모두가 꿈에 그렸을 무대인 정기전. 경기장을 가득 채울 학우들의 붉은 응원 물결이 선수들에게 일으킬 흥분과 긴장감 속에서도 부담감을 다스리고 '늘 하던 대로' 집중하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세 코치 모두 입을 모았다. 이어 김성민 감독은 "준비 과정과 경기 도중 일어나는 모든 과정에 진심과 최선을 다하고, 경기 후 결과를 마주하는 자세까지 생각하는 팀이 되도록 노력한다"고 전했다.
○Relationship & Culture
감독과 코치진 모두 고려대 아이스하키부의 '팀 문화'를 앞다퉈 자랑했다. 김우영 코치는 "빙판 위에서는 선후배 없이, 빙판 밖에서는 감독과 코치진까지 화기애애하게 지낸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세안 코치는 실력·훈련량·전술을, 신소정 코치는 끈기 있는 플레이를 칭찬했다. 하나의 단단한 팀이 된, 그야말로 '가족' 같은 고려대 아이스하키부가 보여줄 끈끈한 팀워크를 기대해 봐도 좋다.
■매일의 땀방울을 모아
일반 학생들이 하루를 시작하는 시각보다 조금 빠른 오전 8시 30분, 선수들의 하루는 시작된다. 라커룸에서 무장을 입은 선수들 사이로 코치진이 등장해 오늘의 루틴을 설명한다. 마지막 무장 점검을 끝낸 선수들은 하나씩 링크장으로 입장한다.
아침부터 에너지는 폭발적이다. 코칭 스태프의 지휘하에 25명의 선수들은 일사불란한 코스로 슈팅을 쏘고 막는다. 경기에서 마주할 상황들을 연출해 부분적 전술 훈련을 진행한다. 중간중간 선수들은 포지션별로 김우영 디펜스 코치, 오세안 포워드 코치를 향해 원을 그리고 앉아 코칭을 듣는다. 비교적 소규모인 골리 선수들은 신소정 골리 코치를 에워싸고 피드백을 전달받는다. 슛이 들어가는 가장 결정적인 순간의 '지배자'인 골리 들은, 골망이라는 비교적 좁은 반경 안에서 위험하고도 과격한 플레이를 구사한다. 이에 몇 배는 더 무겁고 촘촘한 그들의 무장 사이로 신소정 코치를 향한 집중의 눈빛이 흘러나온다.
오전 10시,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은 하나의 원으로 모여 스틱을 들고 하는 서로를 향한 인사로 훈련을 마무리한다.
고려대 아이스하키부의 훈련은 온 아이스(On-ice), 오프 아이스(Off-ice)로 나뉜다. 말 그대로 '온 아이스'는 빙판 위에서, '오프 아이스'는 빙판에서 내려와 하는 훈련이다. 차가운 링크장 위 '완전 무장'을 했던 선수들은 가장 가벼운 옷차림으로 바꿔 입고 체력 단련실로 모여 오프 아이스 훈련을 시작한다. 트레이너가 지휘하는 몸풀기 루틴이 끝나면, 선수들은 각자의 루틴에 맞춰 운동한다. 혼자만의 '고독한' 운동을 하고 있는 선수들이 있는 반면, 삼삼오오 모여 서로가 '치는' 무게에 곳곳에서 환호성을 터트리기도 했다.
오프 아이스 훈련은 전반적인 체력 증진을 목표로 한다. 아이스하키부의 트레이닝을 전담으로 맡고 있는 최광민 트레이너는 "상〮·하체 전체적으로 훈련을 하지만 스케이트를 탄다는 점을 고려해 하체 운동량이 더 많다"라고 전했다. 다만 상〮·하체 운동의 균형이 깨지지 않게끔 코어 운동도 포함해 통합적인 운동을 전개한다. 또한 폭발적인 에너지가 필요한 종목의 특성을 살려 근력 운동뿐만 아니라, 스피드를 가미한 파워 운동도 진행하고 있다. 부상을 입은 선수들은 트레이너가 따로 구성한 운동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정기전을 한 달도 채 안 남겼던 취재 당일, 최광민 트레이너는 '몸짱'을 묻는 말에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선수들 모두를 선정하며 "물이 올랐다" 평했다.
저녁 훈련은 오후 4시에 예정된 팀 미팅으로 시작된다. 선수들은 매일 촬영하는 비디오 속 기록에 따라 1조부터 4조로 나뉜다. 이 조들은 다시 하얀 유니폼(1, 3조)과 빨간 유니폼(2, 4조)으로 나뉘고, 배정된 팀을 기반으로 저녁 온 아이스 훈련의 5:5 대결이 진행된다. 선수들은 실제 경기를 방불케 하는 과격한 몸싸움을 해가며 치열한 경기를 펼친다. 저녁 8시가 넘어서야 휴식의 시간을 누리는 선수들은 오늘도 누구보다 가득 채운 하루를 보내며 매일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취재 도중 와세다대학교(이하 와세다대) 아이스하키부의 선수들이 본교 학생선수들의 훈련을 구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고려대와 와세다대는 매년 정기적으로 교류 경기를 해왔지만, 코로나19를 이유로 한동안 중단됐었다. 3년 만에 재개된 올해 교류전을 맞이해 취재 전날 한국에 도착한 이들은, 들뜬 모습으로 고려대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보고 있었다. 훈련장을 공유하며 함께 식사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양교 선수들의 모습은 '아이스하키'를 골자로 국경을 초월한 공감대의 힘을 실감하게 했다.
■PLAYER INTERVIEW
정기전을 앞둔 선수들은 저마다 어떤 각오를 다지며 훈련하고 있을까? 고려대학교 선수들 중 정기전 활약이 기대되는 최원호(체교20), 이윤석(체교21), 양정원(체교22), 문승민(체교23)를 만나 정기전 승리를 향한 열정 가득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원호
생년월일 2001. 01. 22.
소속 체육교육과 20
신체 176cm / 75kg
포지션 FW
등번호 20
출신학교 서현초-중동중-경복고
이윤석
생년월일 2002. 08. 04.
소속 체육교육과 21
신체 184cm / 85kg
포지션 FW
등번호 72
출신학교 광남초-광운중-경복고
양정원
생년월일 2003. 06. 13.
소속 체육교육과 22
신체 177cm / 74kg
포지션 DF
등번호 89
출신학교 보평초-중동중-경복고
문승민
생년월일 2004. 02. 28.
소속 체육교육과 23
신체 184cm / 74kg
포지션 DF
등번호 33
출신학교 매화초-근명중-경복고
SPORTS KU(이하 KU): 2023 정기전이 선수들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최원호(이하 원호): 4학년인 저에겐 고려대 학생으로서 추는 라스트 댄스로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뛰어야 하는 경기라고 생각해요.
이윤석(이하 윤석): 3년 만에 열린 작년 정기전에서 승리한 경험이 있어요. 이 경험을 토대로 저에게 두 번째인 올해 정기전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저희가 연세대보다 우위에 있음을 입증할 수 있는 경기예요.
양정원(이하 정원): 이번에는 작년보다 더 많은 역할을 가지고 팀 승리에 일조할 수 있게끔 노력해 와서 더 의미가 깊다고 생각해요.
문승민(이하 승민): 올해 정기전이 저에겐 첫 정기전인데 고등학교 때부터 꿈에 그리던 경기라서 꼭 이기고 싶습니다.
KU: 정기전을 위해 개인마다 중점을 두고 있는 훈련은 무엇인가요?
원호: 하키는 팀플레이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4학년으로서 팀의 중심이 돼 팀워크를 중점적으로 생각하며 훈련하고 있어요.
윤석: 제가 잘하는 플레이에서 실수하지 않도록 훈련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팀플레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팀원, 감독님, 코치님과 많은 소통을 하고 있어요.
정원: 올해는 작년보다 코치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어요. 수비 상황에서 강하게 플레이하고 퍽을 가진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도록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훈련하고 있어요.
승민: 디펜스로서 정기전 때 적어도 1대1 상황에서는 이길 수 있도록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훈련하고 있어요. 정기전 때 무실점으로 막아 팀에 보탬이 되는 것을 목표로 훈련하고 있어요.
KU: 연세대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고려대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원호: 연세대보다 더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훈련한다는 점이 팀 스포츠인 하키에선 큰 강점이 됩니다. 또 감독, 코치님 연령층이 연세대보다 낮아서 올드하지 않은 하키를 추구하는 게 강점이에요.
윤석: 전술적인 부분에서 저희가 훨씬 좋다고 생각해요. 팀 분위기와 조직력 또한 더 좋은 것 같아요.
정원: 피지컬적인 부분에서 더 강한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정기전은 단판 승부이기 때문에 팀 조직력이 좋은 저희가 더 유리할 것 같아요.
승민: 저희가 연세대보다 훈련량이 많아서 개인 능력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해요. 팀 분위기가 좋기 때문에 정기전에서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어요.
KU: 정기전에서 어떻게 활약하고 싶은가요?
원호: 개인의 욕심을 버리고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 팀에 도움이 되고 싶어요.
윤석: 정기전만큼은 포인트 욕심을 버리고 실수 없는 플레이로 팀에 보탬이 되고 싶어요.
정원: 실점을 하지 않는 것이 첫 번째 목표고 그 외에는 경기를 잘 풀어나가 팀원들이 쉽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승민: 혼자 돋보이려는 플레이보다 팀의 승리를 위해 희생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하고 싶어요.
■2023 정기전 경기 관전 포인트
○시즌의 시작을 정기전으로?
올해 정기전은 작년과 시기적으로 차이가 있다. 올해 정기전은 작년 정기전 경기날인 10월 28일보다 이른 9월 8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따라서 작년에는 고려대와 연세대 모두 각각 공식 경기인 2022년도 KUSF 대학아이스하키 U-리그(이하 U-리그)를 6경기씩 치른 후 정기전을 맞이했지만, 올해는 다르다. 올해 고려대는 8월 말 2023 LG 코리아아이스하키리그 2경기와 2023년도 U-리그 경희대전을 정기전 이전에 진행하긴 하지만, 작년에 비하면 적은 경기 수이다. 또한, 연세대는 이 대회에 출전하지 않기 때문에 연세대와는 정기전에서 올해 공식적으로 처음 맞붙게 될 예정이다. 특히 23학번 선수들에게 공식 경기는 정기전이 처음이므로 경험이 다소 부족한 23학번 선수들이 어떻게 정기전을 풀어나갈 것인지 주목해보자.
○골리, 골문을 지키는 든든한 문지기
스코어를 결정 짓는 것은 '골리의 슈퍼 세이브'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정기전의 양교 골리 세이브율은 관전 포인트이다. 작년 정기전을 돌아보면 골리는 승패의 큰 역할을 했다. 선발 골리로 출전했던 김기완은 연세대의 28개의 유효슈팅 중 27개를 막아내며 세이브율 96.4%를 기록했다. 1피리어드에 3실점을 하고 교체된 연세대 선발 골리와 비교했을 때 이 부분에서 우위를 차지했고, 결국 고려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처럼 올해 역시 골리가 압도적인 슈퍼 세이브를 해낸다면 경기의 흐름을 고려대 쪽으로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든든한 골리 앞에서 다른 선수들의 자신감 있는 슈팅 또한 기대해 볼 수 있다.
■전문가의 2023 정기전 예측
경복고 아이스하키부 송동환 감독
생년월일 1980. 02. 04.
포지션 FW
경력 2002~2003 동원 드림스
2003~2011 안양 한라 아이스하키단
2011.5~2012 닛코 아이스벅스
2012.6~2016 하이원 아이스하키팀
2017~ 경복고 아이스하키부 감독
출신학교 경복고 – 고려대
<결과 예상>
고려대 우세
<예상 스코어>
4-2
양 팀의 전력은 비슷하지만 정기전 특성상 4학년이 좋은 팀이 우세하다고 생각해 플레이어는 4학년 경기력이 좋은 고려대가 우세해 보인다. 또한, 골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양 팀 골리 중 누가 더 긴장하지 않고 본인의 경기력을 보여주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다. 고려대는 김기완 선수가 졸업해서 어떤 선수가 골리로 출전할지 미정이지만, 연세대는 작년에 나왔던 장가람(연세대21) 골리가 출전한다면 골리 쪽은 경험이 있는 연세대가 조금 더 우세해 보인다. 전반적으로 양 팀 모두 수비를 강하게 해서 많은 골이 나오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 [STN스포츠] SPORTS KU 김수민·윤지수·이윤 기자, 사진: SPORTS KU 이채원·추영현 기자·SPORTS KU DB·연세대학교 스포츠매거진 시스붐바 제공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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