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 대표 "공공건축은 사회역량 보여주는 바로미터···품질 높이려면 예산 더 늘려야"

변수연 기자 2023. 9. 6. 17:3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좋은 공공건축물이란 그곳의 사용자가 좋아하는 건축 공간입니다. 사용 시간대도 각기 다양하겠죠. 그리고 좋아한다는 감정도 사람이나 입장·여건·편리성 등에 따라 다양합니다. 그래서 각각의 공공 건축 공간은 다 개별적이라는 사실을 간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사람이라도 어느 공공 공간이 오늘은 좋고 내일은 지루하거나 싫어질 수 있기 때문에 공공 공간의 다양화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정관념을 탈피한 설계가 돋보인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중학교를 설계한 이현우 이집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좋은 공공건축물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현우 이집건축사사무소 대표
이현우 이집건축사사무소 대표
[서울경제]

“좋은 공공건축물이란 그곳의 사용자가 좋아하는 건축 공간입니다. 사용 시간대도 각기 다양하겠죠. 그리고 좋아한다는 감정도 사람이나 입장·여건·편리성 등에 따라 다양합니다. 그래서 각각의 공공 건축 공간은 다 개별적이라는 사실을 간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사람이라도 어느 공공 공간이 오늘은 좋고 내일은 지루하거나 싫어질 수 있기 때문에 공공 공간의 다양화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정관념을 탈피한 설계가 돋보인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중학교를 설계한 이현우 이집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좋은 공공건축물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건축 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고유의 입지와 그 물리적·공간적 맥락을 꼽았다. 이 대표는 “건축물마다 주어진 인문사회학적 맥락이 다 다르다”며 “새로운 프로젝트는 항상 새롭게 시작한다. 주어진 대지가 가진 필요와 주변 맥락, 프로그램이 가지는 속성에 따른 과제에 가장 적합한 솔루션이 무엇인지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이끄는 이집건축사사무소는 신길중학교 이전에 서울 강서구 마곡동 공항고등학교를 설계했는데 두 학교의 설계 방향은 완전히 다르다. 그는 “공항고등학교는 2016년, 신길중학교는 2018년에 설계를 시작해서 2년 간격으로 설계됐지만 그 결과물은 확연하게 다르다”며 “공항고등학교는 아트리움이 특징인 ‘몰’ 타입의 학교이고 신길중학교는 마당이 어우러진, 낮게 펼쳐진 학교”라고 말했다.

어떤 건축물로부터 영감을 얻느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요즘에는 깔끔하게 단장되고 흥미로운 어떤 새로운 건축물보다는 과거의 오래되거나 꾸미지 않은 장소, 손도 많이 타서 더러 때도 묻은 건축물과 공간들, 건축적인 자연경관 등 여기에 깃든 사연을 반추하게 하는 공간과 장소에 더 마음이 가고 영감을 받는다”고 했다.

일반인이 일상 속에서 건축물을 감상하는 방법도 소개했다. 이 대표는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방문해서 느껴 보거나 혼자 조용히 또는 여럿이 시끄럽게 느끼는 등 각자에게 맞는 감상 방법이 있다”며 “어디서든 열린 마음으로 건축물이나 공간을 의식적으로 보는 연습을 하면 나름 본인만의 감상 노하우를 터득하게 되고 좀 더 몰입감 있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비 급증에 따라 어려워진 공공건축물 설계 환경에 대한 아쉬움도 내비쳤다. 이 대표는 “올해 단가에 맞춰 설계를 하고 공사 발주를 해도 내년 공사에서는 감당할 수 없이 오른 공사비 때문에 설계를 변경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밝혔다. 그는 “공공건축물의 품질은 예산에 비례한다”며 “공공건축물의 품질은 그 사회가 가진 역량의 바로미터인데 공공건축물 품질이 낮다면 그것은 단순히 전체 재원의 부족 문제뿐 아니라 그 사회와 구성원들이 추구하는 가치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도 말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품질을 높이는 데 필요한 예산 확보를 위해 여러 분야의 전문가, 각계각층 사회 구성원들의 관심과 지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