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해외 발전사업 수익창출 총괄… "수많은 변수뚫고 역량보일땐 뿌듯하죠"
해외선 정보·자연환경 등 변수많아…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황성춘 한국중부발전 해외사업처장
"전력산업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공기업으로서 국내 발전사업의 경우 안정적 전력공급에 최우선을 두고 있는 반면 해외 발전사업은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황성춘(53·사진) 한국중부발전 해외사업처 처장은 6일 디지털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해외 발전 사업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국내 발전 사업과 달리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노리는 중부발전의 목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전력은 2001년 발전과 전기 판매를 분리한 전력산업구조 개편을 통해 중부발전을 비롯해 발전 공기업 5곳을 분사했다. 분사 이후 각 발전사들은 저마다 수익 구조 창출을 해나가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중부발전은 기존 국내 발전 사업의 기반을 토대로 해외로 눈을 돌렸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으로 해외투자 사업 10건을 추진 중이다. 미국, 네덜란드, 인도네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호주 등에서 현지법인도 운영 중이다.
황 처장은 인천, 서울 등 국내 발전소에서 근무한 뒤 2017년부터 3년 동안 중부발전 동남아 사업 지주법인인 싱가포르 법인에서 법인장으로 일했다. 그는 "동남아에서의 중부발전 브랜드 파워와 해외 사업 역량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당시 현지 개발사나 투자은행들을 만났을 때 중부발전의 해외사업 역량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보내던 모습은 아직까지도 뿌듯한 기억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해외사업처장을 맡아 북유럽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해외사업처는 중부발전의 해외사업 추진전략을 수립하고 자금 운용과 현지 이사회 의결권 행사 등 해외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중부발전은 지난해 스페인 프리메라 태양광 사업에 이어 스웨덴 스타브로 풍력과 구바버켓 풍력을 성공적으로 준공해 유럽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황 처장은 해외사업은 국내 사업과 달리 수익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는 발전 공기업으로서 공익을 목적으로 전력 산업을 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회사 경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는 "국내 발전사업의 경우 회사의 설립 이래 오랜 기간 축적된 경험 및 노하우를 바탕으로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며 "해외사업은 진출 국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언어부터 자연환경, 관련 법이나 제도, 사회문화적 배경 등 모든 조건이 국내와는 상이하고 정보접근성도 제한이 있는 만큼 사업의 성패에 있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모든 요소에 대해 빠짐없이 점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자연환경, 관련 법 등 변수는 구바버켓 풍력 건설 현장에도 똑같이 적용됐다. 중부발전은 앞서 스타브로 풍력발전 사업을 한창 건설 중에 민간 기업과 '팀 코리아'를 결성해 자금 마련에 나섰다. 황 처장은 "국내 금융사를 모집하고, EPC(설계조달시공) 계약서상 한국산 기자재 활용을 반영하는 등 한정된 시간 내에 많은 조건 협의를 완료하고 내 외부 절차를 거쳐 마침내 구바버겟 풍력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떠올렸다.
사업 승인을 받고 착공 전 까지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현지 기자재 공급사의 선급금 지급 요구와 국내 재무적투자자의 지분투자금 및 대출금 승인 절차 지연이 맞물려 EPC 계약 해지는 물론, 사업 자체가 무기한 연장될 수 있는 PPA(전력구매계약) 해지 직전 상황까지 몰리기도 했다.
그는 "국내 금융사 참여 불가 가능성에 대비해 마라톤 회의를 통해 한시적 중부발전 단독 대금지급 확약과 현지 개발사와 공동투자 협약 체결이라는 승부수를 띄웠고 후속 일정의 원활한 조율을 통해 사업의 무기한 지연을 방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철강 등 기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수급도 지연돼 사업 경제성도 나빠지기 시작했다. 그는 기자재사와의 협상으로 공사지연을 최대한 막으면서 전력구매자와의 전력구매계약 개정을 통해 공급단가 인상을 관철시켰다.
건설 막바지 시운전 시점에서는 현지 동절기와 맞물려 폭설, 강풍, 안개 등이 변수로 등장했다. 그는 "현장 시운전 팀을 늘리고 일정 최적화를 통해 예정된 일정보다 단축해 상업운전을 개시할 수 있었다"며 "이번 사업의 경험과 노하우는 후속 사업 추진에 소중한 자산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부발전은 기존 해외 투자사업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운영수익을 최대화하는 한편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발전가능성이 높은 중동, 호주, 동남아 지역에 신재생 프로젝트를 발굴해 2030년까지 신재생 용량을 4기가와트(GW)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황 처장은 "어려운 회사 재무상황을 감안해 기존 투자사업에서의 수익으로 신규 투자사업에 투자하는 선순환 투자구조를 정립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사업역량을 강화해 지분인수 사업 등은 지양하고 사업 전단계(개발, 금융, 건설)를 직접 수행하는 그린필드 개발에 집중하고 해외 신재생발전의 운영 및 관리(O&M) 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석준기자 mp125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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