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정부 세수구멍 메우려 외평기금 손대…대외 신인도 부담"

김태년 "막무가내식 돌려막기…눈속임·분식회계"
홍성국 "한은, 대외 변수에 재정 문제까지 짊어져"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3.09.05.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6일 정부가 부족한 세수를 채우려 급격한 환율 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기금인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에 손을 댄 것을 비판했다.

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장인 김태년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역대급 세수 구멍을 자초한 윤석열 정부가 기금까지 손을 대겠다고 한다"며 "막무가내식 돌려막기다. 빚은 빚대로 지면서 국가 부채 비율은 눈속임하겠다는 저급한 꼼수다. 그야말로 분식회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10월 일본은 엔화 방어를 위해 대략 5조5000억원(약 53조원) 규모의 달러를 매도한 바 있다"며 "유사시 천문학적 자금이 필요한 만큼 외국환평형기금 전용은 신중에 신중을 기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언제 어디서 어떤 뇌관이 터질지 모르는 데 맘대로 곶감 빼먹듯 빼서 쓰면 위기 시 대응 여력이 있겠는가. 더욱이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는 환율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무역수지가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데 외국환평형기금까지 '영끌'하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무능한 재정 운용 실력이 한계에 다다랐음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전임 정부 탓도 더는 통하지 않는다. 재정건전은 수단일 뿐 결코 목적이 될 수 없다. 재정 정책의 목적은 지속가능한 우리 사회의 발전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미 금리차가 역대 최대 수준이고 환율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는 점에서 우려도 나온다.

홍성국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와 2분기 미 달러화 대비 원화의 전일 대비 변동률은 각각 0.54%, 0.43%로 집계됐다.

이는 1분기와 2분기 모두 7개 주요 선진국(G7)과 아시아 9개 신흥국을 통틀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1위는 일본으로 1분기와 2분기 각각 0.58%, 0.45%를 기록했다.

홍 의원은 "우리 외환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이 환율 변동성에 반영된 것"이라며 "고강도 긴축 속에서 홀로 마이너스 금리를 고수해 온 일본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면 사실상 한국이 환율 리스크에 가장 취약한 셈"라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 외평기금 재원을 활용하면 중앙은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홍 의원은 "우리 외환시장의 대외신인도에 부담이 될 것"라며 "한국의 중앙은행은 대외 변수로도 모자라 정부의 세수 결손 등 재정 문제까지 짊어진다고 비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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