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번 폭언 했을 뿐인데, 결혼 내내 괴롭혔다는 와이프...이대로 이혼?

YTN라디오(FM 94.5)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3년 9월 6일 (수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최영비 변호사

- 사연자가 이혼 자체를 동의하지 않는다면 법원에 이혼 기각을 구한다고 하며 이혼 사유가 없음을 증명해야

- 이혼 기각을 구하되 재판상 이혼 사유가 없다고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정말로 혼인관계를 회복하길 원한다는 점을 법원에 잘 어필해야

- 소송 외적으로도 낮은 자세로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고, 다시 가정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어보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저는 아내와 결혼 15년 차가 됐고, 초등학생 딸이 있습니다. 저희 가족은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3년 전쯤, 코로나가 터지면서 저희 가정에 먹구름이 꼈습니다. 오래전부터 운영해오던 음식점이 잘 되지 않자, 생계가 어려워지더라고요. 아내가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형편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죠. 그렇다 보니, 저도 모르게 예민해진 모양입니다. 아내에게 화를 자주 냈고, 술을 마시고 집안에서 물건을 던진 적도 몇 번 있습니다. 그러자 한번은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면서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가버리더라고요. 그제야 정신이 든 저는 잘못을 빌었고, 다행히 아내와 딸이 다시 집에 들어왔죠. 저는 잘해보려고 노력했지만, 한번 멀어진 부부 사이는 좁아지지 않았습니다. 몇 달 전에도 아내와 다퉜는데요. 또다시 집을 나간 아내는 이혼 얘기를 꺼냈습니다. 이번에는 변호사를 선임해서 이혼 소장을 보내왔더라고요. 저는 소장에 적힌 이혼 사유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혼인기간 내내 아내에게 욕설과 폭언 등의 부당한 행위를 했다는 겁니다. 제가 욕을 하는 녹음파일도 준비했더라고요. 아내는 저와 별거 중이기 때문에 이미 혼인 관계가 파탄났다고 주장했습니다. 저는 너무나도 억울했습니다. 결혼생활 내내 아내를 힘들게 했다니 당치 않습니다. 단지 코로나 때문에 힘든 나머지 실수를 한 것뿐입니다. 저는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살았을 뿐인데, 이렇게 버려질 줄 몰랐습니다. 게다가 저희 딸도 엄마와 아빠가 헤어지는 게 싫다고 합니다. 예전에 좋았던 우리 가족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아내가 이혼할 마음을 접는다면 정말 최선을 다할 겁니다. 좋은 방법 없을까요?" 사연자분의 아내가 이혼 소송을 제기했는데 사연자분은 이혼을 원하지 않고 계십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 최영비 변호사(이하 최영비): 이혼 소송을 제기하는 배우자가 상당히 오랜 기간 고민하고 정신적 고통을 받다가 소송을 제기하는 것처럼 이혼 소장을 받아본 배우자는 마치 암 선고를 받은 것과 같은 정신적 충격을 받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만큼 이혼 청구를 하는 쪽뿐만 아니라 청구를 당하는 쪽 역시 정신적 고통이 상당하다는 이야기인데요. 아마 사연자분의 경우에도 아내분의 이혼 소장을 받아보고 정신적인 충격이 상당히 크신 것 같습니다.

◇ 조인섭: 네, 그런 것 같습니다.

◆ 최영비: 사실 이 사연의 경우에는 아내분이 몇 년 전에 이미 이혼을 요구하면서 집을 나가셨고 그 이후에도 싸움이 계속되었다는 이야기 속에서 아내가 재차 이혼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었음은 짐작할 수가 있는데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이혼 소송을 받아보고 그 소장에 내가 하지도 않은 잘못들이 적혀 있거나 혹은 지나치게 과장된 사실관계들이 서술돼 있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연자처럼 정신적인 충격과 고통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 조인섭: 네, 많은 분들이 그렇게 이야기하시죠.

◆ 최영비: 그런데 사연자가 만약에 나도 이혼을 하겠다라고 하신다면 적어도 당사자 간에는 이혼 자체에는 동의하는 거니까 이혼을 할지 말지를 법원에서 판단해 줘야 되는 경우가 아니고, 이혼을 전제로 한 다른 청구들, 그러니까 재산분할이나 양육자 지정, 양육비 등을 법원에서 판단해 줘야 되는 건데.

◇ 조인섭: 근데 사연자분은 이혼 자체를 동의하지 않으세요.

◆ 최영비: 이혼 자체에 동의하지 않으시다면 법원에 이혼 기각을 구한다고 하시면서 이혼 사유가 없음을 증명하셔야겠습니다.

◇ 조인섭: 그럼 이혼 사유가 없는 거를 증명하시는 게 중요한데요. 그러면은 이 사연을 봤을 때 사연자분에게 재판상 이혼 사유, 있는 것 같이 보이나요?

◆ 최영비: 사연자분의 경우에는 아내가 이제 들고 있는 이혼 사유가 욕설, 폭언 등의 부당한 대우를 했다는 것인데요. 욕설이나 폭언의 그 정도나 기간에 따라서 재판상 이혼 사유인 부당한 대우가 있었느냐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다만 부부 싸움 중에 몇 차례 욕설, 폭언을 한 정도로는 재판상 이혼 사유인 부당한 대우라고까지 보기는 어려울 것이고 따라서 사연자께서는 욕설과 폭언이 혼인 기간 내내 지속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좀 잘 해명하셔야겠습니다. 다만 이 사연자분의 경우에는 또 부당한 대우가 없다고 하더라도 아내가 민법 제840조 제6호, 그러니까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사유. 즉, 사실상 혼인이 파탄되었다는 것도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한쪽의 유책 사유가 없다고 하더라도 더 이상 혼인관계가 회복될 가능성이 없다고 보여진다면 법원에서는 사실상 혼인이 파탄되었다고 봐서 이혼 청구를 인용할 수 있습니다.

◇ 조인섭: 그러니까 대부분의 혼인 기간은 잘 지냈다라고 하는 부분, 그리고 욕설과 폭언. 이게 항상 상시적이었던 건 아니다라고 하는 부분도 주장을 하셔야 된다는 이야기 같은데요. 그러면 사연자분은 이혼을 원하지 않고 계십니다. 그러면 이 사연자분이 재판에 어떻게 임하는 것이 좋을까요?

◆ 최영비: 먼저 이혼 기각을 구하시되 그냥 재판상 이혼 사유가 없다고만 주장할 것이 아니고 정말로 혼인관계를 회복하길 원한다는 점을 법원에 잘 어필을 하셔야겠습니다.

◇ 조인섭: 진심을 보여주셔야 되겠네요.

◆ 최영비: 네, 맞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셔야지 법원에서 이 가정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을 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를 위해서 법원에서 가정 회복을 전제로 하는 부부 상담 절차를 운영하고 있으니까 그 상담 절차를 요청하시는 것도 방법이고요. 또 소송 외적으로도 좀 낮은 자세로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고 다시 가정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뿐 아니라 사연자분도 자신의 본심이 무엇인지 좀 살펴보셔야 될 것 같아요. 사실은 본인도 이혼을 원하는 것은 아닌지, 또 아내랑 계속 함께 해야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혼 청구가 기각이 된다고 하더라도 아내가 과연 가정에 다시 돌아올 것인지를 한번 깊게 고민하시고요. 재판에서 상대 이혼 청구를 기각시켰다고 하더라도 아내가 가정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소송에서 이긴 것이 큰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 조인섭: 그렇죠. 법원에서 이혼하지 말라라고 하니까 판결이 그렇게 났으니까 집에 돌아가야 되겠다. 이런 분은 요즘 없으니까요. 그러면 이 사연의 경우 코로나라고 하는 상황이 있었고, 또 사연자분의 아들이 아빠와 엄마가 헤어지길 원하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그 아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낸다면 이혼 청구가 기각되는 데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 최영비: 먼저 코로나라는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지금은 그 상황이 좀 괜찮아졌으니까 난 앞으로 정말 잘할 것이고 가정 회복이 될 가능성이 있다라는 것을 어필하는 것은 굉장히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 아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것에 대해서는 이혼은 부부의 문제이지 그 자녀의 문제는 아니거든요. 특히 사연자의 경우에는 자녀가 초등학생,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자녀로 하여금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게 하는 것은 이혼 가정의 자녀를 노출시키는 것으로 저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고요. 또 법원에서도 미성년 자녀를 이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서 좀 주의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 조인섭: 자녀진술서를 내더라도 주의해서 제출을 하셔야 되겠네요. 그러면 지금까지의 상담 내용을 정리해보자면 사연자분은 코로나 때문에 운영하던 식당이 안 되고 소득이 줄어들자 아내분과 자주 부부싸움을 하셨고, 그 과정에서 아내가 가출하는 일도 몇 번 있었는데요. 최근 또다시 가출한 아내가 이혼 소장을 보내오셨다고 합니다. 사연자분은 이혼을 원치 않고 계시는데요. 이런 경우 법원에 이혼 기각을 구한다고 하면서 이혼 사유가 없다라고 하는 걸 증명하셔야 되겠고요. 또 아내분이 이혼 사유라고 주장하는 남편의 욕설과 폭언이 혼인 기간 내내 지속된 것은 아님을 잘 해명하셔야 한다고 설명을 해드렸습니다. 또한 소송 외적으로도 낮은 자세로 아내의 마음을 이해하고 또 아내가 다시 가정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최영비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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