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모른다고 했는데 정반대로 보도"…언론의 존재 이유를 묻는다 [사설]
입법·사법·행정 3부 외에 언론을 흔히 제4부(第四府)라고 한다. 여론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언론의 위상과 역할이 그만큼 막중하기 때문일 것이다. 헌법에 언론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규정을 넣은 것도 이 같은 언론의 순기능을 기대해서다. 하지만 이 같은 막강한 힘만큼이나 언론이 언론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포기할 때 사회 전반에 미치는 해악도 엄청나다. 이번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조작 인터뷰 보도가 바로 이런 경우다. 대장동 몸통을 이재명에서 윤석열로 바꿔치기해 20대 대선 결과를 흔들려 한 정치 공작에 일부 언론 매체가 개입된 건 참담한 일이다.
N인터넷 매체는 대선 투표 사흘 전에 윤석열 후보에게 심대한 타격을 줄 게 뻔한 허위 인터뷰를 제대로 된 사실 확인 없이 버젓이 내보냈다. 대장동 돈줄인 조 모씨(천화동인 6호 소유주)의 폭로는 더 기가 막힌다. 조씨는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검사에게 조사받은 적이 없고 누군지 알지도 못했다"고 밝혔는데도 "언론(J방송·K신문)이 정반대로 보도했다"고 했다. 이 정도면 일부 언론이 수동적으로 김씨 정치 공작을 추종한 게 아니라 적극 공모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N매체는 날조 인터뷰 때 금품이 오간 것에 대해선 사과했지만 나라를 발칵 뒤집을 만큼 파괴력이 컸던 가짜뉴스를 보도한 것에 대해선 국민의 알 권리를 운운했다. 어림없는 소리다. 기초적인 사실관계 파악과 사실 확인을 취재윤리의 기본으로 삼는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이런 허무맹랑한 날조 인터뷰는 기사화 대상조차 될 수 없다. 사과의 진정성도 의심스럽다. 여전히 매체 홈페이지는 마치 언론 탄압을 받고 있는 것처럼 '윤석열 정부 언론 장악'이라는 글과 사진으로 도배돼 있다. 언론이 민주주의 보루가 되기는커녕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가짜뉴스로 왜곡하려고 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기초적 사실관계를 충분히 파악한 뒤 객관적 사실에 기초해 보도하는 건 언론의 생명이다. 이를 소홀히 한다면 언론으로서 존재 이유가 없다. 그런 사이비 언론은 폐간시키는 게 당연하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아들, 올해는 굴비 사오지 마렴”…인기 명절선물 1위는 ‘이것’ - 매일경제
- 중국산 깐양파, 냉동 부대전골 회수…“이 제품 먹지 마세요” - 매일경제
- 서민 피눈물 나게 한 430억 전세사기범 “풀어달라”…이유 들어보니 - 매일경제
- “나와 맞는 상사랑 일할래요”…MZ세대 90% ‘상사선택제’ 원해 - 매일경제
- [단독] 780조 운용 ‘빈살만 금고지기’ 한국온다…이 회사 사장 만난다는데 - 매일경제
- “진짜 단식 맞나” 의구심 커지자…이재명 “보온병 물 마셔봐라” - 매일경제
- 블라인드 믿고 만난 대기업 직원 남친…혹시 가짜 아냐? - 매일경제
- “주소지 옮기면 150만원 드려요”…지방소멸 위기 얼마나 심각 하길래 - 매일경제
- “엄마, 왜 또 약 안 먹었어?”…알고 보니 ‘이것’ 때문이라는데 - 매일경제
- 오타니 에이전트 “수술 불가피...이도류 포기 않을 것”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