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상인이 모여 만든 부산 K7팀, 부전시장FC의 선한영향력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시장 상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창단한 디비전리그 축구팀이 있다. 부산진구 K7리그의 부전시장FC가 그 주인공.
지난 3일, 2023시즌 K7 부산광역시 진구 디비전리그가 부산진중학교에서 열렸다. 부전시장FC는 이날 부산진구 북부산에게 2-6으로 패하며 4위에 머물렀다.
부전시장FC는 부전시장 상인들이 주축이 되어 창단한 팀이다. K7리그 참가 4년 차를 맞았다. 창단 이후 몸집을 꾸준히 키웠으며 현재는 약 60명의 선수가 소속되어 있다. 이 중 부전시장에 종사하는 선수들은 30여 명에 달한다.
부전시장FC의 골키퍼 장준호 역시 평일에는 시장에서 얼음을 판다. 장준호는 “요즘처럼 더운 날 공을 차려면 얼음물은 필수다. 경기 당일에 우리 가게의 얼음을 선수들에게 제공해준다. 경기장에서 애써주시는 관계자들에게도 얼음을 쭉 돌리곤 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부전시장FC에는 부전시장청년회에 소속된 선수들이 다수 있다. 부전시장청년회는 전통시장의 발전을 위해 상인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이들은 한 달에 두 번씩 부산 진구에 위치한 양로원과 고아원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장준호는 “시장청년회 회원이 아니더라도 봉사활동에 도움을 주는 상인들이 많다. 봉사하러 가기 전에 시장을 한 바퀴 돌면 상인들이 식재료나 생활용품을 흔쾌히 기부해준다”고 들려줬다. 이처럼 부전시장FC 선수단은 지역 안에서 선한영향력을 행사한다.
부전시장FC는 지난 시즌 부산진구 K7리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는 1승 3패로 4위에 그쳤다. 장준호는 “우리 팀이 창단 초창기에는 정말 못했다. 그러다가 젊은 선수들이 들어오면서 점점 경기력도 좋아지고, 작년엔 1위도 할 수 있었다. 물론 순위가 높으면 좋겠지만, 우리는 건강하고 공정하게 공을 차는 게 먼저”라고 했다.
부전시장FC는 최근 몽골인 수비수 볼드바타르 빌군(Boldbaatar Bilguun)을 영입했다. 장준호는 “먼 나라까지 와서 같이 공을 찬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최대한 한국 생활 적응을 돕기 위해 경기에 많이 뛰게 해주려 한다. 경기 전날이면 전화도 몇 차례씩 한다”고 설명했다.
부전시장FC 선수단 연령대를 보면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큰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운동 시간을 맞춰 몸을 부딪치며 그들만의 정을 나눈다. 신입 선수가 들어와도 금방 팀에 적응할 수 있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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