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에 반기 드는 것, 그게 클래식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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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들어지는 음악이라고 해서 '현대음악'이라는 단어가 붙을 필요가 있을까요? 클래식은 전통에 반기를 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아직 젊은 나이지만 클래식 음악에 대한 최재혁의 생각은 명확했다.
그가 "클래식은 과거에 반기를 들고 새로운 음악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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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롯데콘서트홀서 '오르간 협주곡' 초연
2017년 제네바 콩쿠르 작곡 부문 최연소 1위
현대음악 단체 앙상블블랭크 이끌며 다양한 시도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지금 만들어지는 음악이라고 해서 ‘현대음악’이라는 단어가 붙을 필요가 있을까요? 클래식은 전통에 반기를 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조금 식상한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MZ세대의 당돌함’이 느껴졌다. 지난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만난 작곡가 겸 지휘자 최재혁(29)의 첫인상이다. 아직 젊은 나이지만 클래식 음악에 대한 최재혁의 생각은 명확했다. “전통에 반기를 들고, 전통을 배반하며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최재혁의 당돌한 음악 세계를 오는 10월 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롯데콘서트홀의 기획 프로그램 ‘매일클래식’의 세 번째 무대인 ‘시간과 공간’을 통해서다. 최재혁이 이끄는 현대음악 단체 앙상블블랭크가 찰스 아이브스, 벨라 코바치, 베른하르트 갠더, 죄르지 리게티, 스티브 라이히 등 현대음악 작곡가들의 음악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최재혁이 작곡한 ‘오르간 협주곡’의 세계 초연 무대다. 피아노, 바이올린 등 친숙한 악기가 아닌 오르간을 소재로 한 협주곡을 작곡했다는 점에서도 최재혁의 개성이 잘 드러난다. 오르간은 여러 가지 음색을 표현해 오케스트라의 모든 소리를 낼 수 있는 악기로 여겨진다. 바흐, 헨델 등 바로크 작곡가의 작품을 제외하면 ‘오르간 협주곡’을 접하기란 쉽지 않다.
최재혁은 “뉴욕에서 살고 있을 때 모마(MoMA, 뉴욕현대미술관)의 마르코스 그레고리안이라는 작가의 작품을 보고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곡”이라며 “가뭄으로 땅이 갈라진 것 같은 울퉁불퉁한 질감의 그림을 보며 과감하면서 속도감 있는 음악을 쓰고 싶었다”고 작곡 계기를 밝혔다. 이번 공연에선 최재혁이 ‘오르간 협주곡’을 직접 지휘한다. 오르가니스트 최규미가 협연자로 함께 무대에 오른다.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면서 두 가지 궁금증이 생겼어요. 내 앞에서 지시하는 사람(지휘자), 그리고 내가 연주하는 악보를 쓴 사람(작곡가)에 대한 궁금증이었죠. 모차르트 곡을 연주하면서 어린 마음에 ‘이런 단순하면서도 듣기 좋은 멜로디는 나도 써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작곡하게 됐고, 지금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최재혁은 사실 현대음악을 싫어했다. 베토벤, 브람스처럼 “음악은 아름다워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음악을 공부면서 “아름다움은 객관적이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그가 “클래식은 과거에 반기를 들고 새로운 음악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 이유다. 최재혁은 “작곡을 시작한 이유에 중에는 남들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 욕망도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앙상블블랭크는 최재혁이 줄리어드 음대를 같이 다닌 한국인 연주자들과 2015년 창단한 단체다. 앙상블블랭크는 신진 작곡가들의 작품을 초연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최재혁은 “친구들과 같이 맥주를 마시다 우연히 만든 팀 이름인데, 지금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그릇’이라는 의미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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