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작품 순식간에 완판”…해외VIP 2만명 서울에 모였다는데
회화 ‘붉은 신의 호박’ 77억
프리즈 주요 작품 사전 판매
수십억대 미술품 현장 완판
“젊은세대 대거 몰려 역동적
亞 최대 전시회로 자리잡아”
키아프 ‘가성비 작품’ 돋보여
韓 작가들 부스도 관심 집중
지난해 첫 프리즈 서울과 마찬가지로 인기 작품은 이미 사전판매된 상태이거나 개막과 동시에 ‘완판’을 알렸다. 미국 대형 갤러리 데이비드 즈워너는 일본 거장 구사마 야요이의 회화 ‘붉은 신의 호박’을 580만 달러(약 77억 원)에 한국 고객에게 팔았다고 밝혔다. 핑크팬더를 그리는 미국 작가 캐서린 번하트 회화도 25만 달러(약 3억 원)에 사전판매됐다. 데이비드 즈워너 관계자는 “야요이의 무한그물 회화 ‘인피니티 네트’(380만 달러)와 황금색 청동 조각 ‘호박’(650만 달러) 구매 의사를 밝히는 컬렉터들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 한남동에 지점을 둔 미국 대형 갤러리 페이스 역시 일본 작가 나라 요시토모의 125만 달러(약 16억 원)유화 뿐만 아니라 대부분 출품작을 사전판매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내 진출한 독일 갤러리 에스더 쉬퍼는 일본계 영국 작가 사이먼 후지와라 회화 5점을 5만 유로(약 7000만 원)~10만 유로(약 1억 5000만 원)에 팔았다. 베를린 갤러리 스푸르스 마거스는 전면에 내건 독일 여성 작가 로즈마리 트로켈의 대형 태피스프리 작품을 18억 원에 사립미술관에 판매하는 등 호조세였다. 갤러리 관계자는 “작년만큼 ‘오픈런’은 없었지만 고객층이 다채로워지고 문의가 많았다. 특히 중국에서 온 개인 컬렉터가 트로켈의 5억 원대 소형 작품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조현화랑은 박서보, 이배, 김종학, 윤종숙 등 한국 작가 ‘어벤저스’를 내세웠다. 최재우 조현화랑 대표는 “이배는 7만5000 달러(약 1억 원) 작품 3점 중 2점을 개막전에 팔았다”라고 밝혔다. 학고재도 류경채, 이준, 변월룡 등 한국 작가 위주로 부스를 꾸려 해외 컬렉터들에게 많은 문의를 받았다. 리안갤러리는 이건용의 바디스케이프 대작을 45만 달러(약 6억 원)에 미국 LA 고객에게 판매하는 등 한시간 만에 출품작을 절반 이상 팔았다.
이번에 홍콩 고객들의 방문이 급증해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로 자리잡았으나 중국의 내정 간섭에 위상이 흔들리는 아트바젤 홍콩을 능가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웬디 수 화이트큐브 디렉터는 “홍콩은 물론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에서 온 방문객들이 프리즈 서울에서 흥미로운 작품을 많이 구입했다”며 “우리 갤러리도 트레이시 에민 등의 수억원 대 주요 작품들을 팔았고 미술관들과 판매를 판매 협의중”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페로탕 갤러리 부스에서 만난 30대 중국 컬렉터 체리 징 쉬는 “상하이에서 컬렉터 친구들과 함께 한국 문화를 즐기고 구매하러 왔다. 젊은 세대가 대거 몰리고 있는 한국 미술 시장은 역동적이어서, 다채로운 개성과 색깔을 찾을 수 있는 프리즈에 매년 계속 올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와 달리 올해 프리즈에선 수백억 원대 대작을 찾기 어려웠다. 작년 600억 원대 피카소 작품을 가져온 뉴욕 에쿼벨라 갤러리 부스 같은 블록버스터 전시도 없었다. 지난해 독일 추상화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500만 달러(약 203억 원) 색채 유화 ‘촛불’이 걸려 있던 미국 대형 갤러리 가고시안 부스 전면에는 영국 출신 흑인 화가 자데이 파도주티미 50만 파운드(약 8억 4000만 원) 회화와 미국 작가 조나스 우드의 380만 달러(약 51억원) 회화 ‘밤에 피어난 풍경을 담은 화분’이 자리잡고 있었다.
한 갤러리스트는 “국내에서 해외로 70억 원 이상 송금이 어려워 100억 원대 작품을 아예 안가져왔다는 얘기도 있다”고 했다.
한편 프리즈 서울과 나란히 열린 키아프는 손님이 많지 않아 한산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판매는 중저가의 ‘가성비’ 좋은 작품이 인기가 많았다.
국제갤러리는 우고 론디노네 솔로 부스를 열어 개막 직후 일출을 그린 소품인 5만5000 달러(7400만 원) ‘매티턱(Mattituck)’ 연작 10점을 완판했다. 3억~4억 원대 말 조각인 ‘호라이즌’ 연작도 인기를 끌었다. 갤러리현대는 수억 원대 포르쉐를 음악과 함께 연출한 설치 작업으로 ‘모터쇼’를 연상시키는 라이언 갠더의 솔로 부스를 꾸며 큰 화제를 모았다.
크리스테아 로버츠 갤러리도 로이 리히텐슈타인, 데이비드 호크니 등의 고가 작품을 걸어 눈길을 끌었다. 암스테르담 갤러리 딜라이브는 인기 작가 로카쿠 아야코의 수억 원대 골판자 그림 20여점을 출품했는대 개막 직후 절반 가량을 팔아 최고 인기 부스로 등극했다. 키아프에서는 중국 컬렉터들 10여명이 아트가이드와 함께 투어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박여숙화랑은 권대섭, 박서보, 김태호, 정상화 4인전 ‘침묵의 소리’를 열었으며, 박서보의 5억 원대 보라색 ‘묘법’이 개막 직후 팔렸다. 가나아트는 심문섭, 장 밥티스트 베르나데, 노은님 등의 초대형 회화와 시오타 치하루의 붉은실을 사용한 설치 작품으로 화려하게 부스를 꾸며 관람객을 끌어보았다. 화이트스톤은 세바스찬 쇼메론, 에가미 에츠 등 인기 작가로 부스를 꾸몄고, 젊은 작가 위주로 부스를 연 갤러리2는 수백만 원대 박주애의 ‘유영’, 이은새의 ‘가장 진지한 순간’ 등을 첫날 판매했다.
국내외 120여 개 갤러리가 참여한 프리즈는 9일까지, 국내외 210개 갤러리가 참여하는 한국화랑협회 키아프는 10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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