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늘려 버티는 부동산금융
대출총액 4% 줄어들 때
연체액은 2.7배 불어나
저축은행업계의 부동산금융 부실이 표면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19 시기에 부동산금융 규모를 3.5배 이상 늘린 저축은행이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로 고전하고 있다. 대다수 사업장이 만기 연장으로 버티고 있지만 추후 사업성이 더욱 저하되면서 자금 회수가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부동산금융에서 건전성 저하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SBI, 웰컴, 신한, KB, JT친애, IBK, BNK, 우리금융 등 한신평이 장기신용등급을 보유한 8개 저축은행의 브리지론과 본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의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올해 3월 기준 32.9%, 42.9%다. 6개월 새 각각 8.8%포인트, 10.8%포인트 상승했다. 요주의이하여신은 연체 기간이 3개월 미만인 요주의여신부터 연체가 6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까지 포함한 것이다.
사업 초기에 투입되는 자금인 브리지론은 부동산 인허가 이후 실행되는 본PF 이전 사업을 연결해주는 대출로, 본PF보다 리스크가 크다. 한신평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부동산대출 사업장이 대부분 만기 연장으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8곳이 취급한 브리지론의 56%, 본PF의 30%가 1회 이상 만기가 연장됐다. 한신평은 "올해 하반기 이후 부동산금융 부실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짚었다.
매일경제신문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부동산대출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연체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총 1조7378억원에 달했다. 부동산대출 합계액은 33조89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줄었지만, 연체액은 같은 기간 2.7배로 불어났다. 부동산대출 연체액은 작년 말 9197억원이었지만 부동산시장 불황이 본격화하며 올해 1분기에 이미 1조7685억원으로 급증했다. 연체 채권 매·상각 조치를 통해 2분기 들어 연체액이 줄었지만 업계 가중평균 연체율은 여전히 5.13%에 달한다.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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