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 선수 부정 신고→오기로 실격…LPGA Q스쿨의 촌극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 예선전에서 동반 선수의 부정행위를 신고한 한 선수가 정작 스스로는 스코어카드 오기로 실격당하는 황당한 일을 자초했다.
골프다이제스트 등 골프 전문 매체들이 6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 미션힐스 컨트리클럽 다이너쇼 코스(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퀄리파잉스쿨 1차 예선 최종 라운드에서 가비 르미외(프랑스)는 함께 경기하던 애비 대니얼(미국)이 오소 플레이를 했다고 경기위원에게 신고했다.
르미외는 대니얼이 그린에서 마커를 볼 옆에 놓고선 다시 내려놓을 땐 마커 앞에 볼이 있더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런 일이 한번이 아니었고, 다른 동반 선수와 캐디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16번 홀 그린에서 대니얼이 또 그렇게 하자 르미외는 경기위원을 불렀다. 경기위원은 현장에서 대니얼의 부정행위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결국 오소 플레이 2벌타를 부과했다. 16번 홀에서 파를 한 대니얼의 스코어는 보기로 바뀌었다. 다행히 대니얼은 공동 70위에 올라 2차 예선에 진출할 수 있었다.
대회가 끝난 뒤 르미외에게서도 문제가 발견됐다. 그가 서명해서 제출한 스코어카드 15번 홀 성적이 실제 타수보다 낮게 기재된 사실이 드러났다. 르미외는 15번 홀에서 보기를 했는데 파로 적어냈다.
스코어카드를 제출한 뒤 주차장에서 온라인으로 스코어를 확인하던 르미외는 스코어를 잘못 기재한 사실을 알아챘지만 이미 늦었다. 상대의 부정 행위를 신고했던 그는 정작 자신의 실수는 알아채지 못했고 결국 실격 처리됐다.
르미외의 주장으로 부정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받은 대니얼은 경기 후 “정직을 소중히 여기고 항상 정직하게 경기했다. 면전에서 부정 행위자로 지목당해 상처받았다. 그동안 대학 골프와 프로 경기에서 늘 같은 방식으로 마크했는데 한 번도 의심받은 적이 없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어떤 선수든 스코어카드 오기로 실격되는 걸 보는 건 편치 않다”고 밝혔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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