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롱한 자개 4만5천 개···고려 나전칠기 일본서 귀환

2023. 9. 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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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보라 앵커>

옻칠한 목제 표면에 얇은 조개껍데기, 자개를 붙여 만든 공예품, 바로 나전칠기인데요.

4만5천 개의 자개가 모여 영롱함을 뽐내는 고려시대 나전 상자가 일본에서 돌아왔습니다.

김찬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찬규 기자>

(장소: 국립고궁박물관)

아크릴 상자가 걷히자 고려시대 나전 상자가 영롱한 자태를 드러냅니다.

넝쿨이 감싼 국화꽃이 상자 전면을 두르고 있습니다.

고려 사람들이 가장 사랑해 상감 청자에도 자주 등장하는 국화는 13세기 고려 나전칠기의 지문과 같습니다.

뚜껑에는 꽃 중의 꽃 모란도 새겨져 있습니다.

2mm의 작은 꽃잎 하나하나에 새김질로 표현된 잎맥에서 섬세함이 엿보입니다.

잘게 자른 자개 4만5천 개가 모여 완성된 나전 상자는 영롱하게 빛납니다.

자개 본연의 오색 빛으로 반짝이는 고려시대 나전 국화 넝쿨 무늬 상자가 환수됐습니다.

일본 한 가문의 창고에서 130년 동안 잠들어있던 나전 상자는 문화재청의 1년에 걸친 노력 끝에 우리나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2005년 문화재청의 일본 내 나전칠기 현황조사를 비롯해 그동안 발견된 적 없는 유물이기 때문에 신중한 인수가 이뤄졌다고 당국은 밝혔습니다.

녹취> 최응천 / 문화재청장

"그동안 한 번도 밝혀지지 않은 유물이기 때문에... '새롭게 만들어지거나 여기에 많은 보존과 수리가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라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에 쉽게 이 유물을 국내에 환수하기 어려웠습니다."

유물은 매입 전 한국으로 들여와 과학적 분석을 마치고 귀환할 수 있었습니다.

섬세함과 영롱함 덕에 고려시대 외국에 보내는 선물이기도 했던 나전 칠기는 희소성도 높습니다.

제작 난도가 높아 적은 양만 만들어진 데다 나무가 주재료라 손상에 취약한 탓입니다.

영국과 미국, 일본 등 전 세계에 남아있는 고려 나전은 15점.

보물로 지정된 '나전 모란 넝쿨 무늬 경전함' 등 우리나라도 3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환수유물은 보존상태가 뛰어나 보물에 버금가는 가치를 가졌다고 설명하며, 우리나라 전통 칠기 제작 기술 복원 연구 등 다양한 활용이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돌아온 나전 상자의 가치는 향후 전시를 통해 국민과 공유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한기원 / 영상편집: 박설아)

KTV 김찬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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