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수제화·핸드백·김…3억명 인니 시장 공략 돕는 롯데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2023. 9. 6. 17: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카르타서 '대한민국 엑스포'
중기 동반성장 위해 17회 열려
국내 중소기업 100여곳 참여
8년간 8500건 기업 수출 상담
"믿을만한 바이어 연결 큰 도움"
지난 5일(현지시간) 롯데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와 개최한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 in 자카르타' B2B 수출상담회에서 국내 한 중소기업이 수출 상담을 하고 있다. 롯데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2016년 중국 선양에 직영 매장을 열었는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과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거래가 끊겼습니다. 다시 해외로 진출하려고 해도 인적·물적 네트워크에 한계가 있는 중소기업으로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아동수제화 브랜드 '앙뉴' 관계자)

"가끔 해외 유통업체에서 같이 사업하자며 먼저 연락을 해오는데, 믿고 함께 일할 수 있는 업체인지 검증할 길이 없어 사업을 진척할 수 없었어요. 믿을 만한 현지 바이어들을 만나 소통하는 창구가 필요했습니다."(미용기기 브랜드 '비비도' 관계자)

지난 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 in 자카르타' 행사장에서 만난 국내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해외 진출의 어려움에 입을 모았다. 해외 협력사 물색부터 시장 조사, 서류 절차 등이 해외 진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롯데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와 손잡고 진행하는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는 이런 중소기업의 고충을 해소하고 판로를 넓히기 위해 출발한 동반 성장 프로그램이다. 2016년부터 매년 두 차례씩 개최해 이번에 17회를 맞았다. 지난 5월 호주에서 열린 16회 차 행사까지 누적 상담 건수는 8513건, 수출 상담액은 9억7619만달러(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장소는 국내 중소기업들 의견을 수렴해 동남아시아, 미국, 유럽, 중동 등 다양한 곳에서 열렸다.

이번 브랜드 엑스포는 오는 8일까지 나흘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진행된다. 롯데지주를 포함해 롯데홈쇼핑·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면세점·롯데하이마트·코리아세븐 등 유통 계열사 6곳이 참여했다. 2017년부터 협업을 이어온 코트라는 현지 바이어를 섭외해 수출상담회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5일 쉐라톤 그랜드 자카르타 간다리아시티 호텔에서는 B2B(기업 간 거래) 수출·수입상담회가 열렸다. 수출상담회에는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국내 중소기업 100개사와 인도네시아 현지 유통기업 105개사가 참가했다. 이들은 사전 수요조사를 통해 1대1로 매칭돼 인도네시아 시장에 상품을 입점시키기 위한 노하우, 제품 현지화 컨설팅 등을 이어갔다.

행사장 내부에는 참가한 국내 기업들이 △식품 △패션 △라이프스타일 △뷰티 네 분야로 나뉘어 제품을 진열해 눈길을 끌었다. 현지 기업 관계자들은 국내 업체들의 제습기·가습기 등 가전제품이나 화장품, 약과와 같은 먹거리 상품을 흥미로운 눈빛으로 살피는 모습이었다. 상담회에 참가한 국내 기업들은 호평 일색이었다. 참가 비용을 전액 롯데가 부담한 데다, 롯데와 코트라가 촘촘히 검증한 현지 업체들과 얼굴을 맞대고 사업을 논의할 수 있는 기회는 중소기업 자체적으로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동수제화를 만드는 앙뉴 관계자는 "상담회에서 인도네시아부터 베트남 등지까지 유통망을 보유한 현지 업체를 만나 수출 논의를 긍정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성경김' 역시 상담회에 참가해 현지 업체 8곳과 만났다. 2021년 이미 인도네시아에 진출했지만 우수한 거래처를 추가로 모집하기 위해 참가했다는 설명이다. 성경김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시장조사 자체가 어려운데 브랜드 엑스포에서 현지 업체들을 만나면 계약 성사 여부와는 별개로 현지 시장 분위기를 배울 수 있어 충분히 값진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김건희 여사가 프랑스·베트남 순방길에 착용해 유명세를 탄 핸드백 브랜드 '로사K'는 미국·캐나다·중국·일본·대만 등 8개 국가에 진출해 있는데, 동남아 진출에 확실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브랜드 엑스포에 참가했다. 특유의 모노그램과 친환경 소재로 진출 국가들에서 호응을 얻고 있지만 새로운 국가에 진입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로사K 관계자는 "현지 업체를 8곳 이상 만났는데, 계약을 진행할 의향이 들 정도로 괜찮은 조건도 있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번 행사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수출상담회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업체들을 위한 수입상담회도 함께 진행됐다는 점이다. 브랜드 엑스포는 5월 호주 행사 때부터 개최국 중소기업의 한국 진출까지 지원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인도네시아 판로를 찾는 것처럼, 한국에 진출하고 싶어하는 인도네시아 중소기업들에도 문호를 여는 일종의 민간 외교에 나선 것이다.

수입상담회는 롯데 유통 계열사들이 차례로 자사 유통채널과 한국 시장의 특성을 설명하는 세미나와 1대1 상담회로 나뉘어 진행됐다. 오프라인 세미나에는 현지 업체 40여 개사를 포함해 총 100개사가 참가했다. 수출상담회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지닌 가전 분야가 가장 큰 관심을 모은 반면, 수입상담회에서는 인도네시아 식음료 업체들이 러브콜을 받는 모양새였다.

6일부터는 자카르타 쿠닝안 지역의 복합쇼핑몰 롯데쇼핑 에비뉴에서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소비재 판촉전이 열렸다. 기업 간 교류를 넘어 현지 고객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시연하고 전시 쇼케이스를 운영해 호응을 끌었다. 에코 프릴리안토 수드라잣 주한인도네시아 대사관 통상무역관은 "양국 유통기업들이 대규모로 만나는 소중한 자리인 만큼 주한인도네시아 대사관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통상무역부, 국립은행, 식음료협회 등 4개 기관이 성공적인 행사 진행을 위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카르타 박홍주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