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된 김만배 "신학림 책 1억6500만원 가치 있어"

박준규 2023. 9. 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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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석방됐다.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김씨가 신 전 위원장에게 1억6,000만여 원을 제공한 뒤 가짜 인터뷰를 진행한 혐의(배임증재 및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가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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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증거인멸 우려" 주장했지만 구속 연장 안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올해 2월 17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 사진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석방됐다.

김씨는 7일 0시에 구속기간 만료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되며 '허위 인터뷰' 의혹을 해명했다. 김씨는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에게 1억6,500만 원을 준 것과 관련해 "책이 신 전 위원장의 평생 업적이라고 생각해 책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인터뷰 보도가 대선 국면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당시 구치소에 있었고 검찰 조사를 받고 와서 구치소 내 관계자에게 그런 내용이 보도됐다는 걸 알았다"며 "내가 그렇게 능력 있는 사람은 아니다"고 답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준철)는 6일 김씨에 대한 구속 심문을 열어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기로 했다. 김씨는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한 범죄수익 390억 원을 수표로 찾아 차명 오피스텔과 대여금고에 은닉한 혐의로 올해 3월 8일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1일 법원에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추가로 발부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그 근거로 김씨가 △화천대유 자회사인 천화동인 1호를 통해 화천대유 자금 100억여 원을 대장동 사업 분양대행업자에게 지급(횡령)하고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내부 비밀 등을 이용해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7,886억여 원의 부당 이득을 얻은(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를 내세웠다.

검찰은 심문 과정에서 김씨의 증거인멸 가능성을 강조했다. 검찰은 "김씨가 대장동 민간사업자인 남욱 변호사와 신 전 위원장 등을 활용해 자신에게 유리한 허위 인터뷰를 하도록 했다"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1억 원을 주고 증언을 매수하려고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씨 측은 석방을 주장했다. 김씨 측은 "횡령 사건은 증거조사가 완료됐기 때문에 인멸할 증거가 없고, 이해충돌 위반 사건 또한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 상당 부분 동의했다"며 "김씨와 스치기만 해도 전방위적 압수수색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인멸을) 도와줄 사람도 없다"며 증거인멸 우려를 부인했다. '범죄의 중대성' 주장에 대해서는 "범죄사실 자체가 높은 개연성으로 증명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도망 우려'에 대해서도 "수원 자택에서 가족들과 보낼 것"이라며 일축했다.

법원의 이날 결정에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다양한 방식으로 심각한 증거인멸이 이미 저질러졌고, 향후 다른 증거인멸 우려가 높은 점에 비추어 법원의 결정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실체적 진실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이 연루된 '허위 인터뷰'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이날 김씨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김씨가 신 전 위원장에게 1억6,000만여 원을 제공한 뒤 가짜 인터뷰를 진행한 혐의(배임증재 및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가 적용됐다.

김씨는 당시 인터뷰에서 2011년 대장동 사업 관련 부산저축은행의 불법 대출을 알선한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된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 조우형씨에게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소개해줬고,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부 검사와 박 전 특검이 조씨를 봐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당시 김씨가 전화해서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윤석열이 커피 타줬다고 인터뷰 할 테니 양해하라'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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