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우울한 것이 아니다... "우울한 감정을 느낄뿐"

채규만 2023. 9. 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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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규만의 마음이야기]
우리 내면에서 작동하고 있는 우울에 관련된 생각을 바꾸어야 우울증이 변해서 행복하고 긍정적인 열매를 맺는 삶을 살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우울증에 관한 평생 유병률이 여자는 10~25%이며 남자는 5~12%로 보고되고 있어 우울증은 여성에게 더 흔한 장애라고 한다. 우울증에 관한 연구와 치료 기법에 대한 자료는 무수히 많다. 그리고 우울증을 극복하는 방법에 관한 책도 너무나 많다. 그러기에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이 우울증을 극복하려는 강한 동기를 가지고, 인터넷에서 정보를 검색하거나, 치료 및 상담자는 찾으려고 노력하면 얼마든지 자료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우울증을 극복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필자도 가장 자신감을 가지고 치료하는 증상 중의 하나가 우울장애와 불안장애의 회복이다. 우울증의 회복 방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차근차근 제시하겠지만, 이번 칼럼에서는 우울증을 극복하는 근본적인 핵심에 대해서 제시하겠다.

열매를 보면 나무를 알 수 있다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라는 속담을 잘 알고 있다. 이 말의 의미는 우울증은 우리의 내면의 상태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으며, 우울증을 바꾸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우리의 내면의 상태를 바꾸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우리 내면에서 작동하고 있는 우울에 관련된 생각을 바꾸어야 우울증이 변해서 행복하고 긍정적인 열매를 맺는 삶을 살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당신의 존재 자체가 소중하다!

우리의 내면 상태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바꾸어야 하는 면은 무엇일까? 필자가 보기에는 "나에 대한 존재감"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나 스스로를 바라볼 때 세상에서 소중하고 가치 있는 존재라고 믿고 느끼는 것이다. 우울한 사람이 이러한 말을 들으면 "나도 그 말의 의미를 알아요. 그러나 내가 정말 세상에서 살만한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할 것 같다. 여기에 대한 필자의 대답은 다음과 같다.

수년 전에 영국의 한 동물원에서 장수하면서 살다가 노환으로 죽은 흰색 고릴라가 있었다. 영국의 국영 TV는 이제 다시는 이 세상에서 흰색 고릴라를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애도하는 국민의 모습과, 많은 사람이 꽃을 들고 동물원에 찾아와서 헌화하느라고 긴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방영했다. 이 광경을 바라보다가, 왜 많은 군중이 흰 고릴라의 죽음에 이토록 애도할까 생각을 해 봤다. 흰 고릴라가 인류를 위해서 무슨 공헌을 해서 이렇게 애도하나?

이 고릴라는 동물원에서 사육사가 주는 음식을 잘 먹고 한평생 잘 먹고 잘살다가 장수하고 사망했다. 그런데 이제 다시는 전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흰 고릴라를 볼 수 없다는 희귀성 때문에 사람들이 아쉬워하고 애도하는 것이었다. 고릴라도 희귀성 때문에 존경을 받고 관심을 받는 것이라면, 나 역시 이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희귀성이 있는 존재이기에 내 존재 자체가 존경을 받을 만한 소중한 존재를 깨닫게 되었다.

지금, 이 순간 우울증 때문에 자신을 비난하고, 비관하고, 심지어는 자살사고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은 이 세상에 지금 존재한다는 그 사실 자체로 소중하고 존경받을 만하다"라는 것을 깨달았으면 한다. 당신은 소중하고 당신은 귀하고, 당신은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다. 당신의 내면이 이렇게 바뀌어야 근본적으로 우울증을 극복하고 긍정적으로 행복한 열매를 맺는 좋은 나무가 될 수 있다.

당신은 우울한 것이 아니고, 우울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

우리는 흔히 "나는 우울하고 불안해…. "라는 말을 한다. 이 말이 주는 의미는 나=우울이라는 착각하게 한다. 그러나 정확한 표현은 "나는 우울감을 느끼고 있어"라는 표현이다. 즉 우울감이 내 삶이 주인이 아니고, 내가 우울감의 주인이기에 "우울감을 느끼는 것도 내 선택이고, 우울감 대신에 행복감을 느끼는 것도 내 선택이다."

우울감은 주어지지만, 우울감을 일으키는 생각은 내가 바꿀 수 있다

위의 예처럼 우울감과 자신의 존재감과 분리를 시키면, 이제는 우울증 일으키는 사고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즉 우울에 관련된 생각, "나는 희망이 없고, 절망적이고, 나는 살만한 가치가 없어!"라는 사고를 선택하면 우울하지만, "나는 소중한 존재이고, 주어진 하루하루를 보람있게 살 수 있어!"라는 선택적인 사고를 하면 우울감을 바꿀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다. 우울에 관련된 생각을 바꾸어야지, 우울감 자체를 완화하기 위해서 술을 마시거나, 도박하거나, 마약에 의존해서는 절대 안 된다.

나의 약점보다는 장점을 보고 장점을 확대하자

많은 연구에 의하면 인간의 행동 중 80%는 긍정적이고, 쓸만한 행동이지만, 약 20%는 수정해야 할 부정적인 행동이라고 한다. 우울한 사람들은 자신의 부정적인 면만 보는 색안경을 끼고 있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있는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는 건강한 심리적인 안경으로 대치할 필요가 있다.

혹시 "나는 우울해"하면서 우울한 감정과 자신의 존재와 융합을 이루고 힘들어하는 분이 계신다면 "나는 우울한 감정을 느끼고 있어"라는 표현을 하면서 우울한 감정과 자신의 존재 가치를 분리하기를 바란다. 당신은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다!

채규만 교수 (kmcha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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