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장사 쉽지 않네”…땅콩 알레르기약 인수한 네슬레, 2년 만에 헐값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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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식품회사 네슬레가 3조원을 넘게 주고 샀던 땅콩 알레르기 치료제를 2년 만에 매각했다.
땅콩 알레르기 치료제의 매출이 계속 부진해 관련 사업을 헐값을 받고 넘긴 것으로 보인다.
네슬레는 4일(현지 시각) 땅콩 알레르기약인 '팔포지아'를 미국 알레르기 진단·치료 바이오기업 스탈러게네스 그리어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에이뮨도 네슬레에 인수된 이후 네슬레헬스사이언스의 땅콩 알레르기 치료제 사업부로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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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용법 어려워 환자·의사 사용 기피
초기 계약금 없이 로열티·마일스톤만 받기로
세계 최대 식품회사 네슬레가 3조원을 넘게 주고 샀던 땅콩 알레르기 치료제를 2년 만에 매각했다. 땅콩 알레르기 치료제의 매출이 계속 부진해 관련 사업을 헐값을 받고 넘긴 것으로 보인다.
네슬레는 4일(현지 시각) 땅콩 알레르기약인 ‘팔포지아’를 미국 알레르기 진단·치료 바이오기업 스탈러게네스 그리어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네슬레는 초기 계약금은 공개하지 않은 채 로열티와 마일스톤 지급금을 계속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네슬레는 2020년 8월 26억 달러(3조4700억원)를 투자해 팔포지아를 개발한 미국의 바이오텍 에미뮨 테라퓨틱스를 인수했다. 팔포지아는 4~17세 땅콩 알레르기 환자가 땅콩에 노출될 때 발생하는 알레르기 반응을 약하게 하는 먹는 치료제다. 에미뮨이 개발해 2020년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품목허가를 받았다.
커피 브랜드로 잘 알려진 네슬레는 2010년 식품과 의학을 결합한 질병 예방법을 개발하겠다면서 자회사 네슬레헬스사이언스를 설립했다. 이후 미국 의료용 식품업체 팜랩과 캐나다 비타민 제조사 아트리움을 흡수하는 등 인수·합병해 사업 영역을 넓혔다. 에이뮨도 네슬레에 인수된 이후 네슬레헬스사이언스의 땅콩 알레르기 치료제 사업부로 배치됐다.
땅콩 알레르기는 서구 국가의 인구 중 2%가 겪고 있다. 특히 2005~2015년 사이에는 소아 인구의 유병률이 두 배 증가해 앞으로 땅콩 알레르기 환자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EvaluatePharma)는 ‘2020년 가장 기대되는 약물’로 팔포지아를 꼽고, 2024년 12억8000만 달러(1조7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땅콩 알레르기 치료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은 완전히 빗나갔다. 소량의 땅콩 단백질로 만들어진 치료제로, 6개월간 점차 약물 용량을 늘리면서 복용한다. 환자가 약을 먹고 아나필락시스(특정 물질에 대한 과민 알레르기 반응)와 같은 생명에 위험한 반응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복용 후 한 시간 동안 병원에서 의사의 관찰이 필요하다. 복용 방식이 복잡하다 보니 환자들이 치료를 피했고, 의료 현장에 공급되는 속도가 느렸다.
매출이 부진한 탓에 매각도 쉽지 않았다. 네슬레는 지난해 11월 팔포지아에 대한 전략적 검토를 발표하고 매각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애초 네슬레는 올해 상반기 매각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협상이 길어졌다. 3조원 넘게 주고 산 팔포지아를 초기 계약금 없이 불확실성이 큰 로열티와 마일스톤 지급금만으로 헐값에 판 것도 매각에 어려움을 느껴 어쩔 수 없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네슬레는 최근 개발 중인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렉 베하 네슬레헬스사이언스 최고경영자(CEO)는 “스탈러게네스가 팔포지아를 발전시키고 전 세계 환자를 지원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번 매각으로 네슬레는 핵심 강점과 주요 성장 동인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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