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혁신에 속도를 더하라
의학 분야의 발전과 혁신의 속도는 실로 놀랍다. 20세기에는 생명을 위협하던 천연두가 지구상에서 사라졌으며 21세기에 들어서 유전 정보를 판독하고 유전자 변이에 따른 치료제가 개발됐다. 인류 역사상 전례 없이 강력했던 코로나 팬데믹 직후 1년이 채 되지 않아 코로나 백신이 출시됐으며 치료제 역시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등장했다. 암 치료 영역에서는 면역항암제가 등장하면서 항암제 역사를 새로 쓰기 시작했다.
혁신(革新)은 묵은 제도나 방식 등을 바꿔서 새롭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의료 분야의 혁신은 그동안 인류를 괴롭히던 희귀·난치 질환을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극복하고 모두가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 이러한 혁신에 가속도까지 붙었다. 페이스북 창립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사람들은 혁신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갖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혁신은 빨리 움직이고 많은 것을 시도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1940년대 화학항암제가 개발된 후 2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표적항암제의 등장까지 60여 년이 걸렸는데, 3세대 항암제인 면역항암제는 10년 만에 나왔다.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투자가 크게 증가해 암, 심혈관 질환, 당뇨, 희귀질환 등 다양한 영역에서 6000개 이상의 신약이 개발되는 중으로 혁신을 위한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필자의 회사도 기존에 치료제가 없던 환자들이 중증 질환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혁신적인 의약품을 발견, 개발, 제공한다는 사명 아래 혁신 신약을 빠르게 도입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후보물질 개발 단계부터 임상, 상용화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자 인공지능(AI)을 활용하거나 오픈 이노베이션과 같은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일례로 전문 팀이 복잡한 생물학적 시스템을 분석하고 예측하기 위해 최첨단 모델링 프로그램을 사용해 후보물질 개발에 드는 시간을 줄이고 임상 초기 단계부터 모든 단계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서 프로세스를 최적화해 각 단계에서 소요되는 기간을 단축하려고 한다. 더불어 더 다양한 나라의 환자들이 임상에 빠르게 참여해 등록 속도를 높이는 등 통상 상용화까지 9년이 걸리는 시간을 6.5년까지 단축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런 혁신과 속도의 가속화는 국내 환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한국도 이런 본사의 노력에 맞춰 최근 1년 사이 먹는 건선 신약과 비대성 심근병증 치료제를 포함해 총 6개의 혁신 신약을 국내에 도입했고, 그중 급성골수성백혈병과 골수섬유증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을 받아 환자 접근성을 높였다. 특히 이 6개 분야는 모두 기존에 치료제가 없었거나 혹은 10년 가까이 신약이 개발되지 않아 환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던 치료 영역이라 혁신 신약의 도입 속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가속화된 의료 분야의 혁신 속에서도 여전히 우리에게는 생명과 일상을 위협하는 많은 질병이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이런 질병을 위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인류가 보다 건강한 삶으로 전진하기 위해서는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한 도전이 지속돼야 한다. 혁신 신약의 개발과 도입에 있어 우리가 끌어올린 속도는 곧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다.
[이혜영 한국BMS제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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