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몸에 주목하다…‘베테랑의 몸’ 外
언제든 직업을 바꿀 수 있는 유연함이 요구되는 사회에서 ‘베테랑’, ‘장인’ 등의 단어가 점차 낯설어지는 요즘. 서점가에서는 묵묵히 한자리에 붙박여 일하는 이들을 기록한 책들이 나오고 있다. 꾸준함으로 베테랑이 된 사람들, 효율적인 시간 관리 등 자신만의 꿀팁으로 목표달성을 한 이들을 기록한 책들을 모아봤다.
■ 베테랑의 몸 (한겨레출판 刊)
수면 리듬이 출근 시간에 맞춰지고, 인간관계나 관심사가 직업에 맞게 바뀐다. 수십 년간 한자리에서 같은 일을 하다 보면 일이 자연스레 몸에 배는데, 이렇듯 숙련된 이들을 ‘베테랑’이라고 부른다. 이 책은 이들이 베테랑이 되기까지 스스로 단련하고 인내하며 버틴 ‘몸’들을 기록했다. 기록노동자인 저자는 일이 빚어낸 베테랑 12명의 몸 이야기를 담았다.
책의 1부 ‘균형 잡는 몸’에선 일하는 신체에 집중하고, 2부 ‘관계 맺는 몸’에서는 일터에서 마주한 대상을 살피는 감각에 초점을 맞췄다. 3부 ‘말하는 몸’에서의 몸은 표현의 수단으로, 수어·감정·연기 등을 담아냈다.
저자는 세공사, 조리사, 로프공, 어부 등을 인터뷰해 그들의 질병과 체형, 표정, 걸음걸이 등 몸의 변형과 습관, 일의 태도를 꺼내 보여준다. 이를 테면 세공사는 손을 떨면 안 되기 때문에 휠 날에 금속이 튕기는 것을 오롯이 손가락 서너 개로 버텨내는데, 이 같은 어렵지만 익숙해지는 자세 등이 그들을 베테랑으로 만든다. 베테랑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담아낸 사진들은 그들의 직업적 특징과 삶을 더 풍부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 일잘잘: 일 잘하고 잘 사는 삶의 기술 (창비 刊)
천문학자, 유튜브 크리에이터, 방송 PD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9명의 ‘일 잘하는’ 언니들이 지치지 않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기술을 알려준다.
자신만의 직업관과 일에 대한 태도는 물론 네트워킹, 시간관리법, 동기부여법 등 독자들이 자신의 직업생활에 적용해 볼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소개한다. 자신만의 일을 찾는 방법부터 일을 대하는 태도, 조직 속에서 성장하는 방법, 조직 바깥에서 나만의 일을 만들어나가는 법, 일을 만들고 조직을 운영하는 방법까지 일을 잘하고, 또 잘 알고 싶은 직장인들에게 도움 될 꿀팁이 가득하다.
특히 책은 직장 상사와의 갈등, 기성의 조직 문화 등 속에서도 일의 기쁨과 슬픔을 다스리며 건강하게 일하는 나만의 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일을 잘하고 싶은 욕망 때문에 조바심과 좌절감이 생기고, 기쁨과 슬픔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독자들은 책을 통해 지치지 않고 ‘일 잘하고 잘 사는 삶의 기술’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김보람 기자 kbr1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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