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팰리스 산다” 거짓말로 연인에 8억 뜯은 30대 실형

재판부 “피해자, 전 재산 상실…채무 독촉 시달리는 등 심각한 피해”

(시사저널=문경아 디지털팀 기자)

인천지방법원 ⓒ연합뉴스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연인에 거짓말을 일삼으며 8억8000여만원을 뜯어낸 3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6일 인천지법 형사15부(류호중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A씨에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앞서 A씨는 2019년 2월 스마트폰 소개팅 앱을 통해 여성 B씨를 알게된 후 2021년 3월부터 같은 해 11월 초까지 교제하며 약 8개월 간 29차례에 걸쳐 총 8억8321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씨에 자신이 "서울 강남 타워팰리스에 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에서 경영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는 등의 거짓말을 해 B씨의 호감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A씨는 "지갑을 잃어버린 채로 생활하다 사채를 썼는데, 우선 1000만원을 대신 갚아주면 한꺼번에 갚겠다", "인천공항공사 임원에게만 혜택을 주는 연금 상품에 가입했는데, 최초 설정금액을 채워야 하니 부족한 2억7800만원을 보내달라"는 등의 방식으로 B씨에 거짓말을 이어갔다.

실제 A씨는 인천공항공사 직원도 아니었고, 무직으로 고정적인 수입이나 재산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단지 자신에게 호감이 있는 B씨로부터 돈을 받아내기 위해 거짓말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직업, 재력 등에 관해 터무니없는 거짓말로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기망하고 상당기간 반복적으로 금전을 편취했다"며 "이 과정에서 마치 계좌에 300억원이 예치된 것처럼 통장 이미지 파일을 조작해 이용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액의 규모가 8억8000만원이 넘는 거액임에도 피해액 중 1000만원만 반환돼 대부분의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다"며 "사회초년생인 피해자는 거의 전 재산을 상실하고, 피고인에게 주기 위해 금전을 차용한 지인들의 채무 독촉에 시달리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는 점을 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