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사면은 尹의 ‘정치적’ 결단” 발언 다음날…與, 김태우 공천 급선회[이런정치]

2023. 9. 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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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김태우는 무죄”…사실상 ‘전략공천’ 기류로 급선회
용산 의중 반영됐다는 것이 중론…“尹, 정치적 사면한 것”
지난 4월 재보궐서 울산 ‘참패’ 영향 분석도...”될 사람 공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백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이 6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확정지었다. 김기현 대표는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후보를 공모한 뒤 최종결정하겠다며 김태우 전 구청장 ‘밀어주기’를 부인했지만, 김 전 구청장의 전략공천이 사실상 확정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무공천’ 기조를 유지해오던 국민의힘이 김 전 구청장 공천을 결심한 데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깃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번 강서구청장 선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견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서구청장 후보를 내는 것이 집권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라고 판단해서 내일(7일) 공천관리위원회를 발족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관위원장은 ‘친윤’ 핵심인 이철규 사무총장이 맡을 예정이다.

김 대표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감찰을 무마한 사건이 유죄로 판명됐다”며 “이러한 불법 사실을 공익제보한 사람에게 유죄를 선고한 것은 김명수 대법원이 얼마나 왜곡되고 편향됐는지 확인해주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 전 부시장과 조 전 장관이 감찰을 무마한 것이 유죄면 김 전 구청장은 무죄”라고 강조했다.

당내에서는 사실상 ‘김태우 낙점’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공관위에서 형식상 후보를 검증하겠지만 사실상 이미 결정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했다. 김 대표도 공관위에서 김 전 구청장을 ‘전략공천’할지 ‘경선’할지 묻는 질문에 “공천 절차는 당헌당규에 따라 공관위의 심사절차를 거치게 되어있고 공관위가 독자적으로 결정하게 되어있다”고 말을 아꼈다.

‘무공천’ 기조를 유지하던 국민의힘이 ‘김태우 공천’으로 급선회한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용산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의 김 전 구청장 ‘사면’이 ‘정치적 사면’이었다는 의미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5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앞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5일 오후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 전 구청장의 사면에 대해 “(윤 대통령이) 조 전 장관이나 유 전 부시장이라든가, 환경부 블랙리스트 일부 유죄 확정된 부분을 다각적으로 고민하고 결정하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번 결정을 “대통령의 고유 정치적 결단”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공직자의 청렴함을 중요시하는 윤 대통령 입장에서 김 전 구청장을 ‘공익제보자’라고 치켜세우는 것은 사실상 공천을 줘야 한다는 메시지와 같다”며 “용산에서 ‘김태우 공천’ 입장을 내비쳤어도 당 입장에서는 정무적인 판단을 해야 하기 때문에 김 대표가 결단하기까지 시간이 걸린 듯 하다. (김 대표는) ‘내로남불’로 보이지 않기 위한 고심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감찰 무마 의혹 폭로로 유죄 판결이 확정돼 구청장직을 상실했다가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은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의 한 빌딩에서 열린 자신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지난 4.5 재보궐선거의 ‘참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김 대표가 정무적 결단을 내렸다는 해석도 있다. 보수 험지로 불리는 강서에 ‘될 사람’을 꽂아 내년 총선 ‘수도권 탈환’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김 대표가 지난 4월 재보궐선거 당시 울산에서마저 민주당에 밀리는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보궐선거는 투표율이 저조해 ‘당원선거’로 치러지고, 나머지 유권자들은 ‘아는사람’을 찍게 되어있다. 김 전 구청장처럼 여론전 전면에 나선 인물을 공천해야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듯 하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울산시교육감과 울산 남구 기초의원 보궐선거 결과 모두 진보성향 후보가 당선되며 ‘지도부 위기론’이 대두된 만큼,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방안을 모색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김 대표가) 공천을 결심한 결정적 계기 중 하나가 민주당의 전략공천”이라며 “민주당이 지금 전략공천으로 내분에 빠지지 않았냐. 우리도 전략공천을 하면 다른 후보들이 반발할텐데 그럴 필요가 있냐”고 반문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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