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에 갓 쓴 김대건 신부 조각상
한국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1821∼1846)의 조각상이 5일(현지시간) 전 세계 가톨릭의 중심인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 세워졌다.
김대건 신부의 조각상이 들어선 곳은 성 베드로 대성전 우측 외벽 벽감(벽면을 움푹 파서 만든 공간)이다. 전임 교황 대다수가 묻힌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 묘지 출구 인근에 자리를 잡았다.
성상은 현재 천으로 덮여 가려져 있다. 성상에 담긴 김대건 신부는 갓과 도포 등 한국 전통의상을 입고 두 팔을 벌려 모든 것을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으로 표현됐다.
성 베드로 대성전 외부 벽감에 동양 성인의 성상이 설치된 것은 성 베드로 대성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대건 신부 성상은 갓과 도포 등을 착용하고 있어 주변에 세워진 프란치스코, 도미니코 성인 등 유럽 수도회 설립자들의 성상과 외관이 뚜렷하게 구별돼 전 세계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각상 설치는 김대건 신부 탄생 200돌을 기억하기 위해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있는 유흥식 추기경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성상 봉헌 의사를 밝히면서 결정됐다.
유 추기경은 대전교구장 재임 당시 충남 당진의 김대건 신부 탄생지인 솔뫼의 성지화 사업을 주도했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솔뫼성지를 방문해 김대건 신부 생가에서 묵상했고, 이곳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한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5월 24일 수요 일반 알현에서 김대건 신부를 언급하며 전 세계 신자들에게 "한국 순교자들처럼 넘어져도 일어날 수 있는 용기를 가지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대건 신부 성상 설치가 결정되자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비용을 지원하고 조각상 제작에 참여했다.
조각 제작은 한진섭 조각가가 맡았으며 8개월에 걸쳐 완성했다.
[허연 문화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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