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조 잠수함시장 열린다 … 한화·HD현대 '물밑 전쟁'

오수현 기자(so2218@mk.co.kr), 김성훈 기자(kokkiri@mk.co.kr) 2023. 9. 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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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서 방위산업전시회
3조 규모 프로젝트 재개 나선
두다 대통령 한화부스 방문
김동관 부회장 직접 설명나서
3천t급 잠수함 1척당 2조원
캐나다 60조원 발주 추진에
HD현대 등 첨단기술 총력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한화오션의 방산 부문 핵심 전력인 3000t급 잠수함 '장보고Ⅲ'의 사상 첫 수출을 위해 영업사원을 자처하고 나섰다.

김 부회장은 5일(현지시간) 폴란드 키엘체에서 진행 중인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에게 장보고Ⅲ의 잠항 능력과 화력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향후 수년간 70조원대 규모로 추산되는 주요국 중형 잠수함(2000~3000t급) 교체 사업을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6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폴란드, 캐나다, 네덜란드, 인도, 호주, 필리핀 등이 신형 잠수함 도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 부회장이 직접 세일즈에 나선 폴란드는 3000t급 잠수함 3~4척을 신규 도입할 예정이다. 사업 규모는 3조원(22억5000만유로)대로 추산된다.

폴란드어로 범고래를 의미하는 오르카(Orka)로 명명된 이번 프로젝트 예비입찰에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을 포함해 전 세계 11개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는 이번 사업에서 △200m 이상 잠항 심도 △30일 이상 작전 지속 능력 △어뢰·미사일·기뢰 무장과 지상·해상·수중 목표물 타격 능력 △특수전 지원 능력 △기술이전 등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했다.

김 부회장은 이날 '장보고Ⅲ' 모형을 앞에 놓고 두다 대통령에게 브리핑하며 한화오션 잠수함의 기술력과 화력이 폴란드 측 요구사항에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맨 왼쪽)이 5일(현지시간) 폴란드 국제방위산업전시회 한화 전시장을 찾은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왼쪽 둘째)에게 한화오션의 3000t급 잠수함 '장보고Ⅲ'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화그룹

'장보고Ⅲ'는 공기불요추진장치와 리튬이온배터리를 적용해 기존 납축전지 잠수함 대비 잠항 시간이 3배 이상 늘어난 하이브리드 디젤 잠수함이다. 김 부회장의 이번 행보는 향후 2~3년 새 공식 입찰이 예상되는 캐나다의 신형 잠수함 도입 사업을 염두에 둔 포석이기도 하다.

캐나다는 노후화한 2455t급 디젤 잠수함(빅토리아급)을 대체할 3000t급 신형 잠수함 12척을 도입할 계획이다. 캐나다 신형 잠수함 도입 사업은 유지보수관리(MRO) 수요까지 포함해 6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이외에도 인도가 디젤 잠수함 6척을 도입하는 7조원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3000t급 잠수함은 추가 사항 등에 따라 가격이 최대 2조원에 이르는 고가 해양전력이다. 현재 한국 조선업계의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척당 가격이 3000억원 초중반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고부가가치 영역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그동안 한국 해군에서 발주를 받아 3000t급 건조 역량을 확보해왔다. 이전에는 소형 잠수함인 1200t·1800t급만 건조했지만 중형 잠수함 건조 역량까지 갖추게 된 것이다. 한국군의 3000t급 잠수함 도입 사업 중 1차 사업 물량인 3척 중 2척을 한화오션이, 1척은 HD현대중공업이 수주했고, 한화오션은 2021~2023년에 걸쳐 인도를 완료했다. 2차 사업 물량 중 이미 발주된 2척은 모두 한화오션이 수주해 현재 건조 중이다.

다만 국내 조선업체들은 3000t급 잠수함 수출 실적이 전무한 점이 향후 세계 각국 입찰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부회장이 오르카 프로젝트 수주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이유다.

한편 이번 폴란드 국제방위산업전시회에선 한화그룹 외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 등 국내 기업들이 핵심 무기체계를 대거 선보였다.

[오수현 기자 / 키엘체(폴란드) 국방부 공동취재단 / 서울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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