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동양 聖人 조각상···'갓 쓴 김대건' 바티칸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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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조각상이 5일(현지 시간) 세계 가톨릭의 본산인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전에 세워졌다.
조각상 설치는 김대건 신부 탄생 200돌을 기억하기 위해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있는 유흥식 추기경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성상 봉헌 의사를 밝히면서 추진됐다.
김대건 신부 성상 축성식은 16일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유 추기경이 주례하는 감사 미사를 봉헌한 뒤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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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세에 순교, 1984년 성인품 올라
유흥식 추기경, 교황에 성상 요청
한진섭 작가가 8개월 조각해 완성
도포 모습 주변 유럽 성상과 대조
한 작가 "김대건 신앙 잘 전달되길"
한국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조각상이 5일(현지 시간) 세계 가톨릭의 본산인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전에 세워졌다. 동양 성인의 성상이 성 베드로 대성전에 설치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대건 신부의 조각상이 들어선 곳은 대성전 우측 외벽에 움푹 들어간 공간인 벽감이다. 벽감 위치는 전임 교황 대다수가 묻힌 대성전 지하 묘지의 출구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 근처에는 바티칸 기념품 가게가 자리하고 있어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길목이기도 하다.
성상은 높이 3.77m, 가로 1.83m, 세로 1.2m의 비안코 카라라 대리석으로 제작됐다. 갓을 쓰고 도포를 입은 성상은 주변에 세워진 프란치스코·도미니코 성인 등 유럽 수도회 설립자들의 외관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모습이다. 부드러운 곡선과 볼륨이 강조됐으며 모든 것을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듯 두 팔을 벌렸다.
조각상 설치는 김대건 신부 탄생 200돌을 기억하기 위해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있는 유흥식 추기경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성상 봉헌 의사를 밝히면서 추진됐다. 1821년 충남 당진 솔뫼의 천주교 가정에서 태어난 김대건 신부는 1845년 8월 사제품을 받고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가톨릭 사제가 된 인물이다. 천주교 박해가 절정에 달하던 당시 깊은 신앙심으로 활발하게 사목 활동을 하다 체포됐고 1846년 9월 25세 나이로 순교했다. 김대건 신부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때인 1984년 시성돼 성인품에 올랐다.
유 추기경은 대전교구장 재임 당시 김대건 신부 탄생지인 솔뫼의 성지화 사업을 이끌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솔뫼성지를 방문해 김대건 신부 생가에서 묵상했고 이곳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했다. 성상 설치가 결정된 후에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비용을 지원하며 제작을 주도했다.
성상 제작은 한진섭 작가가 맡았다. 이탈리아 카라라국립미술아카데미 조소과를 졸업한 한 작가는 지난해 8월부터 5개월에 걸쳐 카라라 지역에서 양질의 대리석을 찾아내 올해 1월부터 이탈리아 서북부 도시 피에트라산타에 머물며 성상을 제작했다. 8개월여 만에 완성된 성상은 피에트라산타에서 400여 ㎞ 떨어진 바티칸까지 손상 없이 운반돼 5일 설치 작업을 마쳤다. 한 작가는 “우리나라 사람만 알고 있는 김대건 신부를 전 세계에 알린다는 생각 때문에 어깨가 무거웠고 잘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 많이 됐다”며 “전 세계 사람들에게 김대건 신부의 뜻과 신앙심·정신이 잘 전달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대건 신부 성상 축성식은 16일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유 추기경이 주례하는 감사 미사를 봉헌한 뒤 열린다. 감사 미사와 축성식에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주교를 비롯해 염수정 추기경, 군종교구장 서상범 주교, 청주교구장 김종강 주교, 부산교구 총대리 신호철 주교가 참석할 예정이다. 행사에 참석하는 공식 순례단은 주교단과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도 알현하게 된다.
성상은 현재 천으로 덮여 가려져 있으며 16일 축성식 이후 공개된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한 작가가 별도로 제작한 성 김대건 신부 성상 모형 원형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선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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