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디 앨런 감독, 성추행 의혹 전면 부인
할리우드 유명 감독 우디 앨런(87)이 양녀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거듭 부인하고 ‘미투’ 운동의 일부 사례는 “어리석다”고 비난했다.
앨런 감독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 인터뷰에서 그의 양녀 성추행 의혹을 담은 다큐멘터리에 관한 질문에 “사건은 2개의 주요 조사 기관에서 조사했고, 오랜 기간에 걸친 면밀한 조사 끝에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의혹이)아무것도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가 계속 남아있다는 사실은 아마도 사람들이 이 문제가 계속 남아있다는 생각을 좋아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Too) 운동에 대해서도 “여성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실질적인 이득이 있는 운동이라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페미니스트 이슈나 여성에 대한 불공정 문제가 아닌 일부 사례들은 어리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사람이 그것을 (성적으로) 공격적인 상황으로 여기지 않는데도 문제로 만들려고 노력하면서 너무 극단적일 때 그렇다”고 덧붙였다.
또 “나는 50편의 영화를 만들면서 항상 여성에게 좋은 배역을 맡겼고, 항상 여성 스태프가 있었고, 남성 스태프와 똑같은 금액을 지급했다”며 “수백 명의 여배우와 함께 일했지만, 그들 중 단 한 명도 불만을 제기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영화에 대한 아이디어가 아주 많아서 자금 조달만 수월하다면 하고 싶겠지만, 내가 자금을 모으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열정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언급하며 은퇴할 수도 있다는 뜻을 비쳤다.
그가 여배우 미아 패로와 동거했을 때 입양했던 딸인 딜런 패로는 2014년 자신이 7살 때 양부인 앨런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고, 이 사건은 2018년 ‘미투’ 운동이 확산하며 다시 주목받았다.
2021년에는 이런 의혹을 담은 4부작 다큐멘터리 ‘앨런 대 패로’가 방영되면서 논란이 커져 할리우드에서 앨런 감독에 대한 영화 자금 지원이 거의 끊겼고, 사실상 퇴출당한 상태다.
그러나 제80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앨런 감독의 새 영화 ‘쿠 드 샹스’(Coup de Chance)를 초청해 상영하면서 여성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앨런 감독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부터 열린 이 영화제에 참석해 지난 4일 신작 상영회에도 모습을 드러냈는데, 레드카펫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소규모의 시위대가 그를 향해 “학대자”라고 외치며 비난했다.
외신에 따르면 앨런 감독은 이날 영화 상영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양녀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나는 매우 매우 운이 좋은 삶을 살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랑하는 두 부모가 있었고, 좋은 친구들이 있으며, 훌륭한 아내와 결혼 생활, 두 자녀가 있다”며 “몇 달 후면 나는 88세가 되는데, 병원에 가본 적이 없고, 끔찍한 일이 일어난 적이 없다”고 했다.
우대 앨런은 과거 미아 패로와 헤어진 후 1997년 패로의 한국계 입양아인 순이 프레빈과 결혼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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